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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장흥군

장흥...천관산 천관사

by 임병기(선과) 202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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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한 바뀌 돌고 다시 찾아들었습니다.

첫 인연 이후에도 여러 번 아주 여러번 산아래 관산읍을 답사, 통과했지만 여유롭지 못한 답사 동선으로 건너뛰었습니다.

 

대웅전, 입구의 장승을 제외하고는

추억 속의 그 모습 그대로인데

 

한승원 작가(이제는 딸 한강이 더 유명 인사인가?)의 60년대 천관사를 묘사한 글이 아른아른 스쳐갑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열아홉살이던 해의 겨울. 그 무렵 문학병이 들어 있던 나는 핫바지에 털점퍼를 걸치고 천관사를 찾아갔다. 그 절 분위기가 마음에 들면 한달쯤 머무르면서 소설을 좀 써볼까 하고.


그 무렵 나는 나를 어디엔가 가두어놓고 부리고 싶었다. 자기를 가두고 마음대로 부린다는 것은 자기의 확실한 주인노릇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 열정이 지나치게 많으면서도 스스로의 재능과 운명에 절망하고 방황하는 나를 다잡아 나로 하여금 나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고 싶은 것.

관산읍에서 버스를 내려 30리 길을 걸어서 그 절엘 찾아갔다. 용시동에 이르러 산 정상을 향해 나 있는 오불꼬불한 비탈진 길을 따라서. 자드락길 구비구비마다 들솟아 있는 억새풀, 띠풀, 싸리풀들이 내 키를 재면서 겨울 찬바람에 몸무림치며 울어댔다. 내 몸 속에 그 억새숲의 울음이 절절히 스며들고 있었다.

산 중턱의 자그마한 분지에 이르렀을 때 나는 아연해졌다. 폐허가 눈앞에 펼쳐졌다. 깨어진 기왓장들과 무너진 담벽과 거멓게 드러난 구들장들이 널려 있었다. 그 폐허 저쪽에 여느 여염집의 대문간만한 절 건물 한 채가 있었고, 그 옆에 황토로 지은 요사채 한 채가 움막처럼 엎드려 있었다. 방이 다섯 간이었다.

요사채 머리에 서서 실례합시다 하고 말하자, 첫머리의 방에서 늙수그레한 보살님이 문을 열고 나와 댓돌 위의 짚새기 신을 신고 나를 향해 섰다. 주지스님을 뵈올 수 없느냐니까 마을에 내렸갔다고 했다.

“산 사람들이 불을 질러뿌렀는디 스님 혼자서 어떻게 절을 지어보실란다고…”보살님은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절 구경을 좀 시켜달라고 하니까 보살님은 “부처님이 혼자 계실 뿐이지라우” 하며 허름하고 자그마한 절간 문을 열어주었다. 요즘 큰 절의 산신각보다 더 작은 건물이었다.

그 안에는 자주빛 그늘이 가득 들어 있었고, 그 속에서 금빛 부처님이 반개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순간 분지 주위의 마른 억새풀숲이 으아아 우수수 하고 울었다. 그 소리가 절간 안으로 몰려들어갔고, 그것이 다시 나를 향해 되돌아 나왔다. 그 바람은 텅 비어 있는 내 가슴속을 맴돌았다.

나는 두려워졌다. 그곳에 머물러 살게 되면 그 바람이 내 몸을 속속들이 갉아 먹어버릴것 같았다. 바람에 의해 요절이 나버린 몸은 한줄기 바람이 되어 이 세상을 떠돌게 될 것 같았다. 나는 그 절에 머무르면서 소설공부할 생각을 버리고 하산했다.

그 바람소리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가슴속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 부부가 광주 증심사 부처님 앞에서 혼례식을 올린 것, 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를 쓴 것, 서재 한복판에 부처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다 그 바람 때문인 터이다." 

