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안동시

안동...학가산 광흥사

임병기(선과) 2010. 4. 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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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 힘차게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형상의 학가산 광흥사. 수없이 안동을 드나들었지만 광흥사를 몰랐었다.

이번 답사길에 처음 동선을 잡고, 학가산 온천에서 이정표를 찾아 산길 들길을 거쳐 입구에 도착했다. 학가산에서도 학의 머리 좌향에 터를 잡은  광흥사의 번영과 몰락을 지켜보았을 오래된 은행나무가 일주문 옆에서 먼저반겨준다.  

 

 

근자에 지은 대웅전. 낯선 객은 여기서 실망하고 돌아설지도 모르겠다. 광흥사 영역을 크게 나누어 3개 영역으로 구분한다면 대웅전 권역으로 보면 되겠다.

 

"광흥사는 신라 신문왕(재위 681~692)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여 중수, 중창을 거쳐 안동에서 가장 큰 사찰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사적기가 없어 자세한 연혁은 알 수 없다. 단 1608년에 편찬된 안동부 읍지인 『영가지(永嘉誌)』에 절 이름이 언급되어 있으며, 응진전이 1647년(인조 25)에 지어졌으므로 16세기에서 17세기에 이르기까지 그 명맥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숨길려고 해도 옛자취는 남아 있다. 새롭게 꽃단장한 대웅전 축대아래 괘불대에 눈길이 오래 머문다. 산야를 지키는 굽고 휜 늙은 소나무 같이 말없이도 위엄이 있다. 얕은 기침으로도 마을을 지켜 나가고 리드하던 어르신 모습처럼 상흔을 간직한 괘불대로 인하여 젊은 대웅전의 품격이 달라 보이지 않는가?

 

 

광흥사 부도. 응진전 입구 축대에 자리한다. 지대석, 옥신받침석, 옥신석, 옥개석의 순으로 조성했다. 옥신은 엔타시스식으로 그 중앙에는 돌아가며 연화문 대가 양각되어 있는 특이한 형태이다. 부도의 주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응진전

 

대웅전권역에서 길을 오르면 응진전 영역이다. 응진전.요사.산신각으로 구성된 ㅁ字 형태 배치이며 마치 안동 지방 사대부가를 연상시킨다. 사진 정면 출입구는 요사채로  원래 누각으로 추정되며 우측은 공양간과 장독대 요사채가 자리한다. 응진전 마당에는 근자에 조성한 탑과 오래된 폐탑이 남아 있다.

 

 

응진전. 괘불석주 처럼 광흥사는 역사의 장막뒤로 사라졌지만 응진전만이 광흥사를 광흥사로 불리게 한다. 정측면 5칸*2칸 다포계 팔작지붕으로 활주가 서 있다.

 

"광흥사(廣興寺)는 신문왕 때 의상조사(義湘祖師)가 창건하였다고 전 해진다. 원래 광흥사는 안동에서 가장 웅대한 사찰 가운데 하나였 으나 1946년에는 학서루(鶴棲樓)와 대방(大房)이 퇴락하여 무너져서 지금은 부속전각이었던 응진전에 석가모니불을 봉안하고 있다.

 

응진전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다포계 건물로서 내부는 통간(通間)으 로 하였으며 바닥에는 청판(廳板)의 방향과 간격이 다른 독특한 방 식으로 우물마루를 꾸몄다. 공포는 정면에만 주간포(柱間包)를 설치 하고 나머지 삼면은 화반(花盤)으로 간포를 대신하고 있어서 주심포 와 다포의 중간적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광흥사는 '연화경' 보물 2점이 보관되었던 사찰이다."

 

 

광흥사 삼층석탑. 석불대좌(?), 부도재,  탑재를 혼합한 탑으로 보인다. 2층 탑신석은 팔각부도재이며, 대좌는 석불대좌, 초층옥신석, 옥개석, 2층옥개석, 3층옥신석, 복발은 석탑재로 여겨진다. 초층 옥신은 위로 갈수록 체감되며 양우주가 각출되었다. 옥개석 받침은 4단이다.

 

 

석불대좌? 부도재? 

상대석에 중앙련이 중대석에 복련이 하대석에 안상이 각각 양각되어 있다.

 

 상대석

 

응진전 어칸 처음보는 구조이다. 전면 어칸에만 출입문을 두고 협칸문과 측면에는 출입문이 없다. 다만 양협칸과 퇴칸에 광창이 설치된 감실형으로 벽체가 모두 판벽으로 마감되어 있다.  광흥사 응진전에서는 모두가 주인이며, 스님도 객도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다.

