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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구 매일신문]자녀와 떠나는 답사여행(7)...석빙고

임병기(선과) 2008. 6. 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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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떠나는 답사여행> 석빙고
금년은 유난히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열대야가 지속되어 전력 소비와 빙과류 매출이 최고에 달했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더위를 어떻게 보냈을까? 다양한 방법으로 피서를 즐겼겠지만 영남지방에 현존하는 얼음보관 창고. 석빙고 답사(사전 접촉 없이는 내부 답사는 어렵다.)로 실마리를 찾아보자.

◇ 음식문화 다양한 호남엔 없어
석빙고는 '삼국사기' 신라 지증왕 6년(505) 때부터 축성되었음을 알 수 있지만 현재는 안동 민속경관지, 경주 반월성, 창녕 읍내, 창녕 영산, 청도, 현풍(물론 서울, 북한에도 있다.) 등 영남지방에서만 보이고 음식문화가 다양한 호남지방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현존하는 경상도의 석빙고는 신라시대에 축성돼 조선 영조 때 개`보수된 것이다.

비옥한 토양, 풍부한 어자원, 유배온 사람들에 의해 전파된 전국 각지의 음식 등의 이유로 호남지방에 맛깔스런 음식문화가 발달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호남지방에 석빙고가 존재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로 석빙고를 신라·백제의 문화의 차이로 보는 견해, 호남지방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덜 덥기에 경상도 보다 조건이 좋지 않다는 설(說)이 있다.

◇ 현풍 석빙고 조선영조 때 축조
현풍 석빙고는 1982년 석빙고 주위의 보수작업 때 축조 연대를 알려주는 비석이 발견됨으로써 조선 영조 6년(1730년)에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했다.

석빙고의 특징 중의 하나인 전면의 산, 후면의 개울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현풍 석빙고는 입구가 산자락으로 북향이며 마치 고분 같다. 또한 다른 지역과 달리 한쪽 방향으로 바람이 들게 하여 한쪽에만 날개 벽이 있다. 석빙고 뒤쪽에 위치한 물은 겨울철 얼음을 쉽게 구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뒤쪽에 산이 없는 것은 북서 계절풍을 염두에 둔 것이며, 북서 계절풍은 석빙고를 냉각시키고 얼음을 얼렸다고 한다.

한 겨울에 얼음을 채취해 여러 달 동안 얼음을 녹지 않게 한 석빙고의 구조는 다른 구조물에 비해 표면적이 작기 때문에 뜨거운 대기의 영향을 덜 받는 유선형 구조로 돼 있다. 또한 안팎의 온도차를 줄이는 반지하형 구조, 계절풍을 이용 내부 온도를 최적화하는 담, 돌벽 날개벽을 만들어 외부로부터 열이 들어오는 출입구가 작게 지어져 있다.

또한, 복사열을 최소화를 위해 봉토 위에는 잔디를 심었으며, 천장의 홍예는 압축력이 강하기 때문에 상부에 하중을 주어 압축력을 줌으로써 각각의 홍예석을 긴밀히 물리게 하고 옹벽을 토압으로부터 견디게 했다. 아치형 천장 사이는 움푹 들어간 빈 공간으로 되어있는데 더운 공기는 위로 뜨고 더운 공기는 뜨는 순간 공기주머니에 갇혀 꼼짝할 수 없게 되어 위쪽의 환기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했다.

이밖에 주로 여름에 가장 효율적으로 열과 습기가 빠져나가는데 사용한 환기구는 위쪽이 좁은 모양이다. 바닥은 입구 쪽에서 멀어질수록 밑으로 기울어져 얼음이 부분적으로 녹을 때 발생되는 수분이 바닥으로 원활하게 배수되도록 하였으며, 석빙고의 마감재는 바위와 열 차단이 우수한 흙으로 되어 있다.

◇ 과학적 구조가 한눈에 파악
창녕 석빙고는 입구에 서 있는 비석의 기록을 통해 조선 영조 18년(1742년) 현감이었던 신후서에 의해 세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부 양식 또한 조선 후기의 모습이 잘 담겨져 있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청도 석빙고는 숙종 39년 2월에 진사 박상고가 착공하여 5월에 준공했다. 석축만 남아 있는 청도 읍성 동문 동상리 구릉에 위치하고 길이 14.75m, 넓이 5m, 높이 4.4m 규모이다. 입구는 서쪽에 있으며 출입문은 없어졌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닥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경사가 졌으며 소금, 숯, 흙으로 단단하게 다진 바닥에 돌을 깔았다.

배수는 양쪽 가장자리에 있는 배수로 경사를 따라 가운데 배수구에 모여 외부로 흘러나가게 되어 있다. 천장은 무지개형으로 된 10개의 돌을 짜서 올려 4개의 보를 만들고 그 위에 거대한 판석을 덮어 천장을 만들었는데, 덮개 돌은 거의 파괴되거나 없어지고 몇 개만이 앙상하게 남아 석빙고의 프레임을 보여준다.

조상의 지혜와 과학적 구조를 한 눈에 알 수 있고 안에 들어가 실제 체험할 수 있으며 복원되지 않아 더 정겹다는 점에서, 자녀들과 함께 하는 답사라면 청도 석빙고를 추천한다.

임병기(답사카페 cafe.daum.net/moonhawje 운영)


작성일: 2006년 08월 31일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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