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안동시

[스크랩] 안동 / 옥산사의 꽃미남

임병기(선과) 2008. 6. 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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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가산 방단석탑에서 많은 시간을 소요해 쫓기듯 분주한데 북후초교를 지나 마을 뒤 농로

에서 앞서가는 경운기를 만나 대책없이 뒤를 따랐다.

연세 지긋하신 촌로는 힐끔힐끔 뒤돌아 보며 미안함을 표했지만 농약 살포하러 가시는 분

이 뭐가 애닯겠는가?

 

농로를 벗어나서도 성혈사 길 마냥 옥산사 마애불 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긴장감을 멈추

지 않고 마치 민가같은 요사채에 이르니 송아지 크기의 개가 악을 쓰고 짓는다.

절집개는 대부분 온순하기 그지없거늘, 이놈의 똥개는 아직 경계를 넘지 못한 놈이 분명

하다.

 


안동 옥산사마애약사여래좌상

정갈한 좁은 뜰에 계시던 비속비승 모습의 스님께서 일갈하시고야 떵개놈은 악다구니를 멈춘다.

최근에 조성한 현판 없는 법당에 석가여래를 주불인데도 지장과, 관음을 협시로 모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얕게 돋을 새김된 석불은 소발, 육계에 복스런 얼굴 모습, 근엄한 경주 동남산 보리사 석불에 가득하던 그 미소를 보는 듯하다. 

저 미소에 넘어간 신라,고려,조선의 수많은 낭자들이 할머니가 되고, 하늘로 가시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참으로 잘생긴 꽃미남 석불은 우견편단 아래로 곱고 단아하게 여민 속옥 고름이 정겹고, 항마촉지에 약합을 든 약사여래부처는 만개한 연꽃 대좌위에 앉아 멀리 북후들판을 조망하고 계신다.

언제나 늘 그러하셨듯이......

2005.8.27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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