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다녔던 길. 청자박물관, 강진 청자 안태고향을 거쳐 정수사로 향하는 길. 지명이 예사롭지 않다. 용문에서 시작해서 용운마을에 이르고 정수사는 그 정점에 위치한다. 봄이면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는 길끝에 도착했다. 성과속의 경계는 부질없는 구분이라는 듯 일주문도 천왕문도 없고 당간지주 같은 입석이 먼저 반긴다. 옆에는 예전 개울에 놓였던 돌다리가 아직도 누워 있다.
"사기(寺記)에 의하면 이 절은 신라말(新羅末) 애장왕 6년 (805년)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創建)하여 쌍계사(雙溪寺)라 하였는데 강희연간(康熙年間)(1662∼1722)에 정수사(淨水寺)라 개칭(改稱)되어 그후 대웅전(大雄殿)은 4번이나 중수(重修)한 기록이 있다." 도선국사 생애와 편년의 오류가 있지만 구태여 아니라고 받아들이기는 싫다. 어쨓던 기록으로 미루어 많은 산내 암자가 천개산에서 법등을 밝혔던 모양이다. 삼청루
삼청루. 삼청의 의미는 무얼까? 사적기를 참고로 복원하는 전각이다. 불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누하진입이 곤란해 우회하여 대웅전 중전으로 출입하여야 한다. 삼청루 뿐만 아니라 천불전(?)도 복원중이어서 조용하게 둘러볼 여유는 없을 것 같다.
고려청자의 발상지 정수사는 도공들의 기도처이자 정신적 귀의처로 알려져 있다. 고려왕조 내내 전성기를 구가한 고려청자 안태고향이 대구면이며 지금의 청자박물관 처럼 청자 상가와 공장이 한 단지 안에 분포하여 바이어의 공장 생산라인 확인과 구매가 원터치로 가능한 종합무역상사가 바로 이곳이었다.
그런 연유로 도공은 물론 가족들도 아름다운 비색을 갖춘 청자 생산과 당나라 수출과 개경으로 향하는 상단의 무사한 항해를 기원하며 정수사 부처님께 빌고 또 빌었을 것이다. 실제로 당과의 교역을 암시하는 당전(唐前)이라는 마을이 현존하고 있다고 한다.
나의 시각을 탓해야 하나?
대웅전 중정 괘불대. 비지정 문화재 자료에 등재된 당간지주를 찾았으나 발견 못하고 사시예불 준비로 분주한 스님에게 위치를 여쭈었다. "처사님 괘불을 걸면 괘불대요. 당간을 올리면 당간지주인데 구태여 구분할 필요가 있나요?" 부끄러웠다. 내심 혼줄이 났으니 괘불이라도 보여 달라고 해볼걸!
대웅전. 소박하고 단촐한 전각이다. 막돌로 허튼층 쌓은 기단위에 덤벙주초에 두리기둥을 세웠다. 정측면 3*2칸 겹처마 다포계 맞배지붕이다. 어칸은 4분합으로 협칸의 두배 넓으며 넉살문 창호다. 법당에 걸린 등에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저명인사 연등이 즐비하여 시골 절집과는 동떨어진 느낌에 그 연유가 궁금했다.
협칸 머름대가 높아 출입을 위해 계단이 놓여 이채롭다.
대웅전 삼계불. 약사.석가.아미타불
정수사에 위패를 모신 곳이 도조사이고 위패에는 고려시대 무명도공조상위패(高麗時代 無名陶工祖上位牌)라고 표기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연유가 아니길 빌며 시골절집을 방문한 정치인들의 발빠른 행보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청자부(靑磁賦) ...박종화
2009.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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