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신안군

신안...암태도 송곡리 매향비

임병기(선과) 2016. 3. 2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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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태면 송곡리

정반대 방향으로 안내하는 내비양 보다 나의 눈썰미로 길가의 이정표를 발견하였다.

그도 잠시 길이 없을 듯한 길을 들어가서야 전각이 눈에 들어왔다.


 

매향비埋香碑

매향비는 1982년 7월 목포대학교 부설 도서문화연구소의 암태도 공동학술조사에서 발견되었다.

본래는 약간 높은 산사면에 있었으나 수로공사로 현위치로 이건하였다고 한다.


매향비에는  7행의 글씨가 새겨져 있으며 조성 절대년도(1405년)가 표기되어 있다.


埋香處伴巳島

東岩置 南今隱哉

西岩泰島 北尾山  熟飯女二

樂三年四月卄四日埋  金施主永伊

香万仏香徒

□□香徒等埋香令有如可

□□良慈[惠]□夲少□[等]立碑


비문 내용은 제1행에 ‘매향처반사도埋香處伴巳島라 하여 매향의 위치와 방위가 명시되어 있다. 또 동암치東岩置 서암태도岩泰島 남금은재南今隱哉 북미산北尾山이라 명시되어 있는데, 곧 동쪽은 암치도岩峙島를 가르키며, 서쪽은 암태도岩泰島, 남쪽은 팔금면의 거문지마을을 지목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쪽의 미산尾山의 위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 비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매양처․사방기준기․매향시기․주도집단․매향과 비석을 세운 경위․참여자․시주자 등이 기록되어 있다. 암태도 매향비의 특징은 매향의 주도층으로 향도香徒와 매향처埋香處를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올렸던  당진 안국사지 매향비의 글에서 인용했던  이해준 교수의 글을 발췌하여 옮겨왔다.

이해준교수는 암태도 매향비를 발견한 분이다.


"매향(埋香)이란 과연 무엇일까?

천년 전의 우리 조상들은 무슨 연유로 향을 갯벌에 묻고 천 년 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살랐던 것일까?

또 당시 그들이 느꼈을 현실감은 과연 오늘의 우리가 느끼는 그것과 얼마나 다르고, 또 얼마나 심각한 것이었을까?

매향에 담긴 선조들의 깊은 마음을 더듬어 보자. 


IMF 이후 깊은 산 속의 기암괴석 아래에서는 무당굿이 한창이고, 도심 속의 여관 골목에는 수많은 "도사님"들이 성업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미래가 불투명하고 사회가 혼란스럽다는 이야기일 것이다.우리의 과거 역사 속에서 힘없는 인간들은 이럴 때면 어김없이 갖가지 신령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의지하여 왔다. 고려 말과 조선 초기, 해안과 섬 지방 민중들도 마찬가지로 매향을 통하여 자신들의 미래를 기원했다. 그들은 개펄에 향을 묻고 다가올 미륵 세계와 미륵불을 기다렸다. 자신의 이러한 애틋한 기다림과 정성을 미륵보살이 분명코 알아주리라 기대하면서 말이다.

매향(埋香)이란 글자 그대로 향나무를 땅에 묻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향나무는 아무 곳에나 묻는 것일까, 아니면 특별한 곳에 묻는 것일까? 또 왜 묻는 것이며, 향을 묻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일까?

 

민중의 염원이 담긴 "매향 의례" 


매향을 할 때 향나무는 아무 곳에나 그냥 묻는 것이 아니다.불가에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매향의 최적지는 계곡 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따라서 매향이 이루어지는 곳은 섬이나 해안지역이어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개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매향한 지점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저 유명한 신안 해저 유물선이다. 이 유물선이 발견된 곳은 개펄이었다.

 

조사단에 따르면 이 유물선은 개펄에 침몰하였기 때문에 선체의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목재는 개펄 속에 묻혀 오래되면 마치 강철처럼 단단해진다. 더욱이 신안 해저 유물선에 화물로 실려 있던 목재 자단목은 일종의 향나무였다.본래 목재로 수출된 것이었으나 이 자단목은 천년 가까이 개펄에 묻히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침향이 되었다. 매향의 결과 얻어진 침향목이 바로 그 모습 아니었을까?"


 

 

요즈음 살만한 세상인가?

향나무 한 조각 가슴에 묻고 싶지 않은가?



그간 답사한 우리나라의 매향비

 

 

예산 효교리 매향비

 

 

영암 채지리 매향비

 

 

당진 안국사지 매향비

 

 

사천 매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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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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