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양산시

[스크랩] 양산...용화사

임병기(선과) 2008. 6. 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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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출장 귀사길. 계획에도 없었던 용화사.신흥사 대웅전 이정표가 눈에 들어와 급히 핸들을 돌렸다. 칠백리를 달려온 낙동강물이 지친 숨을 고르며 먼바다를 만나려는 강가 넓지 않는 소로을 거슬러 용화로 향했다. 봄날이든 여름날이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고운님과 걸어도 좋을 풍광이 펼쳐진 길 끝 정수장이 가로막고 있다.

 

근무자와 공사인부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느끼며 미로처럼 보이는 경부선 철길을 관통하는 터널을 거쳐 작은 절집 너무도 고즈넉해보이는 인적없는 용화 중정에 이른다. 고즈넉? 어림도 없었다.무자비하게(?)굉음을 내며 달려가는 기차 소음에 절집이 살아 있다는게 신기하다.

 

스님도 출타중인 빈절집에는 고양이가 주인이 되어 객을 친절히도 마중한다. 졸졸졸 뒤를 따르는 고양이는 법당문을 열자 재빨리 앞서 들어가 불상앞을 지킨다. 허튼짓 하다가는 그만두지 않을 태세이다. 용화사는 불쑥 강변에서 솟아난 불상을 모신 사찰로서, 대웅전 석조여래불을 마을사람들은 미륵님이라 부른다고 한다. 


 

최근에 일부 보수된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불상으로 알려진 석불은 항마촉지인, 거신광배는 화려하다. 유난히도 곱슬한 머리, 신체는 앞으로 기운듯 하다. 설명문에는 광배 뒷면에 하늘에서 하강하는 천인상 2구가 음각되어 있다고 하여 유심히 살펴도 눈으로 확인할 수 는 없었는데, 통일신라 불상 가운데 광배의 후면에 공양천인상이 조각된 것은 이 불상이 유일한  예로 알려져 있다.  


 

 

"불상은 원래 김해시 상동면 감로사지에 있었다가 용화사 근방의 낙동강변에 있던 것을 1947년 2월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고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높이 2.23㎝의 중형의 불상으로, 현재 보물 제491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좌는 지대석, 복련과 팔각 중대석, 앙련석을 놓은 상대석을 갖추었고 중대석에는 여래상과 공양천인상을 새겨놓았다. 

 

 

대웅전을 새로히 불사를 할 수 없다면 사진에 보이는 삼성각 뒷편 언덕에라도 전각을지어 소음에 지치고 철길 방음벽 때문에 시야가 막힌 석불에게 자리를 내어주면 좋겠다. 사는 사람의 편의가 가장 우선되는 시절이지만 천년넘게 자리를 지켜온 석불을 우리맘대로 구속할 수는 없지 않을까?

 

처음부터 나를 수행(?)하던 고양이가 보인다. 내가 절집을 나가는 것을 보고는 다시 중정으로 향한다. 득도한 나비가 분명해 보인다 ㅎㅎ

 

 

가장 수려한 위치에 자리하고서도 갖힌 용화사. 주출입동선이 있겠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언제쯤 저 불빛처럼 용화사에 빛이 들어 본래 모습으로 돌려줄 수 있을지... 

 

2007.12.12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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