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홍천군

[스크랩] 홍천 / 장남리 삼층탑, 물걸리 사지

임병기(선과) 2008. 6. 6. 09:54
728x90

다른 코스를 포기하고 홍천에서 44번 국도를 따라 장남리로 가는 길은  공사, 군용차량으로 인해 느리게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삼일 답사 마지막 날 마지막 코스라 마음도 몸도 여유를 잃고 육두문자가 튀어 나올 것 같은데도 길은 끝이 없고 인내심이 한계에 이를 무렵 어렵소? 인제군 경계 이정표가 보인다.

 

 

장남리 삼층탑

 

다시 홍천으로 돌아나와 물어물어 찾은 석탑은 일년에 한 사람도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오지에 있었지만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축산업 농가에 인접한 밭에  서있는 삼층탑은 원래의 부재인지도 의심스러우나, 지대석과 방형의 기단, 1층 몸돌과 지붕돌만 남아 있다.

 

물걸리 절터

 

물걸리 절터를 찾아 가는 손쉬운 방법은 철정 군 검문소를 경유하는 코스겠지만 자료에 나와 있는 괘석리 삼층탑을 보기위해 어렵게 방향을 잡고 가도가도 산길만 이어진다.

 

이정표는 고사하고 인가도 보이지 않은 길을 대책없이 진행했더니 커다란 자연석 바위에 괘석리 입간판은 보였지만 삼층석탑은 행방이 묘연했다.

 

어쩌겠는가? 외딴 집에서 만난 집배원 아저씨도 탑 존재유무를 모르는데...

 

스스로에도 화가 나지만 우리 지자체의 문화행정 현주소를 욕하며 물걸리 절터를 찾았다. 입구에 강원도에서 보물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물걸리 사지 안내 표지로 진입했더니 사지는 없고 단정한 절집만 보인다.

 

스님 안내로  뒷꽁지로 절터에 빠져 들었다. 하지만 어디가 앞, 뒤인지 누가 알겠는가? 아니 그게 뭐 대수인가? 어차피 뒤죽박죽된 홍양사 옛가람인데......

 

삼층탑

 

진입로는 몰라도 가람배치를 잠작케하는 단서인 석탑으로 향했다. 2기단, 상하기단 우주, 한개의 탱주, 2.3층 몸돌 체감이 심하고 몸돌과 지붕돌은 한개의 돌로 보인다.

 

몸돌에는 모서리 기둥, 옥개 받침은 1·2층은 5단, 3층은 4단으로 줄어들었다. 낙수면은 얇고 완만한 기울기며, 우동이 뚜렷하며 반전은 희미하고, 상륜부는 노반만 보인다. 

 

신라하대 석탑의 특징을 갖춘 탑으로 물걸리 옛절터 창건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비로자나 석불, 광배

 

물걸리 절터에서 발굴된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석조여래좌상, 불대좌 및 광배 2기가  전각에서 모처럼 찾은 객을 반겨준다.  비로자나 석불은 보통 비로자나불에 비해 좌우손이 바뀌었으며 결가부좌도 오른발이 위로 올라가는 길상좌가 아니라 항마좌라 의아 스럽다.

 

혹 석공은 왼손잡이가 아니었을까? 

이목구비가 훼손된 둥근 얼굴, 좌우 대칭의 습의을 입었지만 전성기 석불의 당당함은 사라지고 오히려 앞으로 숙인 몸체가 부자연스러 보인다.  

팔각 연화대좌는 화려함의 극치로 상대석 앙련, 하대석 복련, 팔각 중대석 각 면에는 공양상, 주악상, 천상을 찬탄하는 가릉빈가, 향로 등이 새겨져 있다. 이러한 유형은 9세기 중엽부터 나타나는 양식으로 알려져 있으니, 선종 도입후 나타나는 이형석탑과 연관성은 없는 것일까?

 

석불 옆에 있는 대좌는 거신광배었지만 두광이 훼손되었으며, 안쪽에는 덩쿨무늬를, 가장자리에는 화염문을 새겼다. 팔각 연화 대좌는 석불 대좌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듯 지대석 안상에 향로, 가릉빈가를 새겼고 하대석의 복련,  중대석에는 보살을 조각하였다. 

 

석조 여래불, 광배


통견의, 항마촉지 수인의 석불은 훼손이 심하여 얼굴모양도 소발, 나발 구별도 쉽지 않으며 양감이 사라진 모습이다.

팔각 대좌는 지대석에 안상에  향로, 극락조 가릉빈가를, 하대석에는 복련과 귀꽃, 중대석 팔면에는 보살상, 상대에는 앙련이 새겨져 있다. 

완전한 주형 거신광배는 겹줄로 두광 신광을 구분 짓고,연꽃문, 덩쿨문, 외곽에는 화염문이, 9기 화불이 돋을 새김되어 있다. 대좌도 석불 좌대와 비슷한 유형으로 동시대에 조성된 듯 하다

 

비로자나불, 석조여래불

 

전각 가운데에 두기의 석불을 모시고 좌우에 석불대좌와 같은 유형의 대좌와 광배를 안치 했다. 우연인지 석불은 광배가 멸실 되었고, 화려한 광배는 석불을 잃어 버렸으니......

석조 부재


아쉬움, 허전함에 옛절터를 헤매었지만 답없는 스산함만 전신을 휘감는다. 폐사지 한켠 석조부재 더미를 물끄러미 쳐다 보아도 용도를 알 수 없는 부재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

 

주석하셨던 님들은 열반에 들어 무애한 삶을 살고 계시는지......
 

2006.03.15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