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단양군

[스크랩] 단양...향산리 삼층탑

임병기(선과) 2008. 8. 2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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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답사지만 내가 한없이 미운 날이다. 남한강 줄기가 손을 놓지 않고, 정겨운 전경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정신이 황폐한 이놈은 표현할 한 낱 어휘도 찾지못했다. 누구 탓이겠는가? 

 

신라 눌지왕 재위시  묵호자가 향산사를 창건 주석하다 입적하자 제자들이 부도를 세웠다는 달빛에 젖은 이야기가 전해 온다. 그후 향산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탑은 도굴로 해체된 것을 1935년 주민들이 복원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니 우리나라 여러 탑이 그러하듯 향산사 탑도 절집 식구가 아니라 향산리 주민의 일원으로 마을 지키고 보호하며 희노애락을 함께한 생명체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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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개석 받침은 4단이고 추녀는 수평이며 희미한 반전이 보인다. 상륜에는 노반, 복발, 앙화, 보주가 남아 있다. 우리네 초가지붕이 뒷동산을 닮고 무덤이 어머니 젓가슴을 닮았듯이 향산리 석탑도 멀리 보이는 산 모습이다. 산과 어울리고 남한강 물을 묵묵히 바라보는 석탑은 이미 자연 속에 동화되어 있는듯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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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기단 각면에는 우주,탱주 모각하였고 몸돌과 옥개석은 한 개의 돌로 되어 있다. 몸돌 받침은 2단이며 우주만 표현하였다. 초층 탑신에는 문비를 표현하였다. 신라 전형에서 약화되었지만 기품은 고이 간직한 대가집에 막 시집 온 새아기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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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과 멀리 떨어진 단양 산골에서 신라 전형의 탑을 만나 여간 즐겁지 않다. 땀을 팥죽같이 흘리면서 헤매이는 까닭도 이런 즐거움 때문이라 자위한다면 내병도 이미 불치의 병이다. 천년만년 고운 향기를 마을 가득 품어내며 삶에 허우적거리는 민초들을 위무해주길 빌어 본다.

 

2008.08.07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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