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대구시

[스크랩] 대구 / 팔공산 용수 당산

임병기(선과) 2008. 6. 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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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시골 어디를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민속자료가 동구의 당산이었다. 느티나무, 회화나무에는 일년내내 금줄이 쳐저있어 마을 출입시 고개숙여 출필고반필면을 고했으며 여름에는 시원한 쉼터로도 그만이었다.

 

주로 마을 입구에 자리하여 사악한 기운이 동네에 근접하는 것을 막고, 마을 풍수에서 허한 부분을 비보하기도 하며, 일년 농사의 풍요와 기자신앙의 모태이기도 했다. 멀리 타향에서 향수병을 앓을 때도 제일 그리운 대상이 당산목이었을 것이다.

 

대구 근교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당산이 팔공산 자락 용수동 어귀에 있다. 동화사 가는 백안 삼거리 못 미쳐 작은 다리에서 좌회전 하여 끝까지 가면 용수동 당에 이르며, 계속 올라가면 신무동 마애석불을 만날 수 있다.



                                                           용수동 당산/대구동구청

 

용수동 당에서도 대부분 농경사회 촌락의 제의처럼 최근까지 음기가 가장 강한 정월 보름에 사전에 선출된 제관의 집전으로 당산제 올렸으나 새마을 운동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현재는 금줄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통산 제관은 보름전 그믐날  전해에 상을 입지 않고, 자식이 많은 다복한 집안 사람이 선출되는데 용수의 제관은 특히하게 당신의 대내림에 의해 신대가 멈추는 집이 제관이 되었다고 한다. 용수마을의 동명은 마을 옆 개울에 용소에 용이 살았기 때문이라고 하니, 전국에 산재한 용신앙의 한 부류이다.

 

배씨와 구씨 집안에 의해서 마을 입구에 당이 조성되었다고 하며 300년 내려오던 동제였는데, 아쉽게도 현재는 절차 와 내용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의 지자체 들이 요란한 축제와 거금을 투자하여 향락,소비위주의 문화행사에 행정을 낭비하는 동안에 수백년 전통의 민속은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마을의 어른들이 돌아 가시기 전에 자료를 수집하고, 목소리를 녹취하여 환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2005.11.20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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