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금산군

금산...불두와 선각마애삼존불

임병기(선과) 2012. 3. 1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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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선학원 소속의 천년 고찰 천비산 미래사는 선학원 홈페이지 사찰소개에 의하면 신라 성덕대왕 2년에 창건했다고 전하며 경내의 수조로 미루어 조선시대까지 대찰의 맥을 간직했음을 추측할 수 있으나 1948년 대화재로 전소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 불사가 이루어져 현재의 면모를 갖추었다. 인기척에 요사에서 나오신 스님에게 방문 목적을 말했더니 모 인터넷 신문사의 기사 내용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이며 안내를 자청하고 앞장을 섰다. 

 

 

수조. 조선시대 작품으로 가람의 면모를 짐작케 한다.

 

 

스님의 발걸음을 따라 낮은 산허리를 돌아서니 자료에서 보았던 상호 측면이 다가온다. 우리님들이 익히 주지하고 있는 안동 제비원, 파주 용미리,영광 설매리 불두가 오버랩되고, 충주 미륵사지, 원주 교황리, 청양 미당리의 불두도 눈앞을 스쳐간다. 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을까? 문화재청, 한국 폐사지 총람,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전국문화유적 총람, 한국의 사찰문화재. 어디에도 없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모대학교에서 1차 조사한 것을 비롯 전문적인 학술목적의 조사는 이루어 졌다고 한다. 더구나 불두와 삼존불은 문화재로 지정되었음에도 기록된 내용이 없다. 모든 사람이 공유하지 못하는 자료는 소위 "우리가 남이가"라는 집단이기주의의 고질적인 병폐임이 분명하다. 님비(Nimby)보다  더 무섭고 지독한 폐해가 문화계. 학계 등에 만연한 패거리 이기주의로 하루바삐 사라져야할 풍조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왜 흥분하지?

 

 

 불두는 코부분의 성형을 제외하고는 거의 완벽한 상이다. 불두의 현재 위치가 본래 자리였다면 선각의 불신과 법의가 남아 있었을텐데 언재부터인지 사진처럼 훼손되어 있다. 하동 금오산의 마애여래와 마애여래탑은 페인트로 난도질되었어도 지울 수 있었지만 이처럼 암벽에 깊이 새긴 모습은 복원이 불가능하다. 본래의 선각을 따라 새겼다면 그나마 존상 확인해 도움이라도 될텐데 범인(?) 색출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로 본디 선각이 없었을 것이다. 불신을 가로막고 전면에 삼존불을 새길 분별없는 장인은 없다고 단언한다.

 

 

소발에 육계가 볼록하고, 반달형 눈썹. 감은듯 뜬듯한 눈. 오똑한 코. 미소 가득한 입. 긴 귀는 어께에 닿았고 도톰한 볼의 상호는 원만상으로 볼륨감이 있다. 고려전기의 불상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전문적인 학술조사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 예의로 생각된다.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불두가 자리한 바위와 별개 바위면에 선각의 삼존불이 남아 있다.

 

 

오늘의 절정. 하이라이트로 주위에 산재한 바위 파편으로 미루어 마애선각삼존불로 추정한다. 좌측의 보살상과 본존의 일부이며 우측보살상은 떨어져 나간 상태이다. 거의 전문가 수준의 스님은 본존의 수인이 오른쪽이 아미타 수인(스님은 손가락 모습만 보여주었다)이며 우측이 손바닥을 편 여원인(역시 스님은 손 모양만 알려주었다)이라고 했다. 여기서 아미타,여원인 수인으로 보는 것은 순전히 나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본존불은 아미타여래 아닐까?

 

 

검색해도 자료가 없었지만 아미타불로 보면 협시보살은 관음과, 대세지 또는 지장이어야 하는데 스님의 말씀으로는 보살상은 여의를 지물로 든 문수보살로 이야기 된다고 했다. 지극히 아마츄어 수준의 나의 관점에서 여의를 지물로 든 문수보살은 책에서 읽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직접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만 하고 싶를 뿐 부정할 지식이 일천하다. 그래서 4월에 있을 삼존불에 대한 조사를 누구보다도 기다려진다.

 

 

주변의 마애불 파편

 

 

본존불의 여원인 수인?

 

 

보관을 착용하고 본존을 향한 보살입상은 아름답고 우아하며  옷주름도 부드럽고 유려하다고 자신감이 배여 있는 목소리로 스님은 말씀하신다. 본존이 석가여래로 알려진 듯 하지만 재조사후 아미타삼존이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회도 피력하셨다.

 

 

 

전각 기둥 주추자리로 보인다.

 

 

본존과 좌협시보살상 파편이 흩어져 있다.

 

 

처음부터 마애삼존상을 조성했을까? 바위색깔로 미루어 삼존불이 새겨진 바위색조와 불두가 있는 바위 색조는 서로 상이하며 주변 바위색을 살펴보아도 삼존이 새겨진 바위색과 동일한 색감은 없다. 더구나 선각이 너무도 뚜렷하여 의아스럽기 그지없다. 과연 조성시기는 언제일까?  불두가 있는 바위에 삼존을 새겨도 충분할 터인데 무엇 때문에 발원을 하고 그런 공덕을 지었을까?

 

혹 불두도 삼존불의 본존에 끼어 넣도록 조성되었을까?

 

 

부처님()()()  참배만  올리고 돌아가면 좋을텐데 허접한 중생 잡다한 생각에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습니다.

 

 

스님 4월에 경내에 위치한 마애삼존불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이루어진다며 꼭 다시 방문해달라는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 부디 스님이 원하시는 존상으로 밝혀져 많은 분들이 극락왕생 하도록 기도해주십시요. 깊은 환대에 감사드리며 시간 때문에 함께 못한 차는 다음에 오래오래 나누어주십시요 ()()()

 

201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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