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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울주군

울주...화장산 세이지 탑신석(석불좌상)

by 임병기(선과) 2022.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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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洗耳池)

며칠 전 경주 김환대 님이 울산 세이지에 탑신석으로 추정되는 석부재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찾았습니다.

 

세이지는 중국 요나라 허유의 고사에서 유래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세이지가 울산에 존재할까요?

그 의문의 단서는 울산역사문화대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 능산 정상에 못이 있는데 능산마을 사람들은 세이지 또는 천지못이라 부르고, 못 아래의 골짜기를 세이곡 또는 시옷골이라고 부른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 말기에 나라가 혼란해지자 충신들은 더더욱 힘들어졌다. 왕은 충언을 해도 듣지 않았다. 나라가 망할 것을 짐작한 충신들은 벼슬을 버리고 능산으로 찾아왔다. 그들은 이 못에 귀를 씻고 여생을 보냈다. 그래서 그 못을 ‘세이지’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려 조선이 되자 이곳에 살던 정윤택이 세이지 아래 계곡에 옹달샘을 파서 목욕을 즐겼다. 어느 날, 친분이 있던 규장각의 정원용이 찾아와 두 사람이 능산의 정상에 올랐다. 능산에 있는 못에서 정원용은 세수를 하였다. 정원용은 귀에 염증이 있었는데, 이 물로 씻은 후 귀가 나았다. 그 후부터 못 아래의 골짜기를 ‘세이곡’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세이지와 세이곡 전설」은 요임금이 허유(許由)에게 천하를 주겠다고 하자 허유는 더러운 말을 들었다고 하여 잉수이강[영수강(潁水江)] 물에 귀를 씻었다는 허유의 이야기와 같은 맥락의 전설이다. 세이지는 맑고 조용한 장소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 수 있는 곳이며, 세상의 더러운 소식을 듣지 않기 위해 못의 물로 귀를 씻는 상징적인 행위에 머물지 않는다. 맑고 깨끗한 물은 귓병을 낫게 하는 치료 행위까지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세이지와 세이곡 전설」은 신라에서 조선을 아우르는 시간 동안 변하지 않고 유지되었던 세이지에 대한 전승 집단의 생각이 잘 드러난 이야기이다."(울산역사문화대전)

 

석불좌상

폐허가 된 건물 앞에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지구촌이여 영원하라의 천상선인 님은 이곳을 허유와 관련된 고사에서 유래된 소부당산(巢父堂山)터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현장 답사 중에 만났던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요양 중인 분은 절(암자?)이 있었다고 말씀하였습니다. 

 

김환대 님이 보내준 사진으로는 탑신석에 새긴 불상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김환대 님이 보내준 사진으로는 탑신석에 새긴 불상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탑신석 표면이 정치하지 못하며, 일반적으로 상부는 거칠게 치석 하지만 이 부재는 동일합니다

일견, 탑신석에 봉안된 석불로 생각되지만, 본래부터 이목구비는 생략된 듯합니다.

 

우측면

부(富)

부(?)가 새겨져 있습니다

 

좌측면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은 까닭으로, 당산 또는 암자에 모셨던 불상이며, 탑신석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현장에서 뵈었던 분도 웃으면서 탑이 아니라고 하였지만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사자상

주변에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김환대 님이 또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사진으로는 뒤집힌 옥개석으로 추정하였으며, 그래서 석불이 새겨진 부재는 탑신석이 맞는구나라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이후(4월 23일)

우리 카페 김현동 님이 현장을 방문한다고 하여, 옥개석 사진을 부탁하였습니다.

위 사진은 김현동 님 사진으로 옥개석이 아니라 주초석입니다.

 

(김현동 님 사진)

주변에는 주초석이 여러 개 흩어져 있습니다

판단이 틀릴 수도 있지만 주초석은 석불이 봉안되었던 건물의 주초석으로 생각됩니다.

즉, 석불이 새겨진 석조 부재는 탑신석 가능성이 낮다고 추정되지만, 왜 구태여 불상을 정육면체에 봉안하였을까라는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조성시기는 판단 자체가 무의미하겠지만, 현장에서 만난 분은 화장산의 굴암사 불상보다 오래되었다고 하였습니다.

답사 후 확인 결과 굴암사 굴법당의 석불은 근자에 조성된 불상이었습니다.

 

20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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