 

극락보전

석등, 오층석탑, 예전에 있었던 우측의 전각은 헐리고 없습니다.

 

천관사(2009년)

https://blog.daum.net/12977705/8722973

 

극락보전 불단

 

오층석탑

이층기단의 오층석탑으로 고려 후기 작품으로 전합니다.

(문화재청,다음 백과에는 단층 기단으로 설명)

 

지대석

4매석으로 결구

 

하층기단

저석, 중석, 갑석이 일석으로 추정(하대 저석은 매몰)

중석에는 안상을 새겼으며, 갑석에는 각호각 3단 굄이 조출되어 있습니다

 

상층기단

중석에는 우주 모각, 평박한 갑석 하부에는 부연을 얕고 깊게 새겼으며, 상부에는 각호각 3단 탑신굄이 있습니다.

 

탑신석

특별한 조식 없이 우주를 모각하였습니다.

 

옥개석

낙수면 물매가 지나치게 급하며, 현수곡선이 뚜렷하고, 1단 탑신 굄, 층급받침은 전층 3단입니다.

5층 옥개석은 후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륜부

보주(?)만 유존합니다

 

기단부

상층기단 갑석 하부 부연

상층기단 중석의 우주

하층 기단 갑석의 3단 굄

 

하층기단 중석의 안상

 

탑신부

 

상층기단 갑석의 각호각 굄

 

옥개석

낙수면 물매, 현수곡선, 1단 각형 굄

 

보탑 이건, 대공덕주 박덕임

탑이 옮겨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불기 2995년 윤 칠월15일 근립

1968년

 

작가 한승원의 60년대 절집 풍경에도 이 탑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도괴된 탑을 1968년 세운 것 같습니다

 

석등

방형 지대석, 기단부, 화사석, 옥개석, 상륜부를 갖춘  팔각원당형 석등입니다.

 

방형 지대석

 

하대석

하단석은 저석, 중석, 갑석이 일석이며, 중석에는 안상을 조식하였습니다.

상단석에는 복엽 8판의 복련을 두텁게 조식하고, 상부에 팔각굄을 마련하였습니다.

 

팔각 간주석

통일신라 전성기 보다 굵어 시대하강을 읽을 수 있습니다

 

상대석

복엽의 앙련, 갑석이 있습니다

 

팔각 화사석

특별한 장식이 없으며, 4면에 화창이 있습니다.

 

팔각 옥개석

전각에 반전(反轉)되었으며. 물매는 급합니다.

 

상륜부

2단 굄(?)위에 연봉형 보주를 일석으로 올렸습니다.

 

수조

손이 많이 간 수작입니다.

 

대웅전, 삼층석탑

옛 답사 때에는 대웅전이 기억에 없습니다.

 

대웅전 불단

 

천관사 삼층석탑

이층기단의 삼층석탑으로 고려전기 이전 석탑으로 전합니다

 

지대석

 

하층기단

중석과 저석이 일석이며, 엇물림 결구, 갑석에는 1단 굄 조출

상층기단

중석의 엇물림 결구, 우주 모각, 평박한 갑석의 부연은 깊고 얕습니다

 

부연

 

탑신부

 

탑신석은 일석이며, 우주 모각

 

옥개석

각형 1단 탑신굄 조출. 전층 4단 층급 받침, 전각의 반전이 경쾌하며, 낙수면 물매가 급합니다.

 

상륜부

노반과 복발이 유존합니다

 

오늘

천관사를 찾은 가장 큰 목적은 석불좌상 사진 촬영이었습니다.

기억을 되새기며 살폈으나 경내에는 보이지를 않아 스님에게 여쭈었더니 송광사 박물관으로 옮겼다고 합니다.

 

그런데,송광사 벅물관에서 뵌 기억도 없고...

 

벅수(장승)

근자에 조성하였습니다.

 

2021.09.04

 

우리나라의 사찰 벅수

https://blog.daum.net/12977705/872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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