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순례자는 천흥사지에서 길을 돌리지만, 저수지와 산길을 돌고돌아 이제 답사 매니아들에게는 만일사도 필수코스로 자리매김하였다. 작은 절집이지만 옛님의 향이 짙게 드리운 가람이기 때문이다. 잠시 발품을 팔아 정겨운 돌계단을 올라서면 오층석탑이 앞서 마중하며 포근한 중정이 전개된다.
만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921년(고려 태조4) 연기(烟起) 도선(道詵)이 창건하였다고 하나, 도선은 898년에 입적하였으므로 신빙성은 없다. 당시에는 비보사찰(裨補寺刹)을 많이 세웠는데, 이 절도 도선의 비보사찰설에 따라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창건 당시에는 만일사(萬日寺)라 불렀다고 하며, 이것이 오늘날의 만일사(晩日寺)로 바뀐 데에는 두 가지 설이 전한다.
창건설화가 인근 성불사와 동일하지만 달빛에 젖은 이야기를 햇볕에 들어내면 뭐하리요?
중정의 탑지(?). 오층탑의 본디 자리로 보인다.
주전각 관음전. 법당 안에 모시고 있는 동제관음보살상에 새긴 글로 보아 고려 목종 5년(1002)에 세운 것으로 추정, 1876년(고종 13) 중창, 1970년 새로 지은 현재 법당은 정면 4칸 측면 2칸, 겹처마 팔작지붕이며, 층층진 기단이 눈길을 끌었다.
청동 관음보살 입상. 연화대좌위에 서있는 입상으로 오른선에 정병, 왼손에는 약(?)을 들고 있으며 보관에 아마타불 화불을 모신 관음보살이다. "통화(統和) 20년 천흥사(天興寺)"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제작 연대(1002년:고려 목종 5)를 알 수 있고, 요나라의 침입에 시달렸던 고려가 외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천흥사를 창건하고 이 절에 봉안하였던 것으로 추측한다.
자료에 의하면 "발굴 당시에는 땅에 묻혀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사금을 채취하던 사람들이 발견하였는데 일본인들이 매입, 보관하였다가 2차 세계전쟁 말기에 공출되었던 것을 주지 임홍근이 거두어 지금의 만일사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만일사 오층탑. 본래위치가 아님을 알 수 있으며 넒은 지대석, 1기단 각면에는 우주를 세웠고, 두터운 갑석에는 안상과 복련이 가득하다. 각층 몸돌에도 우주가 보이고, 옥개층급 받침은 2단이며 반전이 심하다.
몸돌 4면에 여래를 봉안하였으며 상륜부는 멸실되었다. 창건와 함께 조성한 탑으로 추측하여 고려 목종조의 탑으로 알려져 있다.
몸돌 여래상
오층탑 옆 삼층탑 부재
마애여래좌상. 백학의 전설이 깃든 마애불로 법당 옆 바위에 돋을 새김 되었으나 , 마멸이 심하며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미완성불이다. 양편 홈으로 미루어 보호각이 설치되었던 모양이다.
법당뒤 석굴 입구.
아직도 산골 절집에는 가는 겨울이 아쉬운 듯 마지막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다.
석불좌상. 관음전 뒷편 동굴 속 암벽에 조각되어 있다. 동굴안은 협소하여 한 사람이 배례 할 정도의 공간이다. 불두는 새로 조성하였으나 비례가 맞지 않은 듯 하다. 삼도, 우견편단 법의에 결가부좌로 수인은 항마촉지로 보인다.
날아간 백학이 돌아와 마애불을 완성하기를 빌고 또 빌며 만일사를 내려왔다. 그 날은 그날은......
2009.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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