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연천군

연천...경순왕릉

임병기(선과) 2014. 10. 2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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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푸른제복 3년 그곳에서 격동기를 보냈다. 10.26 박대통령 서거. 12.12 별들의 전쟁.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현대사의 획을 그은 현장에 있었으며, 그시절에는 영내에서 비인간적 선임병들의 작태, 가혹행위 등이 다반사였다. 또한 그게 군조직 특유의 위계질서로 미화되고, 군사문화가 최상층에 자리했던 시절이었다. 나는 보급병이라는 비교적 편한 보직이었지만 1981년제대 무렵에는 연천땅을 향해 오줌도 누지 않겠다고 다짐 했었다.

 

그런데 사람 사는 것이 뭐 그런가? 50줄에 들어서면서 부터 그곳이 가고 싶어졌다. 다행히도 몇해전 우리카페 산곡님을 통해 부대 원경을 사진으로 접하고 울컥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2년전에는 부대 선임들과 연락이 닿아 우리가 복무시에  선임하사로 계셨고 원사로 전역한 분의 안내로 너무도 변해버린 부대를 방문 하기도 했었다.

 

나이가 들었는가?

지난 추억들을 반추하면 후회보다는 아름다운 기억들이 먼저 다가오고 함께했던 그 사람들이 보고 싶어 진다.

 

연천!!!

고문리 재인폭포 들머리, 6군단 포병 822대대 챠리포대

나에게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은 내젊은 날의 고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경순왕릉은 신라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도에 위치하며 고랑포 나루터 뒤편  남방한계선과 인접한 나지막한 구릉의 정상부 쪽에 단독으로 위치한다. 왕릉은 조선후기 사대부의 묘처럼 보인다. 주변 석물은 조선 영조 때 조성하였다고 한다.

 

능은 원형으로 32매 호석과 곡장을 두르고 있으며, 능 전면에는  2단의 계체석을 갖추고 있다. 하단의 계체석에 상석,장명등, 석양,  망주석이 놓여 있다, 상단에는 능표가 있다. 능표 전면에 신라경순왕지능 “新羅敬順王之陵”의 비문이 있다. 묘가 위치한 구릉 좌측하단에는 경순왕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가 비각 내에 있으나 훼손되어 판독이 불가능하다.
 

 

경순왕은 신라의 마지막 왕으로, 성은 김, 이름은 부傅이며 신라 문성왕의 후손이다. 경순왕이 경애왕의 뒤를 이어 즉위할 당시에는 각처에서 군웅이 할거하여 국력이 쇠퇴하고, 특히 후백제 견훤의 침략으로 영토는 날로 줄어들고 있었다. 이에 민심도 신흥 고려로 기울어지자 경순왕은 무고한 백성들이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막고자 신하들과 큰아들 마의태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려 왕건에게 평화적으로 나라를 넘겨 준 후, 왕위에서 물러났다. 이때 마의태자는 금강산으로 들어가고 막내아들 범공은 화엄사에 들어가 스님이 되었다.

 

경순왕은 태자의 지위인 정승공에 봉해지는 한편 유화궁을 하사받고 경주를 식읍으로 받아 최초의 사심관으로 임명되기도 하였다. 태조 왕건의 딸 낙랑공주와 결혼하여 여러 자녀를 두었으며 고려 경종 3년(978년) 세상을 떠났다. 승하한 후, 신라 유민들에 의해 경주로 모시고자 하였으나 고려 조정에서 “왕의 구柩는 백리 밖으로는 나갈 수 없다”하여 이곳 장단 고랑포 성거산에 왕의 예에 준하여 장례를 모셨다.

 

그 후 임진왜란 등으로 실전失傳되었다가 영조 23년(1747)에 후손에 의해 발견되었으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또 다시 실전된 것을 1973년 이곳을 방어하던 육군장병에 의해 발견되어, 수차례의 정비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비각과 재실은 1987년 다시 건립 된 것이다.

 

 

경순왕릉추정 신도비. 대리석재의 비석은 원래 고랑포구 주변에 방치되었던 것으로 1976년 고량포초교로 옮겨 놓았다. 1748년 후손들이 발견한 신도비로추정하여 1986년 이곳에 비각을 건립하여 옮겨왔다. 마모가 심하여 거의 판독이 불가하며 건립년대는 조선추기로 추정한다.

 

 

버스를 타고 온 단체 답사객 때문에 해설사의 설명은 계속되고, 일행에서 벗어난 사람들 때문에 분위기가 산만하다. 경순왕릉은 늦은 가을 해질무렵. 홀로 살펴보는 것이 제격이 아닐까? 그런저런 상념에 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201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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