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는 도심에 자리한 사찰이지만 녹음 짙은 여름철에는 아름드리 고목에서 청량한 바람이 일어날 것 같은 진입동선을 갖추고 있었다. 스산한 겨울날씨에도 댓닢의 부드러운 미풍 때문에 가파른 돌계단의 위압스런 느낌을 날려버리고 아늑하게 객을 안아주는 듯한 절집 느낌이다. 겉치장을 떨쳐버린 고목 속살위 하얀 솜이불이 덮힌 풍광은 남녘 부산에서는 언강샘심 꾸지 못할 꿈이려니.
경내에 소개된 달빛에 물든 선암사 연혁을 발췌하였다. 신라 문무왕15년(675)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선암사의 처음 이름은 견강사見江寺였는데 뒷산 절벽 바위에서 신라의 국선 화랑도들이 수련하였다하여 "선암사"로 부르게 되었다. 선암사가 위치한 당감堂甘은 본디 제의를 올리는 신성한 곳으로, 당은 신이 내리는 신성한 나무를 모시는 집이고 감은 감로수를 뜻하는 말이다.
선암사 약수가 유명한 것도 그로부터 유하며, 일찍이 이 곳은 우리 조상들이 한마음으로 공동체를 이루면서 기도를 드린 신성한 도량이었다. 선암사기에 의하면 고려말 왜구들이 불상을 약탈해다가 절을 짓고 불공을 드렸는데 재앙이 잦아지면서 비명으로 목숨을 잃는 자가 많았다. 그래서 그 불상을 다시 배에 실어 응천으로 보내서(지금의 진해시 응천동) 성흥사에 모시고 공양을 올렸다. 이 일을 우연히 전해들은 동평현 사람 손성민이 경상도 관영에 아뢰고 몸소 스님과 함께 웅포의 성흥사(성덕사)로 가서 그 불상을 옛날과 같이 선암사 경내(현재의 극락전)에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 성종14년(1483)에 각초선사가 중창하였고 선조 원년(1568)에는 신언스님이 중수하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병화로 소실되었다. 숙종대(1718)에 선오스님이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근세 선지식으로 유명한 혜월선사, 석암스님이 주석하시면서 지금의 사격을 이루었다.
대웅전
용왕각
선암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선암사기에 언급된 불상일까? 나발에 중간계주. 정상계주를 표현하였다. 불신은 허리를 곳게 펴고 고개를 약간 숙였다.목에는 삼도가 보이고 법의는 아미타 수인이다.
불상의 복장에서 조성(1658년) 및 중수(1693년) 발원문이 발견되어 제작시기를 조선시대 17세기 후반경의 작품으로 알려졌으나, 17세기 불상과 양식적 공통점을 찾기 어렵고 조성당시 조각승의 수장이었던 희장熙藏의 다른 작품과도 유사성을 찾을 수 없어 발원문과 조성시기가 일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아대학교에서 발행된 논문자료에 의하면 선암사 불상은 고려후기의 전통을 계승한 15세기 불상으로 현재 부산지역에 봉안된 목조불상 중 가장 오래된 불상이라고 한다.
아미타불 복장에서 발견된 2종의 발원문은 현재의 부산 선암사에서 아미타불상을 조성하고 중수하면서 작성되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발원문에 의하면 아미타불상은 1658년에 가덕진의 수군첨절제사 노즙을 위시하여 총 89명의 시주로 조성되었으며, 당시 조각승으로 활약했던 희장을 중심으로 6명이 참여하였다. 이후 1693년 중수에서는 총25명의 시주와 조각승 2인이 참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선암사 불상과 복장에서 출토된 발원문은 동일한 제작시기의 것이 아니며, 발원문은 지금의 불상이 아닌 1658년에 부산 선암사에 봉안되었던 아미타불상의 복장발원문인 것을 알 수 있다.
극락전 수미단
선암사 극락전 옆에 자리한 3매의 옥개석. 기단 탑신, 상륜은 결실된 상태이며 옥개석은 1층, 2층, 3층 옥개석으로 보인다. 옥개 받침은 각각 3단이다. 낙수면 물매는 깊지 않으며 추녀의 반전은 부드럽다. 상륜은 후보물이다. 조성시기는 선암사 안내문에는 '고려' 문화재청에는 고려 후기 동행한 달넘새님 오히려 그 이전으로 보고 있다. 처음부터 선암사에 조성된 석탑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사절된 옥개 받침. 옥개석 상부를 탑신괴임처럼 표현하였다.
부도전에는 5기의 부도가 있지만 당호가 밝혀지지 않은 위의 승탑 외에는 일제강점기 및 근세의 부도이다. 이 부도는 조선후기 18세기 이후의 부도로 추정되며 몇가지의 특징이 보인다.
방형의 지대석에 깨어져 부도가 지대석 한쪽으로 치유쳐 있어 제짝이 아닌 듯한 모습이다. 기단 앙련위에 화문을 새긴 모습이다.
옥개석의 귀꽃도 누워져 있다.
부도를 안내해주신 종무소의 직원에게 부도의 주인공을 알려주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햇다. 혹 이 글을 보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선암사에는 글에서 언급되지 않은 문화재 외에도 대웅전에는1921년 조성한 괘불탱 및 금고, 일본종을 닮은 동종이 종각에 있다. 2014.12.20 |
'부산광역시 > 부산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 ...선광사 약사여래좌상 (0) | 2015.01.07 |
---|---|
부산...운수사 석조삼존불 (0) | 2015.01.06 |
부산...금수사 목조여래좌상 (0) | 2014.12.30 |
부산 ...옥성사 오층석탑 (0) | 2014.12.29 |
부산...대각사 목조아미타불좌상 (0) | 2014.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