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정읍시

[스크랩] 정읍...유선사. 남복리 오층탑. 미륵암 석불입상

임병기(선과) 2008. 11. 1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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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가 일러준 방향으로 남복리 오층탑을 찾았더니 눈앞에 절경이 전개되는 두승산 정상이다. 산정상의 탑 흔치 않은 탑을 본다는 흥분감이 채 가시기전에 길을 잘못 든 걸 알았다. 할 수 없이 정상에 자리한 절집 스님을 찾았다.

 

비구니 스님. 탑도 좋지만 공양 시간이라고 손을 붙잡는다. 절집에 든 객 공양하고 가야한다면서 강하게 말씀하셔, 갈 길 바쁜 중생 자초지종을 설명드렸더니, 섭섭해서 어떡하냐며 탑 위치를 알려주시며 고부지구대에서 다시 확인하라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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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동선에 포함하지 못한 유선사. 그 스님의 마음 평생 기억할겁니다. 우리님들 고부에 가시거든 꼭 들려보세요. 자료는 한국전통사찰정보에서 가져왔다.

 

신선(神仙)이 노닐다간 유선사(遊仙寺)

 

유선사(遊仙寺)는 “하늘을 노닐며 바다를 희롱한다(遊天戱海)”는 말이 있다. 평야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두승산(斗升山)의 정상에 오르면, 하늘과 바다를 함께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산중사찰이 계곡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면 유선사는 산 정상 부근에 자리잡고 있어, 범상치 않은 지리적 위치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날씨가 흐리거나 비라도 내리는 날엔 구름 속으로 홀연히 절의 자취를 감춰버리고 말아, 이름처럼 신선이 노니는 곳인 듯 신비로움에 감싸인다. 맑은 날 ‘평야를 품고 서해바다를 안고 있다’는 두승산에 오르면, 그야말로 산 아래 평야지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진강과 연결된 서해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을 맛볼 수 있다.

 

 예로부터 신선의 세계에 올라 수행정진하려는 이들이 즐겨 찾았다는 두승산 유선사. 이곳 대웅전 뒷동산에는 하늘에 천제(天祭)를 올리고 기우제를 지낸 칠성대(七星臺)가 있어 그 신비로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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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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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복리 오층탑

 

고부지구대에 들려 경찰관 아저씨에게 남복리탑을 수소문 하였더니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라고 한다. 조심하라는 그 말씀 중앙선을 넘어야 하니 반대편 차선을 주의하라는 의미였다.

 

조심과 위반! 어감이 다르죠?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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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장문리 탑처럼 보이지만 2기단이다. 기단 맨윗돌 위에는 높은 괴임을 두어 난간모양을 새겨놓아 독특한 특징이라고 했는데 날이 어두워 접근하지 못해 직접 볼 수 없어 못내 아쉽다. 

 

또한 탑신 1층 몸돌 4면에는 방형으로 얕게 감실(?)을 조성하였다. 지붕돌 받침은 5단이다. 상륜에는 노반과 복발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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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말하지만 너무도 황당한 말을 들어 지금까지도 어안이 벙벙하다. 어둑어둑하여 들려 스님을 찾았더니 방에서 나오시는 스님이 보살님에게 건네시는 말이 내게 그대로 들렸다. 차마 옮기지 않겠다.

 

나. 스님 스님 계세요

스님.(방문을 열며 공양주 보살에게) ***************** 하세요.

보살님.(스님에게) 탑 보러 오셨겠죠?

스님..(보면 몰라요)*********************!!!

 

그래도 믿지 못했는지 보살님이 내 뒤를 따라 나온다. 탑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 마음이 눅눅하다. 내가 떠난 후에도 스님은 그마음,생각이 변함 없었을까? 산적 같고, 도둑 같은 내인상이 문제였거니 그렇게 생각합니다.

