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청도군

청도...불령사 전탑

임병기(선과) 2012. 6. 1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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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단장 하였다는 이야기를 바람결에 접하고 찾아 왔지만

 

아직은

 

낯설기만 했습니다.

 

 

 

 

2012.04.14

 

아래 내용은 2006년 대구매일신문에 연재했던 글과 사진 이다.

 

[대구 매일신문 / Life maeil] (1) 불령사 전탑

 

 

<자녀와 떠나는 답사여행> 불령사 전탑
◇ 많이들 여행을 떠나시지요. 단순히 보고 즐기는 여행에 머물지 않고, 부모가 자녀에게 우리 고유 문화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답사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요. 지면 개편에 맞춰 '자녀와 떠나는 답사여행' 코너를 신설합니다. 천년고도 경주, 가야 문화권, 팔공산, 북부 선비문화권 등 다른 지역보다 답사 거리가 많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흔히 알려지지 않은 동선을 따라 이야기를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문화유산의 세계로 안내할 임병기씨는 20여 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의 문화유산을 답사해왔습니다.

경북 청도군 매전면 용산리에 위치한 불령사는 가슴에 간직하고픈 답사처이다. 불령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오는 천년 고찰. 지금은 비룡골 좁은 터에 자리잡은 한적하고 작은 사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전탑을 간직하고 있다. 전탑은 흙으로 구운 벽돌로 쌓은 검은 회색 또는 회색탑으로 석탑에 비해 재료가 쉽게 파손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경북 북부지역을 제외하면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 드문 전탑
자연 환경과 재질 때문에 중국은 전탑, 일본은 목탑을 많이 쌓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기 목탑을 거쳐 백제는 석탑, 신라는 흙으로 구운 전탑, 화강암을 벽돌 모양으로 잘라 쌓은 모전석탑을 거쳐 화강암으로 만든 석탑이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불령사에서는 귀한 전탑과 벽돌에 돋을 새김을 한 문양, 현재는 많이 멸실 되었지만 천불천탑을 만날 수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연스님이 저술한 삼국유사에 '사사성장 탑탑안행'(寺寺星張 塔塔雁行`절은 하늘의 별만큼 많고 탑은 기러기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 같다.)이라 했던 경주 남산 신라 유적지, 재미있는 조성 설화와 와불 때문에 오늘날 우리들에게 회자되는 화순 운주사를 제외하면 천불천탑 자취를 찾을 수 없어 불령사 전탑은 귀하고 매력적인 문화유산이다.

욕심 많은 우리 눈에는 위태위태해 보이지만 세상 욕심 다 버린 듯 좁은 공간에 편안하고 한가롭게 계곡 곁에 위치한 대웅전 뒤로 돌아 올라가면 여느 사찰에는 독성각에 계실 천태산에서 혼자 깨달은 성인 '나반존자'가 천태전에, 산신각에 모셔져 있을 산신은 위령각에 모셔져 이채롭다. 전각 위로 보이는 불령사 전탑은 절벽 위 평탄하게 고른 터에 본디 모습은 잃었지만 이따금 찾아오는 객이 반가운 듯 손을 내밀며 웃음 짓는다.

◇ 신라 양지스님 작품으로 추정
기록에 의하면 지금은 산 아래 감나무 과수원으로 변했지만 3층 쌍탑, 사찰 법회 또는 행사시에 당(幢) 혹은 번(幡)과 같은 깃발 종류를 설치하는 구조물인 당간지주, 탑, 석등 앞에 놓여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석조물로 올라서서 절을 하거나 공양물, 향 등을 올리는 용도의 배례석만 남은 장연사지 근처 장연동에서 구운 벽돌을 불심 돈독한 신자들이 남부여대하여 날랐다고 전해온다.

전탑은 신라 최고 조각가인 양지 스님(신라 선덕여왕 이후에 활동한 조각가)의 작품으로 추측되나 임진왜란 등 전화를 입어 붕괴 상태인 것을 여러 차례 중수한 뒤 1968년 최유화 주지스님이 본래 3층탑을 5층으로 복원하였다.

불령사 전탑은 원형을 잃었지만 벽돌 한 장 한 장에 불상과 3층 석탑이 새겨져 있다. 부처의 몸 주위에서 나는 빛을 형상으로 표현한 광배를 갖춘 연꽃받침에 결가부좌한 불상은 머리 위에 조그맣게 육계(살상투)가 보이고, 어깨로부터 길게 옷자락을 드리웠다.

◇천불천탑…"누구나 부처"
석탑은 2기단, 상륜부,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줄어든 몸돌 체감률 등 신라석탑 전형이 뚜렷하며, 석탑 석불이 자리한 벽돌 여백에는 천년의 세월이 지났건만 한가로이 구름이 흐르고, 덩굴 문은 아직도 푸름을 간직하고 있는 듯 하다.

천불천탑은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많은 부처님이 계셨으며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천불천탑 신앙을 상징한 것이겠지만, 힘들고 척박한 이생에서 삶을 극복하고, 극락왕생을 꿈꾼 민초들의 지극하고 소박한 바람을 표현한 것이 아니었을까?

임병기(답사카페 cafe.daum.net/moonhawje 운영)


200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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