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고령군

[스크랩] 고령 / 반룡사

임병기(선과) 2008. 6. 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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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읍내를 우회하여 지산동 고분과 박물관을 지나 쌍림 딸기단지를 못미쳐 우회도로를 
접어드니 먼 옛날 미숭산 반룡사의 영화를 그리워 하듯 고령문화학교에서 세운 솟대가 
북쪽하늘을 향해 무념의 빈 눈동자를 보내고 있다.
'용 1리' 라는 동명으로 보아 반룡사의 입지가 용의 형국에서 유래되었음을 알려주는 
동리 앞 당산나무에는 금년 정월 보름에 마을의 안녕과,풍요를 기원하는 동제 후에 입힌
왼새끼로 꼰 금줄이 걸려 있어 눈과 맘을 즐겁게 한다.
이야기를 돌려, 우리민속에서 왜? 마을 동제를 정월 보름에 올리는지 알고 넘어가자.
정월 보름은 일년중 달, 즉 음기가 가장 강한 날로 음은 땅이며 양은 하늘이니 농경사회에서
음기에 생산력 극대를 바라는 목적으로 행하며,줄다리기가 결국은 집단적 성행위를 통하여 
주술적 다산효과를 노리는 것처럼 농경문화의 산물이라 하겠다.
신라 애장왕시 창건되었다는 반룡사는 생각보다는 큰 산지가람으로 전체적으로는 가람배치가 
조화롭지 못하지만 크게 대적광전 영역과,약사전 영역으로 볼 수 있으며, 일주문 및 여타의 
문이 없어 마치 부도전이 사찰의 경계로 여겨진다.
최근에 불사를 한 흔적이 아니더라도 2기의 원구형, 2기의 석종형 부도와 비신과 탑신이 
사라져 귀부만 있는 탑비(?)와 석탑 옥개석 하나가 앉아 있는 부도전은 제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겠으나 유난히 굵은 대나무가 오히려 눈길을 잡아매어 오동나무를 
찿아 한가하게 눈을 돌렸다.
[반룡사]...박효수/출처 동국여지승람
절에 대숲이 있는데
울타리 밑에는 들국화가 많고 
밭에는 목숙이 나 있구나
땅에 따라 물건에 귀천이 있는 법인데 
하물며 이 기원의 대나무랴
이끼 낀 정대도 맑은데 
푸른 눈은 흰발을 비춘다
달빛이 스며드니 그림자 금빛으로 부셔지고
바람이 흔드니 그 소리 옥에 부딪는 듯
화사하긴 요홍(요씨의 누른모란)을 웃는 듯
곧은 모습은 기수(중국 하북성의 강이름)의 
푸름인 양 아리땁구나
삼엄하기 일만 무부가 갑옷을 입고
즐비하게 창과 깃발을 세워 놓은 듯 하다
살은 없고 오직 뼈마디 뿐 
어찌 십위목에 비기랴
내평생 차군(대나무)을 사랑하여 
두어 떨기 띠 집을 둘러 있노라
어느 날에 주불(관복)을 풀고
위수(중국 섬서성의 강) 맑은 물가에 집 짓고
천이랑 푸른 그늘 사이에서 
바람이 일어 두건을 흐트러 뜨리면
고개높이 듣고 진세에 거만 부리며 
이 몸은 구름 속의 백조 같으리라 하였다.
약사전, 지장전 영역은 산등성이에서 대적광전을 굽어보며 위치하며 약사전은  측면에 
삼성각 현판이 걸려 있어,본디 삼성각을 중수후 약사전 현판을 건 것으로 보이지만,주불이 
약사여래라 좌우에 산신,나반존자만 계시고 칠성은 뵈이지 않는다.
헌데 우려되로 해인사 원당암의 다층석탑 같은 청석으로 만든 고려탑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달래며(다층석탑을 찿아 헤맨 이야기는 나중에...)대적광전으로 발길을 옮겨 
십우도가 벽면을 애워싼 전각은 고풍스런 맛은 느낄 수 없었지만, 주불인 비로자나불의 
수인이 두손을 깍지 모양으로 맞잡은 잘 볼 수 없는 지권인의 수인이라, 한참 눈을 잡아
두어 절 떠난  다층탑과 조선의 동종이 옛집 찿아 환희의 노래를 부를 날을 그리며 가람을 
벗어나는  머리 위에 여우비 흩날리더라.
2004.02.28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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