 

문화재 답사할려면 지자체, 사찰 허가를 득하고 감성, 전과,사상 검증할 날도 머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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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

 

 날이 어두웠다. 망설이다 들린 미륵사 툇마루에 계시든 젊은 비구니 스님과 큰스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먼 대구에서 미륵님 뵈을려고 오셨는데 법당 불 켜고 사진도 찍어 가세요." 바로 옆집과 다를바없는 두 절집 분위기가 왜이리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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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 석불입상

 

문화재청 자료에는  땅속에 하반신이 매몰되어 있다고 했지만 이렇게 근자에 지은 대웅전에 온건하게 봉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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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외인, 여원인 즉 통인의 수인, 나발에 육계가 큼직하다. 백제 느낌이 든 삼도가 표현된 미륵불은  이목구비가 부드럽다. 통견이 법의, 승각기가 보인다. 남복리 탑과 동시대에 조성된 고려 불상으로 생각되지만 혼자만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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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하고 나오는 길. 신도들이 계속 들어오고 스님은 미소를 잃지 않고 버선발로 반긴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서려는 나에게 차 한잔 들고 가라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다.

 

스님 다음에 꼭 인연 지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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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사에서 바라본 노을 

 

해질녘의 단상 / 이해인

1
어려서부터 나는 늘 해질녘이 좋았다

분꽃과 달맞이꽃이 오므렸던 꿈들을
바람 속에 펼쳐내는 쓸쓸하고도 황홀한 저녁
나의 꿈도 바람에 흔들리며 꽃피기를 기다렸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눈물이 핑 도는
이별의 슬픔을 아이는 처음으로 배웠다

2
헤어질 때면  "잘 있어, 응"하던 그대의 말을
오늘은 둥근 해가 떠나며 내게 전하네

새들도 쉬러 가고 사람들은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겸허한 시간
욕심을 버리고 지는 해를 바라보면
문득 아름다운 오늘의 삶
눈물 나도록 힘든 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견디고 싶은 마음이 고마움이 앞서네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래야 내일의 밝은 해를 밝게 볼 수 있다고
지는 해는 넌지시 일러주며 작별 인사를 하네

3
비바람을 견디어 내고 튼튼히 선 한 그루 나무처럼
오늘이란 땅 위에 선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슬픔을 견디어 내야 조금씩 철이 드나 보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경험하고
터무니없는 오해도 받고
자신의 모습에 실망도 하면서 어둠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가볍지 않은 웃음을 웃을 수 있고
다른 이를 이해하는 일도 좀더 깊이 있게 할 수 있나 보다

4
찬물로  세수하고 수도원 안 정원의 사철나무와 함께
파랗게 깨어나는 겨울 아침

흰 눈 속의 동백꽃을 자주 찾는 동 박 새처럼
호랑가시나무 열매를 즐겨 먹는다는 붉은 새처럼

나도 이제는 붉은 꽃, 붉은 열매에
피 흘리는 사랑에 사로잡힌
한 마리 가슴 붉은 새인지도 몰라

겨울에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기쁨
시들지 않는 노래로
훨훨 날아다니는 겨울새인지도 몰라


5
귀에는 아프나 새길수록 진실인 말

가시 돋쳐 있어도 향기를 숨긴
어느 아픈 말들이 문득 고운 열매로
나를 먹여 주는 양식이 됨을
고맙게 깨닫는 긴긴 겨울밤

좋은 말도 아껴 쓰는 지혜를
칭찬을 두려워하는 지혜를
신(神)께 청하며 촛불을 켜는 겨울밤

아침의 눈부신 말을 준비하는
벅찬 기쁨으로 나는 자면서도 깨어 있네

6
흰 눈 내리는 날 밤새 깨어 있던
겨울나무 한 그루 창을 열고 들어 와
내게 말하네

맑게 살려면 가끔은 울어야 하지만
외롭다는 말은 함부로 내뱉지 말라고

사랑하는 일에도 자주 마음이 닫히고
꽁해지는 나에게 나보다 나이 많은 나무가
또  말하네

하늘을 보려면 마음을 넓혀야지
별을 보려면 희망도 높여야지

이름 없는 슬픔의 병으로 퉁퉁 부어 있는 나에게
어느새 연인이 된 나무는 자기도 춥고 아프면서
나를 위로하네

흰 눈 속에 내 죄를 묻고 모든 것을 용서해주겠다고
나의 나무는 또 말하네 참을성이 너무 많아
나를 주눅들게 하는 겨울나무 한 그루

 

2008.10.03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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