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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대구 매일신문]자녀와 떠나는 답사여행(6)...가산산성

임병기(선과) 2008. 6. 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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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떠나는 답사여행> 가산산성
우리나라는 산성의 나라로 불릴만큼 전국에 산성이 많다. 많이 무너졌지만 순천 낙안읍성, 해미읍성, 고창읍성 등 읍성도 현존하고 있다. 성곽(城郭)은 내성(內城)과 외성(外城)을 뜻하지만 일반적으로 성으로 부른다. 성은 유사시 적군의 침입로를 차단하거나 지연시켜 후방군이 대적할 수 있는 시간을 벌며, 지리적 이점을 통해 공격군에게 물적, 인적 피해를 입히게 되는 건축물이다.

또한 산성은 도성으로 향하는 통로를 봉쇄할 수 있는 길목에 쌓아 전란에 대비하고, 성이 함락 위기에 처하면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인 산성으로 퇴각하여 백성 보호는 물론이고, 민·관·군이 힘을 결집하여 적의 진로 및 퇴로를 차단, 적의 보급로를 끊는 역할도 하였다.

◇ 축성재료에 따라 구별
전북 완주 위봉산성은 특수 목적 산성으로 조선 태조의 어진(얼굴 사진)을 유사시에 봉안하기 위해 숙종 때 축성한 산성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외세의 침입이 아니라 1894년 갑오 농민전쟁 때 판관 민영승이 어진을 들고 위봉산성으로 몸을 숨겼다고 한다.

성은 축성 재료에 따라 가장 먼저 출현한 나무를 엮은 목책성, 흙으로 쌓은 토성, 그리고 돌로 축성한 석성으로 대별된다.

입지조건과 지형에 따라 산성은 크게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성벽을 두른 모습이 머리에 수건을 동여 맨 것 같아고 해서 붙여진 테뫼식은 대개 규모가 작은 산성에 속하며 대구 달성, 경주 반월성은 평지에 구축된 테뫼식 토축성이다.

포곡식 산성은 산기슭에서부터 능선을 따라 정상부까지 계곡을 하나 또는 여러 개 감싸고 축성하여 그 규모가 크다. 가산산성도 성 내부에 넓은 계곡이 있는 포곡형 산성으로, 둘러싼 주위 산자락을 따라 성벽을 축조한 조선 후기의 대표적 산성으로 알려져 있다.

산성이 오랜 세월동안 무너지지 않은 까닭은 '물림 쌓기' 공법 때문이다. 즉, 아랫돌보다 윗돌을 경사지게 쌓아 성벽 단면이 사다리꼴을 이루게 축성하기 때문에 견고한 것이다.

◇내`중`외성 갖춘 가산산성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끝난 후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서 세워진 가산산성은 안내문에 의하면 하양, 신령, 의성, 군위의 군령과 군량이 이 성에 속하며 칠곡도호부도 산성 내에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관아가 산성 안에 있어서 백성들이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순조 19년(1819년) 당시 경삼감사로 있던 추사의 아버지 김노경이 장계를 올리면서 칠곡도호부를 옮겼다.

자연석과 반듯하게 다듬은 무사석(武砂石)을 주로 사용한 가산산성은 산성에서 흔치 않은 내, 중, 외성을 갖춘 성이다. 중요 시설이 위치한 내성은 인조 18년 경상도 관찰사 이명웅이 4km 길이로 동서북문 및 적군 몰래 아군만 출입 가능한 8개의 암문, 산성 안에는 네 곳의 포루, 한 군데에 장대, 산성에 필수적인 샘이나 우물이 스물 하나, 기타 많은 부속시설이 들어서고 절도 넷이나 자리잡고 있었다.

중성은 영조 17년 관찰사 정익하가 왕명을 받아 460m 길이로 쌓고 여장 402첩, 중문하나 문루 하나, 별장(別將)이 머무르는 건물 등이 설치되었다. 4년 뒤에는 중성 안에 빙고를 축조하기도 했다. 외성은 숙종 26년 관찰사 이세재가 주출입구인 남문과, 3곳의 암문을 비롯 축성했다고 한다.

◇ 비밀출구`해자`총안 등 갖춰
가산 산성에는 다른 포곡식 산성처럼 계곡물이 평지 부근 남문 옆 석축 아래로 흐르도록 구축한 수구와 적의 화살, 총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시설인 여장(女墻)이 설치되어 있으며 성밖으로 출입하는 비밀 출구인 암문(暗門)이 여러 곳에 조성되었다. 또 근접한 적을 공격하는 중앙 근총안과 원거리 적군을 공격하는 좌우 원총안을 갖췄다.

이밖에도 성곽에는 성 아래로 접근한 적을 방어하기 위해 성벽 일부를 밖으로 돌출시켜 적을 3면에서 공격할 수 있는 치성(雉城), 성문을 공격하는 적군을 섬멸하기 위해 밖으로 한 겹 더 둘러쌓은 독 모양의 옹성(甕城)을 구축하며, 읍성에는 성곽 주위에 인공으로 도랑을 내거나 자연하천을 이용한 방어 시설인 해자(亥子)가 있다.

외적을 방어할 목적으로 축성된 가산산성은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6.26 전쟁의 참혹한 현장이 되기도 했지만, 옛님들의 눈물과 땀으로 쌓은 성곽은 무너지고 멸실 되어 초라한 무지개 형 홍예를 드러낸 채 말없이 오가는 등산객을 바라만 보고 있다. 녹음이 우거진 여름날도 좋지만 가을이 깊어갈 즈음 추천하고픈 산길이다.

임병기(답사카페 cafe.daum.net/moonhawje 운영)



작성일: 2006년 08월 23일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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