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청도군

청도...장연사지

임병기(선과) 2016. 2. 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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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장연사지

오랫만에 들렸지만 익숙한 그림

 

아~

장연사가 들어섰더군요.

 

 

 

 

 

 

 

 

 

 

 

 

 

 

 

 

 

 

 

 

 

 

 

 

 

201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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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길이 싫은 적이 없었지만 요즘은 워낙에 감각적인 여행기가 넘쳐나고 젊은 세대가 주류를 이루어 계절에 맞춘 테마 여행이 성행하고 있다.

 

그럼 청도 답사에 적합한 계절은 언제일까?

복사꽃이 절정을 이루는 4월초라고 말하는 사람은 30대 전이고, 겨울날 장연사지 황량함과 잿빛 아름다움을 꼽는다면 적어도 불혹은 지난 세대일거다.

 

매전초교/장연사지 석불

 

불령사 전탑을 돌아서 매전초교 교정에 모셔진 얼굴, 몸, 수인이 심하게 망가졌지만, 긴 귀, 통견의 법의를 입은  미륵부처를 뵙는다. 장연사지 석불인데 무슨 연유로 옮겨진지 모르지만 미륵이 하생하는 그날은 모두의 고통, 번뇌가 소멸되어 순진무구한 어린아이 마음임을 암시하고 계시지는 않은지....

 

장연사지 쌍탑

 

문득 보원사지가 떠오른 까닭이 당간지주, 개울 건너 탑 때문이 아니라 보원사지 한켠 민가에 자리한 감나무 몇그루가 생각났기 때문일 것이다.  온통 몸통을 드러낸 감나무 줄기가 주는 텅빈 감흥보다 봄날 감잎의 푸르름, 늦가을 잎이 떨어진 후 주렁주렁 달린 진홍빛 청도반시가 그려지는 장연사지는 살아 있는, 활력이 넘치는 절터로 다가온다.

 

그런 가을날은 폐사지가 단청불사를 한 듯 울긋불긋 장엄한 천상세계가 되겠지.

 

장연사지 쌍탑

 

감히 폐사지에 드리운 외로움을 헤아릴 수 없음이 오히려 천년 세월을 살아온 탑에 대한 예의겠지만, 오늘만은 무례를 무릅쓰고 님을 더듬고 싶어진다. 조용히 더듬고,쳐다보기만 하면 좋을텐데 또다시 속물이 되어 시대를 유추하고 전형을 살펴야함이 서글프다.

 

신라 전형을 막 지난 2기단, 상하기단 1탱주, 옥개석 4단 받침, 서탑은 노반과복발, 동탑에는 복발만 상륜에 보이며 동탑에서는 근년에 사리함이 발견 되었다고 한다.  이사실을 빗대어 동행한 님이 우스개로 함께해도 격이 다르다고, 같은 학교라도 고시패스생과 응시도 못해 본 학생과는 차이가 있다는 말로 우리를 유쾌하게 한다.

 

장연사지 당간지주

 

쌍탑 건너편 감나무 과수원에 자리한 당간지주다. 한쪽이 부러졌지만 답사객에게 가람배치를 가늠케하는 고마운 유산으로 예가 없는 멋진 문양이 얕게 양각되어 있다.
 

사원재 당간지주 상부

 

절터 주동선을 벗어나 장수마을 입구에 넓은 주차장을 갖춘 고성 이씨 재실이 思遠齎이며, 마당에 장연사지 부재가 몇기 모셔져 있다. 부러진 당간지주 윗부분이 담 옆에 서있다. 흔치 않은 문양이 보이는데, 장연사지에 있는 아랫부분과 정확히 대칭으로 된 문양이다. 더욱 정겨운 것은 문양 가운데에 하트 모양의 홈을 음각하여 위아래를 두줄로 이어 놓았다.

 

동행한 님은 커텐처럼 장식용이라고 말하지만, 혹 미려함을 표현하면서, 착시현상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목적의 쌍사문은 아닐까?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 우리 고건축 문벽선의 쌍사문 처럼...

 

사원재 석등 하대석


사원재 기단 위에도 팔각 원당형 석등 하기단이 윗도리를 잃어버리고 자리하고 있다.

 

사원재 석조


석조도 보인다. 그래도 거부감이 없는 것은 사원재는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다.  

전국 사당,향교,서원은 늘 닫혀진 공간인데, 비록 제자리는 아니라도 멀리 보내지 않고 유교와 불교가 공존하고 있음을 주지시키려는 듯이...

 

갈명리 마을 입구 배례석


아쉬움을 남기고 장연사지를 나와 삼거리에서 우측 갈명리 입구 은행나무 아래에 장연사지 배례석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석이 되어있다. 불과 10여 년전 홍수로 인해 발견되어 모셔졌다고 한다.연화문이 뚜렷하고, 안상을 갖춘 배례석은 기자, 풍요를 상징하는 은행나무와 어울러져 갈명리 민초들고 희노애락을 나누고 있으니 본디 조성 목적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부러진 당간지주, 석조,석등 하기단, 배례석이 제자리를 찾아 흩어진 외로움을 떨쳐버렸으면...

 

200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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