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대전광역시

대전...보문산 마애여래좌상

임병기(선과) 2011. 3. 10. 07:50
728x90

 

 

복전암을 뒤로하고 산을 오른다. 대전 시민의 쉼터이자 가벼운 산행코스인 듯 반질반질 윤이 나는 좁은 꾸불꾸불한 작은길 개울 너머에는 산아래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처럼 사래 긴 밭, 이랑 짧은 밭, 넓은 밭이 층층으로 계단식을 이루고 있다. 아직 봄은 이르건만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밭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예전에는 익숙했던 저런 그림들이 이제는 티비 속 테마여행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으로 남아 있는 현실에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첫이정표를 지나 숨을 고르다 보면 석축이 다가오고 장군 바위에 계시는 마애불이 객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마애불은 보문산성의 동쪽에 높이 6m, 폭 6m 정도의 장군바위  남쪽에 새겨져 있으며 유형문화재 19호로 지정되어 있다.

 

 

 발바닥을 위로 향한 채 앉아 있는 눈을 가늘게 내려뜨고 있다.  불상 주위의 광배 둥근 머리광배와 몸광배로 표현되었는데, 광배의 바깥 윤곽은 선으로 음각하고 내부는 정으로 쪼아내서 광배의 윤곽을 뚜렷하게 하였다.   앉은 자세가 약간 불안한 이 불상은 광배를 단순하게 처리하고 옷주름과 불상의 윤곽을 간략하게 처리하였으나 조각수법이 우수한 고려 후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나발위에 육계가 있으며, 짧은 목에도 삼도가 뚜렷하고 긴 귀가 어깨에 닿아 있다.  통견의 법의를 걸쳤으며, 오른손은 가슴앞에 들었고 왼손은 배위에 얹었으나 수인은 마멸이 심하여 뚜렷하지않다. 아래윗 입술이 두툼하여 속정 겉정이 넘칠 듯 한데, 상호는 그렇게 온화해 보이지 않은 것은 여독 탓일까?

 

 

보문산 마애여래좌상...노태웅

 

복전암 여승들의 염불 소리 뒤로 하고
침묵 흐르는 산길 따라가면
고운 살결 새벽 달빛에 녹아 흐르고
천 년 하늘빛을 담고 자애로운 미소 머금은
장수바위 남쪽에 앉아 있는 좌상을 본다
대전 유형문화재 19호를 본다

중생의 옭매듭
오욕칠정(五慾七情)때문일까?
깨달음의 침묵을 묶어주는 끈이 되어
여기 가파른 절벽 산허리
커다란 바위에 몸을 새기고
중생의 고행을 대신하고 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거듭나기 위해 두 손 모으면
밝은 마음의 경지를 깨달을 수 있을까 ?
보문산 마애여래좌상 앞에서
마음속 간직한 소망을 빌어본다.

 

2011.02.12

728x90
728x90

'대전광역시 > 대전광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전...심광사 목불좌상  (0) 2011.03.15
대전...식장산 고산사   (0) 2011.03.11
대전...회덕 향교  (0) 2011.03.06
대전...읍내동 당아래 장승  (0) 2011.03.05
대전...어사 홍원모 비각  (0) 201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