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양산시

[스크랩] 양산 / 통도사(1)

임병기(선과) 2008. 6. 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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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들 범하는 오류중에 우리나라의 3대 사찰을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삼대 사찰이 아니라 불교에서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 통도사,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법보사찰 해인사,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 송광사, 즉
불교의 삼보인 佛法僧을 의미하는 삼보(三寶)사찰의 잘못된 이해이며 각 사찰에서도
가장 높은 위치에 상징 전각이 있다.
다시 말해 해인사에는 장경각, 통도사에서는 금강계단, 송광사에는 수선영역이 사찰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앞서 달리던 씽님이 차를 멈추고 내리라고 손짓한다.
"통도사 석장생 보고 갑시다"며 손으로 가리키는 곳에 풍수의 비보, 사찰의 경계, 이정표
민간의 미륵신앙인 장승이 길옆에 서있어 잘 나가던 시절의 통도사의 사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창녕 관룡사, 상주 남장사에서 돌장승을 볼 수 있고( 해인사 입구의
장생은 순수하게 이정표의 기능으로 만 여겨지고) 대부분 목장생이나 호남지방에서는
실상사를 비롯 석장생이 널리 산재해 있으나 장승이란 명칭보다는 벅수라고 널리 불려
진다.


장승과 벅수의 차이는 뭘까?
많은 설(說)이 있지만 장승은 국가 주도의 이정표 및 왕의 장수를 의미하는 황장생
(皇長生), 국장생(國長生)에서 파생한 제도권이라면, 벅수는 정자의 난간, 다리 난간의
엄지기둥의 법수(法首)에서 파생된 기층민중의 염원이 담긴 명칭으로 해석하는 설을
난 따른다.


승려가 될려면 금강석처럼 단단한 계율을 지키며 금강계단을 통해서 계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로 통도사라 했다하였던가?
범어사를 1979년에 들렸고, 통도사도 더듬어보니 1984년 회사에서 춘계 야유회를 왔던
기억이 나니 실로 20년만에 나들이라 눈에 익은 모습이 전혀 없어 어리벙벙한 나에게
씽님이 일주문 편액이 대원군의 글씨라 말씀하신다.


공양시간을 고려해서 이곳이 고향이라는 낭자가 앞서면서 공양간으로 따라가니 으미
완전히 뷔폐식 식단이 갖추어진 고급식당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허기진 일행은 발우
가득 담아 오더니 기어코 두명의 낭자는 양이 많음을 호소하여 이놈이 보시를 베풀었다.
축생과, 아귀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통도사는 동서를 중심 축으로 하여 가람이 형성되어 있다해도 상,중,하로전 영역마다
많은 전각이 배치되어 있어 어지로워 보이지만 불교신앙이 고루 갖추어진 질서와 조화를
극대화한 가람배치로 알려져 있다.


일주문을 들어서 천왕문을 비켜 들어가면 하로전 영역으로 영산전, 약사전, 극락전, 범종각
가람각 및 3층 석탑이 위치해 있으며 극락전 뒷벽의 반야용선은 국내에서 유일한 벽화로
많은 이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하겠다.


반야용선 즉 망자 사후에 이생에서의 착한 공덕을 지은 사람들이 극락세계로 타고 가는
용두의 배 그림으로 배위에는 각층의 사람들이 온갖 표정을 지으며 승선해있으며 스님
들이 가장 많은 것은 업보에 의해서일까? 아님 스님이 그렸기 때문일까?
극락으로 가는데 불안한 얼굴의 중생들은 뇌물로 판관을 매수한 것이 탄로 날까 두려운
까닭일까? 아무튼 "반야용선은 공덕을 짓고, 덕을 쌓으며, 보시를 베풀면서 살아라!!!"를
암시하는 그림으로 자기자신을 한 번쯤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
리라.


극락전의 아미타불과 약사전의 약사여래는 탑을 가운데 두고 관할구역을 굳건히 사수하고
있으나 하로전의 주전각인 사성도 탱화, 고풍스런 내부를 갖춘 영산전은 남향건물이면서
도 석가여래는 서쪽을 향해 계신다.
전면의 다보탑 벽화를 마주보기 위한 공간구성의 활용으로 생각되나 근거 있는 이론은
아니고 나의 판단일 뿐이다.


아마 많은 탐사객이 살펴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천왕문 옆의 가람각 또한 토착신과 어울렁
더울렁 불교와 민간신앙과의 합일점이 이룬 전각으로, 이상하게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삼보 사찰 (즉 송광사 일주문 안 고향수 옆 세월각, 척주각, 해인사
천왕문 안의 국사단, 통도사의 가람각 )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전각이다.

2003.07.17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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