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대전광역시

대전...회덕 향교

임병기(선과) 2011. 3. 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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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비.홍살문

 

문이 닫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건너 뛸려고 했다. 하지만 임순정님이 꼭 들려보라고 간곡히 말씀을 하셔서 기대감을 가지고 도착했지만 역시나 지극히 폐쇄적인(?) 공간 이었다. 향교,서원은 답사 동선에 잘 포함 시키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날 교육 기능은 이미 용도 폐기되어 명륜당이 무용지물의 건축물에 불과하고, 제향 용도의 대성전 마저 그들(?)만의 의례가 되어 버린지 오래지 않은가? 지자체 이전에 지역 유림을 비롯 원로들이 상주하면서 주민들과 방문객에게 향교의 기능과 상징성 등을 두루 홍보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옛 회덕현 읍내동에 위치해 있는 회덕향교는 산기슭에 위치한 향교의 전형인 전학후묘의 배치로, 서원목은 보이지 않고 단을 두어 명륜당과 대성전을 두었지만 좌우 대칭으로 서 있는 대성전의 동,서무. 명륜당의 동서재가 보이지 않는다.

 

회덕향교는 1410년(태종10)에 처음 건립되었다고 하나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이후 회덕향교는 임진왜란 때 완전히 불타버려 1600년(선조33)에 중건하였고, 1812년(순조12)에 다시 크게 중수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지금의 건물은 당시의 것으로 보이며, 1945년 광복 이후로는 1969년에 향교의 전반적인 보수가 있었다.

 

명륜당 앞 건물(?)

 

회덕향교의 배치는 외삼문을 들어서면 행랑채 모양의 긴 건물이 나타나는데 이 건물의 가운데 입덕문(入德門)이 있고, 문 좌측편으로는 서재(書齋)가 그리고 우측편으로는 제사의 업무를 준비하는 역할을 하는 전사청(典祀廳)이 있다. 이러한 특이한 배치는 동.서재의 소실로 인한 것이며, 명륜당을 좌(우)로 돌아가면 넓은 마당이 있는데, 이곳이 유생들이 공부하며 기거하던 동·서재(東西齋)가 위치했던 자리라고 한다.

 

명륜당

 

명륜당은 정면 다섯 칸 측면 두 칸의 팔작지붕으로 무고주 5량 집 구조이다. 가운데 세 칸은 대청이고 양측 각 한 칸씩은 온돌방이다. 4자 높이의 막돌 허튼층 쌓기 기단위에 주초석을 놓고 원주를 세웠다. 대청 정면은 세살문을 달았고 후면에는 장판문을 달았다. 내부는 연등천정으로 되어 있다. 명륜당 뒤뜰을 지나 돌계단을 올라 내삼문을 지나면 담장으로 구획된 공간에 대성전이 배치하고 있다.

 

대성전

 

대성전은 정면3칸 측면3칸의 겹처마 맞배지붕이고 2고주 5량 집 구조이다. 전면 한칸통은 퇴칸으로 마루를 깔았다. 2자 높이의 기단 위에 사발 엎어놓은 듯한 모양의 복발형 초석을 놓고 약간의 배흘림이 있는 원주를 세웠다. 정면 가운데 칸은 쌍여닫이 장판문으로 하였고 좌우 벽면은 회벽칠을 하며 그 상부에 각각 교창을 두었다. 내부에는 바닥에 마루를 깔고 천정은 연등천정으로 하였다.

 

회덕향교의 대성전의 배향인물은 모두 27위이다. 공자를 비롯한 중국의 유현이 9현이고, 신라이후 조선말까지의 우리나라의 유현이 18현이다.

 

◎ 5성(五聖)
· 공 자(孔子, 大成至聖 文宣王, BC551-BC478) · 안 자(復聖公 顔子, BC521-BC490) · 증 자(宗聖公 曾子, BC505-BC436)
· 자 사(術聖公 子思, BC483-BC402) · 맹 자(亞聖公 孟子, BC372경-BC289경)

 

◎ 송조 4현(宋朝 四賢)
· 주돈이(道國公 周惇 , 1017-1073) · 정 호(豫國公 程顥, 1032-1085) · 정 이(洛國公 程 , 1033-1107) · 주 희(徽國公 朱熹, 1130-1200)

 

◎ 한국 18현(韓國 十八賢)
· 설 총(弘儒候 薛聰, 650-740경) · 최치원(文昌候 崔致遠, 857-?) · 안유(향)(文成公 安裕, 1243-1306) · 정몽주(文忠公 鄭夢周, 1337-1392) · 김굉필(文敬公 金宏弼, 1454-1504) · 정여창(文獻公 鄭汝昌, 1450-1504) · 조광조(文正公 趙光祖, 1482-1519)
· 이언적(文元公 李彦迪, 1491-1553) · 이 황(文純公 李滉, 1501-1570) · 김인후(文正公 金麟厚, 1510-1560) · 이 이(文成公 李珥, 1536-1584) · 성 혼(文簡公 成渾, 1535-1598) · 김장생(文元公 金長生, 1548-1631) · 조 헌(文烈公 趙憲, 1544-1592) · 김 집(文敬公 金集, 1574-1656) · 송시열(文正公 宋時烈, 1607-1689) · 송준길(文正公 宋俊吉, 1606-1672) · 박세채(文純公 朴世采, 1631-1695)

 

전국의 모든 향교,서원 출입문이 항상 열려 까치발로 둘러보는 불편함(?)이 사라지는 그날은 언제 일까? 기호학파의 중심인 회덕향교 마져 서원배치의 전형을 무시하고 복원(?)되어 아쉽다. 이곳에서 배출된(?)당대의 거유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전형적인 배치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동.재도, 동.서무도 없는 전국에서 유일한 향교가  회덕 향교 같다.

 

201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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