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대구시

[스크랩] 대구 / 팔공산 신무동 마애석불

임병기(선과) 2008. 6. 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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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동 마애불은 용수동 당산에서 팔공산 자락으로 내쳐 올라가거나, 팔공산 순환도로상에서 부인사 이정표를 지나 작은 다리에서 우회전해서 내려가야 한다. 순환도로상에서는 코딱지 만한 이정표가 답사객에게는 눈물겹도록 고마울까? 문화재가 국보, 보물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가람은 눈에 거슬릴 정도로 큰 이정표를 설치한 것에 비해 도,시지정 자료는 너무도 푸대접을 받는다.

 

몇점의 빈곤한(?) 문화유산을 극진히 대접(?)하는 지자체에 비해 경주, 대구 팔공산 자락은 풍요속의 빈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모르긴해도 규정, 예산 타령 경직성, 탁상 행정의 표본이 아닐까? 현장에 한번이라도 나가보면 금새 각성할텐데...

 

선덕여왕 재위시 창건된 부인사 초입에 위치한 마애불좌상은 신라말 고려초에 조성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삼국초기에 널리 유행한 사면불을 새기기 좋을 듯한 방형의 바위에 남향하여 있다. 부인사에 승시장이 개장되었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발걸음이 잦았을 것이다.

 


신무동 마애석불좌상/문화재청


신무동마애불은 바위 동남측면에 감실을 얕게 파고서 그 속에 좌불상을 조각해 놓았다.본래는 보호 전각이 있을 것 같은 불상은 시무외인의 수인, 통견의 법의,나발,육계,연꽃대좌,  주형거신광배이며, 주형안쪽에는 화염문,두광에는 덩굴문을 새겨 솜씨가 아주 뛰어나 보인다.  

 

또한 짧은 목,삼도,대좌는 가운데 가로선을 두고 상하에 꽃부리가 위로 향한 앙련, 복련을 조각하고 연꽃잎 속에 다시 꽃무늬가  있다. 얼굴은 통통하며 마모가 심한 눈·코·입은 작아 보인다.

탐승객은 푸르름이 절정인 여름철  마애불을 애워싼 포도밭 그늘에 누워 천석고황에 젖어들고 싶거늘, 누구의 발원인지, 지국한 불심인지 몰라도 건립중에 중단된 콘크리트 구조물의 볼썽 사나운 모습에 차라리 마애불은 멸실된 눈,코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2005.11.20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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