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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영광군

영광...이리마을 당산

by 임병기(선과) 201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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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면 야월리 이리마을 입구 도로변에 위치해 있는 당산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당산이 마을의 수호신으로 받들어 진다. 금줄로 보아 금년에도 동제를 올렸던 것 같다. 우측의 할머니 당산은 도난당하여 1999년 다시 부부의 금슬을 맺었다고 한다.

 

 

 

 

칠산바다에는 자그마치 일곱 고을이 있었다. 이 고을에는 서씨 성을 가진 사람이 살았다. 하루는 남루한 차림의 과객이 집에 들였다. 원래 인심이 좋은 사람이라 하룻밤 잘 먹여 보냈더니, 이 손님이 떠나며 “내가 드릴 것이 없어 신세만 지고 떠납니다만 내말을 허술히 들어 넘기지 않는다면, 아주 중요한 말씀 한마디를 들려 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서씨가 그 말이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앞으로 이 칠산고을이 바다가 될 터인데, 그 시기는 저 산 위에 있는 돌부처의 귀에서 피가 흐른 뒤가 될 것입니다.”고 일어 주었다. 서씨는 이 과객의 말이 너무나 엄청난 얘기였으므로 곧이들리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범상해 뵈지 않은 과객이라는 생각을 했던 터라 명심해 두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매일같이 산에 올라 그 돌부처에 무슨 변화나 일지 않았나 살피며 이 얘기를 가까운 이웃들에게 얘기해주었다.

 

서씨의 이 얘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문이 되어 번져나갔으나, 아무도 이 얘기를 곧이 들으려하지 않았다. 사람들 중에는 매일 산에 올라가 돌부처를 살피는 서씨를 미쳤다고 까지 말했다. 이 고을에는 짐승을 잡아 파는 백정이 살고 있었다. 그는 평소 남의 얘기를 잘 듣지 않고 미신같은 것은 아예 외면하면서 짓궂은 짓을 잘 하였다. 그는 동네에 사는 서씨가 산 위에 있는 돌부처의 귀에서 피가 흐르는 날 칠산고을이 바다가 된다는 소리를 하면서 매일처럼 산에 올라가 그 돌부처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나 살핀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백정은 서씨를 골려 줄 양으로 서씨 몰래 산에 올라가 그가 잡은 짐승의 피를 귀와 코에 발라놓고 내려와 서씨의 거동을 살폈다. 산에 올라갔던 서씨가 혼비백산하여 마을로 뛰어내려 오며, “돌부처 귀에서 피가 났다. 바닷물이 밀려오기 전에 빨리 높은 산으로 올라가자”고 외쳤다. 이를 지켜보던 백정은 “저 영감은 내가 어쩌나 보려고 고기피를 돌부처에 발라 놓았더니, 저 소동치는 꼴을 보라”며 비웃는 태도로 동네 사람들에세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서씨는 그가 믿어 온대로 짐을 꾸려 가족을 이끌고 높은 산으로 달려 올라갔다.

 

이 소동은 결국 이 고을 원님에게까지 알려졌다. 이방들은 미친 서영감을 잡아다 민심을 현옥시킴 죄로 곤장을 때려놓자고 간했다. 그러나 이 고을 원님은 보는 것이 있었던지 주위에 와 있는 관속들의 상을 살펴보더니, “그 영감 마을이 물에 잠기니 살고 싶은 자는 빨리 산으로 오르라”이르고는 바삐 서영감이 오른 산으로 달려갔다. 이것을 본 이방과 관속들은 우리 고을 원님도 미쳤다고 비웃었다. 서영감이 가족을 이끌고 얼마쯤 산을 올랐는데, 천지가 개벽하는 천둥이 치며 비가 쏟아졌다. 뒤돌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원님이 내달려 딸라 오르고 있는데, 이미 그가 살던 고을은 바닷물이 밀어닥쳐 물속에 잠겨버렸다. 서영감은 가족을 재촉해 산으로 달려 올라갔다. 산 중턱에 이르자 한 소금장수가 소금지게를 괴어 놓고 앉아 있으므로, 빨리 산으로 오르자고 재촉했다. 그랬더니 이 소금장수 가로되 “영감 걱정 마시오 바닷물은 이 지게 발목 바로 밑까지 차고 그칠 것이니 더 오를 필요 없소”라고 말했다.

 

서영감은 달려 올라가다 자신 있게 말하는 이 소금장수의 말이 이상했으므로 되돌아서 차오르던 바닷물을 바라보았다. 이게 웬일인가 그처럼 노도같이 밀쳐 차오르던 바닷물이 칠산 일곱 고을을 삼키고, 소금장수 지게 밑에 닿아 잠잠히 평소의 바다같이 잔잔해졌다. 사방을 둘러보니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가족과 고을 원님 그리고 소금장수뿐이었다. 사람들은 이들이 살아남은 지점이 염산면 야월리 가음산이라고 말하고 있다. 야월리 주민 정종달씨(채록당시 76년 59세)는 전설의 돌부처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몇 년 전까지도 이 고장사람들이 영험스런 동신으로 받들던 돌미륵 2개가 이 마을 겸에 있었다고 말했다.


* 참고문헌 :『전남의 전설』 전라남도, 1987, 399쪽.

 

 

201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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