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새재 초입 등산객과 동창회 모임 등으로 왁자지껄한 골목길을 돌고돌아 민가처럼 보이는 개운사에 도착했다. 이런 작은 절집에서는 늘 부담스럽다. 큰절 스님의 강압적인 자세, 순례객을 표정 없이 바라보는 시선 대신에 어디서 왔느냐는 노보살님의 살가운 질문부터 아무 것도 볼 것 없다는 낮은 자세에 비해 우리는 거만스럽게 행동한지 않았는지 부끄럽다.
언제나 열려 있을 듯한 대문에는 금강역사가 겅계를 태만히 하여도 우리는 옷깃을 여민다. 인기척에 공양채에서 방문을 빼꼼히 여신 보살님은 사람 좋은 웃음 가득하며 천천히 둘러보라고 한다. 좁은 중정의 개운사 대웅전은 정면 4칸의 4분합 띠살문 창살로 정감이 뚝뚝 묻어나는 고향집 같다.
대웅전 창문 문벽선 하인방 밖으로 마루를 길게 내고 고맥이돌 위에 걸쳐 흥미롭다.
석탑은 대웅전 뒤에 위치하며, 금당 좌우와 후원은 절집 먹거리 텃밭으로 채소가 가득하여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여느 절집 같으면 들어가지 말라는 고함소리거 여러번 울렸겠지만 공양주 보살님은 미동도 않았다.
2기 이상의 탑 부재의 조합인지 5층탑인지 불분명하다. 어디서 옮겨온 탑인지도 알려진 자료는 없다. 지대석, 기단, 상륜은 멸실되었도 몸돌에는 우주가 조각되었다.
석탑은 담벼락에 임해 있으며 파손이 심한 옥개석 4개와 탑신석 3개가 남아 있다. 옥개석 받침은 3단이며, 흥미로운 것은 2층 탑신에 글자나 그림으로 추정되는 문양이 있어 궁금점을 자아내게 한다.
대문 천장에는 청룡과 황룡이 여의주를 쟁취하기 위해 일전불사의 자세다. 개운사(開雲寺) 사찰명과 생각해보면 구름이 열린다는 의미는 결국 상서로운 기운과, 벽사의 기능, 농경사회에서 물을 다스리는 용신앙의 상징으로 보인다.
2009.0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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