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함평군

함평...아차동 미륵할머니

임병기(선과) 2016. 9. 1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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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면 덕산리 아차동 마을

대동면 홈페이지에 실린 마을 유래가 퍽 이채롭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50여 년 전 밀양박씨와 여산송씨가 정착하여 살아오다가 그 후 함평이씨, 김해김씨 등 여러 성씨가 이주해와 거주하게 되어 현재의 마을을 이루었다. 이 마을은 1789년 호구총수 지명에도 아차동(牙次洞)으로 표기되어 있다. 구전에 의하면 함평 고을에 소식을 전하기 위한 통신수단으로 지금의 함평 공원 자리에서 이 마을을 향해 나팔을 불면 그 나팔소리를 듣고 또 다른 마을에 그 뜻을 나팔로 전해주는 역할을 맡았던 곳이라 하여 "아차동(衙次洞)"이라 불렀다 한다."

 

 

함평 읍내서부터 오락가락 비가 내리는 저녁 무렵 마을 답사는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미륵으로 모시는 신체를 뵙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마을 중앙 정자 앞에도 입석이 보였으나 사전에 인지한 미륵 할머니는 아니었습니다.

 

 

마을 안쪽

미륵할머니를 모신 전각과 유래비를 세워 두엇습니다.

 

미륵할머니 전설

오랜 옛날 이 마을에 비라도 내리는 음산한 밤이면 마을 옆 대밭에서 소름끼치는 해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불길한 징후라고 걱정들을 하며 너도 나도 앞을 다투어 그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대밭으로 가보았습니다. 대밭을 샅샅히 살펴보았으나 아무 것도 없고 흡사 미륵과 같이 생긴 바위만이 덩그러니 서 있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향해 돌아서려는 순간 또 한차례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울음은 마을 사람들 발걸음을 묶어 버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하도 해괴하고 오싹 소름이 끼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가 경건히 미륵바위 앞에 무릎을 끓고 앉더니 엎드려 두손 모아 빌기 시작했습니다.
"미륵할머니 어리석고 죄많은 인간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사 허물을 용서하시고 우시는 연유를 말씀해주시옵소서" 빌고나서 수없이 절을 하니 이상하게도 울음소리는 씻은 듯이 뚝 그쳤다. 그날밤 그 연로하신 할아버지 꿈에 미륵할머니가 나타났습니다.

"나는 너희 마을 지키는 미륵할머니이니라, 너희는 나를 너무 푸대접 했느니라. 너희에게 부탁이 있다. 나를 아늑한 자리에 집을 지어 안치해주면 너희 마을은 모든 재액이 없으리라" 다음 날 이 꿈이야기를 듣고 온 마을 사람들은 의논해서 미륵할머니 바위를 대밭에서 옮겨 좋은 자리에 제당을 지어 안치시켰습니다. 매년 음력2월 초하룻날을 제사 날짜로 정했습니다. 그날은 온 마을이 많은 음식을 장만해서 목욕재계하고 정성을 다해 제사를 모셔오고 있으며 그런 후로는 이 마을엔 아무런 재앙이 없다고 합니다. 

 

 

미륵할머니에게 매년 2월 1일 동제의 신체로 모시는 분입니다.

 

 

 

할머니 슬하에는 4명의 손주가 응석을 부리고 있습니다.

다산의 상징이겠지요.

 

 

 

마을중앙 미륵

할머니미륵이 계시고 손자미륵을 두었으니 아버지 미륵, 또는 어머니 미륵이겠지요?

그렇다면

한 분이 더 계셔야 합니다.

 

때마침

비를 피해 급히 자전거를 타고 가시는 아주머니를 불러 세우고 여차저차 물었더니 내 말뜻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마을 앞에 한 분 더 계신다고 알려주시더군요!!!

완전 계 탄 기분이었습니다.

 

 

마을 입구 미륵

마를 초입 우측 비석 앞에 계십니다.

아무리 봐도 여인의 모습입니다. 즉 어머니 미륵입니다.

 

 

 

아차동 마을

마을 입구 어머니 미륵. 마을 중앙 아버지 미륵, 마을의 할머니와 손자 미륵이 마을에 계십니다.

미륵 가족은 마을을 재앙으로부터 지켜 주시고, 풍농과 자식을 점지해  주시는 민초들의 예배의 신체이십니다.

결국은

마을 주민의 일원이겠지요.

 

201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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