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부안군

부안...쌍조석간雙鳥石竿

임병기(선과) 2012. 4. 2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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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화면 궁안리 쌍조석간雙鳥石竿. 욕심부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마을을 조심스래 찾아 들어  석간위에서 피곤한 기색도 없이  반가히 맞이하는 쌍조 덕분에 긴 오늘의 일정을 즐겁게 마무리했다. 쌍조석간은 대벌 마을 한켠에 자리한 돌기둥으로, 마을 당산이다. 우리민속신앙에서 당은 마을의 평안과 풍농, 풍어, 제액, 벽사, 기자 등 다양한 상징성을 가진 마을의 주요한 구성요소이다. 

 

 

돌기둥 위의 두 마리의 새는 화기를 예방하는 비보 목적과, 겨울이면 북쪽으로 날아가는 철새의 이동경로를 북망산천 즉 저승에 비교하여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믿고 있다. 사전에 인지한 자료에는 당제를 올린다고 알았으나 금줄 부재로 미루어 대벌마을에도 전통이 끊어진 듯하다.

 

 

예전 당제에 관한 기록을 보자. 정월 초3일에 동제를 올리는 사례도 처음 접한다. 그 이유는 뭘까? " 마을의 당산제는 정월 초사흗날 밤에 성대하게 거행되는데, 당산에 멍석으로 막을 치고 여자들의 접근을 일체 금지시킨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된다. 제사를 마친 후에는 무명베 한 필로 한 해의 운수를 점치는 ‘베다리기’와 베다리기가 끝난 베로 돌기둥 꼭대기에 얹혀있는 두 마리의 새를 감아주는 ‘머리얹기’라는 특이한 놀이를 벌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간척사업으로 어업이 쇠퇴하면서 70년대 후반 경부터 당제의 풍습은 사라졌다."

 

  쌍조석간  
사진 출처...문화재청

 

옛사진에는 베다리기와 머리얹기 모습이 남아 있다. 목당간의 부재로 미처 인지하지 못했지만 쌍조 석간당산과  목간당산이 부부당산이었다고 한다. 즉 석당간은 할머니 목당간으 할아버지 당산이다. 할아버지 당신은 목당간은 3년마다 바꾸었으나 현재는 당제를 올리지 않아 나무를 심어 당산목을 대체한 듯하다. 

 

대벌리(大筏里) 당산제의 놀이는 특이하게도 제사를 마친후 당산신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놀이로 「베다리기를 했다고 전한다. 무명베 한필을 동장과 화주가 한가닥씩 잡고 잡아당겨 동장이 잡은 손목 근처에서 베가 끊어지면 할머니 당산이 제사를 만족스럽게 여기는 증표이므로, 그 해에는 마을에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베다리기」무명베로 다음날 아침에 당산 할머니 「머리얹기」를 하는데, 석간주 꼭대기에 얹어져 있는 쌍조석을 무명베로 예쁘게 고를 내면서 감아 주는 것이다. 베다리기」「머리얹기」는 다른 마을의 당산제의 줄다리와 당산 옷입히기의 변형된 놀이로 추정한다.

 

 

 기둥에 새겨진 글로 조선 영조 25년(1749)에 건립된 석간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당시부터 시작된 민속신앙인 당제가 우리세대에서 명맥이 끊긴 현실이 안타깝다. 뿌리가 없는 민속이 사라진 마을은 모두를 잃는 것이 된다. 당제를 모르는 세태에서 고향을, 애향심을 나아가 애국심을 기대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서럽다. 많이많이...[201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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