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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읍내동 뒷골 장승

임병기(선과) 2011. 3. 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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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사 초입에서 우리 카페 묵은정(임순정)님이 위치를 물으며 답사 동선에 없었던 읍내리 장승과 당아래 장승을 소개해주었다.탐문하여 도착한 회덕동사무소(읍내동사무소로 알고 갔는데 공통적으로 주민들에게는 통용되는 듯 하다)를 등지고 우측 골목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일반적인 장승처럼 마주 보고 조성되었을텐데 현재는 나란히 사진 촬영하는 노부부 자세로 서 있다.

 

조성시기는 1920년대이며 탑(성황당 형태의 돌탑으로 추정)이었으나 홍수로 떠내려 가고 지금처럼 세웠고, 장승을 다듬을 때는 마을의 솜씨있는 사람이 얼굴 부분을 조각하고, 가슴에 명문은 송만영 이란 사람이 새겼다고 한다.

 

 

남장승은 화강암으로 상부에 얼굴을 새기고 가슴에는 '천하대장군' 이라 명문을 새겼다. 남장승은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 모습이고 눈은 툭 불거진 퉁방울 형상으로 양각하였으며, 입은 헤벌어진 모습으로 음각하여 웃고 있는 표정이지만 부리부리한 눈매에 근엄성을 잃지 않고 있다. 머리는 고깔 형태로 깎아 내렸다.

 

 

여장승은 화강암으로, 상부에 얼굴을 깎고 가슴에는 '지하대장군' 이라는 명문을 새겨 넣었는데, 명문을 세로로 내려쓰지 않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새겼는데 여장승의 몸체길이가 작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장승의 모습은 환하게 웃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인데, 눈과 코, 눈썹은 양각으로, 입과 귀는 음각으로 조각하였다.

 

 

지금은 장승제의 자취가 보이지 않지만 예전에는 마을의 축제였을 것이다. 장승제 자료를 가져오니 그시절로 돌아가서 상상의 나래를 펴보길 바란다.

 

뒷골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매년 정월 열나흩날에 마을의 무사를 비는 거리제(장승제)를 지낸다. 언제부터 거리제를 지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동네가 생기면서 시작했던 것으로 마을 사람들은 추정하고 있다. 거리제는 음력 정월 초삼일날 제비의 걸립으로부터 시작된다. 제를 지내기 일주일 전에 제관, 축관, 유사를 선정하는데 나이가 지긋하고 부정이 없는 깨끗한 사람으로 선정한다. 제관으로 선정되면 매일 찬물로 목욕재계하고 부부행위를 멀리하며 가급적 외부출입을 삼가한다. 또한 담배도 삼가하고 대문에는 왼새끼로 만든 금줄을 쳐서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는다.

 

제물은 백설기 3되 3홉, 삼색실과, 북어 한마리, 술, 나물 3가지 등을 쓰며, 제물을 구입 할 때는 값을 깎거나 흥정해서도 안되고 음식을 준비하면서 맛을 보아도 안된다. 제를 지내기 3일전에는 유사집에 금줄을 치고 황토를 펴서 부정을 막고 장승 앞에도 금줄을 치고 황토 세 무더기씩 놓는다. 당일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풍물을 쳐서 액운을 쫒고 마을 사람들에게 거리제의 시작을 알린다. 제물 진설은 여장승 앞에만 하고 남장승 앞에는 하지 않는다. 제의순서는 일반 기제사와 유사하며 독축을 한 후 소지를 올리는데 소지는 만동소지, 제관의 소지, 호당소지의 순으로 올려준다. 호당소지는 걸립에 참여한 집 중심으로 올린다. 제를 마치면 풍물놀이라든가 돌싸움 등의 행사는 없고 다만 음복하고 논다.

 

201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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