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여러 지역을 답사해보았지만 오래된 목장승을 세로 모시면서 그대로 두어 4기 장승이 마을에 있는 경우는 목격했다. 그것도 같은 장소에 조성된 경우이다. 남원시 운봉읍 권포리에는 유례가 없는 4기(한 기의 조산 포함)의 장승이 마을 입구에 도로변 2기, 마을 안쪽 회관 앞에 2기가 있다.
장승의 상징성이 허결처 비보, 벽사, 다산, 기자, 이정표 역활 등 다양하지만 권포리 마을 입구 장승은 벽사, 다산의 목적, 회관의 장승은 조산으로 미루어 풍수적인 비보책으로 조성되지 않았을까?
운봉읍의 풍수 설화에 권포마을에 전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일반적인 장승 조성시기와는 편년의 차이가 있다. " 권포 마을 장승은 이성계 장군이 고남산에 산신제를 올리고 마을과 태조 봉의 액운을 막고자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두 장승을 마을에 세웠다는 전설이 전한다. 이후 안쪽에 2기를 더 세웠다."
마을입구 장승
마을입구 우측 장승. 높이 175cm, 둘레 145cm, 두께 30cm, 너비 45cm. 장승 정면에는 대장군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다. 왕방울 눈, 뭉퉁한 코, 콧구멍이 새겨져 있다. 수염이 길고, 두 손을 마주하고 있다. 측면에서 보면 관모를 착용한 모습이며, 수염을 표현하여 할아버지 장승으로 보인다.
측면 명문. 갑자원월일甲子元月日
마을 입구 왼쪽 장승 높이 155cm, 둘레 141cm, 두께 30cm, 너비 42cm. 전면 명문이 새겨져 있지만 불명확하다. 눈에는 눈동자가 그려 있고, 왕방울눈, 뭉퉁한 코, 큰 귀, 웃고 있는 얼굴이다.는 모습이다. 두 손을 마주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에 의하면 콘크리트 기단에 묻힌 하부에 가정嘉靖 2년(중종 18년, 1523년)이란 명문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초기 장승이다. 반대편 장승이 할아버지이며, 이 장승은 할머니 장승으로 생각된다.
눈동자를 표현하였다.
마읍 입구 장승
마을 안쪽 장승
본래 위치는 버스정류소 부근이었으며 도로 개설로 옮겨다고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그런데 앞서 다녀온 사람들 글에는 도로 건너편 도로둑에도 한 기가 더 있다. 장승은 쌍을 이루기에 내가 분명 여쭈었으나 버스를 기다리던 여러 분의 할머니들이 이구동성으로 조산과 한 기 장승만 언급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모두에 말씀한 도로개설로 옮겼다는 장승이 도로 철책 아래 둑으로 옮겼다는 이야기로 이해된다. ㅎㅎ 참!
왼쪽 장승. 129cm, 둘레 144cm, 두께 25cm, 너비 48cm. 다른 장승과 큰 차이가 없다.
조산
다시 남원을 가야할 일이 조만간 있을 듯하다. 그때는 마을 안쪽 장승 한 분을 비롯하여 3~4곳 옛님을 꼭 뵈어야겠다. 인연은 억지로 맺어지는게 아니며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마을 안쪽 장승...사진/이홍식님 2013.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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