 

 

"전국 어느 법당에서도 느낄 수 없는 미묘한 향냄새를 풍기는 광흥사 응진전은, 우리민족의 오랜 신앙으로 자리잡은 나한신앙의 기도도량으로 유명하다. 부처님의 수기를 받은 나한을 모신 광흥사 응진전에서 일념으로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 준다고 한다.

 

법당 안은 통칸으로 바닥은 청판의 방향과 간격이 다른 독특한 방식의 우물마루로 꾸며져 있다. 어칸 중앙에 1m 높이의 주불단에 석가모니불과 그 좌우 보처로 미륵보살과 제화갈라보살이 협시하고 있으며, 협시불의 좌우에 아난존자와 가섭존자 입상을 세워 놓았다.

 

사방 벽면에도 단을 만들어 16나한상, 신장상, 산신상을 세워 놓았다. 따라서 법당 내부의 불상배치는 일반적인 형태라기보다 자유분방한 배치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에 화재로 인해 주전각들이 없어지면서 그 기능을 수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165호로 지정되어 있다."

 

 

 신장탱이 왜 요사에 있을까? 

 

 

공양간 장독대. 초로의 보살님이 인기척에도 아랑곳 않고 분주하다.

 

보물1645호 광흥사 동종 / 출처:문화재청

 

15세기 후반의 해인사종(海印寺鐘, 1491년)을 마지막으로 16세기 중엽까지 범종의 제작은 갑자기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이를 반영하듯 아직까지 이 시기에 만들어진 기년명(紀年銘) 범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50~60년의 공백기를 지나면서 조선중기의 범종은 전대에 많이 만들어졌던 외래형인 중국종 양식을 따른 작품에서 점차 한국종과의 혼합을 이루는 혼합 범종으로 바뀌어 가며 또한 지극히 미미하게 계승되었던 한국 전통형을 따른 범종이 점차 확산되는 두 가지 양상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과도기적 양상을 보이던 16세기를 지나 임란(壬亂)과 호란(胡亂)을 거치면서 17세기에 들어오면 이제 혼합형 종과 전통형 종이라는 두 가지의 커다란 양식으로 정착을 이루게 되어 조선후기 범종으로 자리매김하게 됨을 알 수 있다.

16세기에 만들어진 범종으로는 백련사종(白蓮寺鐘, 1569년), 안정사종(安靜寺鐘, 1580년)과 태안사종(泰安寺鐘,1581년), 광흥사종(廣興寺鐘, 1583년), 갑사동종(甲寺銅鐘, 1584년)등이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광흥사종은 전통형을 주로 따른 작품으로 17세기 전형적인 전통형종으로 정착을 이루어 나가는 과도기적 경향을 보이는 점이 주목된다. 이러한 경향은 갑사동종이 중국종 양식을 따르면서도 한국종 양식을 가미하여 적절히 혼합을 이루는 데서도 잘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광흥사 동종은 현존 수량이 얼마 되지 않는 16세기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된다. 비록 크기가 60cm정도에 불과한 중종(中鍾)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세부의 문양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절제된 안정감을 보여준다. 특히 안정된 자세와 우아한 의습, 섬세한 보관과 얼굴을 지닌 보살입상은 4면에 새겨져 이 범종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보살입상은 조선 전기 보살상에서 새롭게 변화되어 조선 중기의 불화에서 나타나는 보살입상의 양식적 특징을 공예적으로 잘 소화해 내고 있다. 기록된 명문에는 下柯山 菴寺에서 一百四十斤의 중량을 들여 제작되었다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나 절의 원 소재지인 菴寺에 위치는 아직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아울러 종의 제작자로 기록된 주장(鑄匠) 김자산(金慈山) 그리고 화원(畵圓) 원오비구(元悟比丘)에서 볼 수 있듯이 사장(私匠)과 승장(僧匠)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들었다는 점도 파악할 수 있어 당시 장인 연구에 새로운 자료를 제공해 준다.

따라서 이 범종은 조선 중기 동종의 대표적인 특징과 양식을 잘 구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록된 명문의 내용을 통해 조선중기 장인사회 연구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명부전 영역

 

 

 명부전 뒷뜰의 이름없는 석종형 부도

 

 

들어갈때 놓쳤던 부도와 부도비. 나올 때 보였다.

 

400년을 더 지켜온 은행 나무.

 

노랗게 물든 만추에 다시 들려 은행나무에게서 명멸한 옛이야기를 전해 듣고 싶다.

 

2010.03.10 

 

문화재청.한국전통사찰정보 자료를 참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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