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영천시

영천...거조암 석조여래삼존불

임병기(선과) 2014. 6. 24. 07:18
728x90

 

 

보살님의 철통같은 경계로 인해 나한상 촬영은 하지 못햇습니다.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아래에 예전의 건방진 답사기가 있군요.

 

석조여래삼존. 한국사찰문화재총람에는 고려후기 작으로 소개되어 있다.

 

 

 

 

 

2014.06.06

====================================================================================================

 

영산루

 

오랫만에 다시 찾아온 거조암. 루대를 조성한다는 풍문에 영영 발걸음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다시 인연을 지었다. 초입 마을 당산숲에는 변함없이 당산이 거조암 출입객을 지켜주건만 왜이리 호화찬란한 영산루가 들어서야했는지 의문이다.

 

기실 넓은 주차장이 조성될 때부터 그런 조짐이 보였었다. 이제 순서에 따라 일주문도 세우고 진입로 주변 사과과수원에는 볼쌍사나운 사하촌 주막이 조성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겠는가?

 

권위를 세우지 않고 헛기침 한번으로도 집안은 물론 동네의 기강을 확립하고 공동체 삶을 풍요와 안락한 주거공간으로 자리잡게하는 예전 시골 촌락의 어르신 역활처럼 거조암에는 화려하고 넓고 많은 전각이 없어도 정혜결사, 고려시대 건축물 영산전, 오백나한, 후불 영산탱 이름만으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 사격이 드높은 절집이었었다.

 

영산전

 

신라 효성왕 창건설과 경덕왕 재위시 창건했다는 설이 있는 거조암의 주전각은 오백나한을 모신 영산전이다.영산전(靈山殿)은 석가모니불이 제자들에게 법화경을 설했던 영취산을 형상화한 건물로 석가모니불, 10대 제자, 16나한을 또는 500나한을 모시기도 하며, 주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를 후불탱으로 봉안한다.

 

얼마전까지도 인적이 드문 한적한 절집이었던 거조암은 고려말기 건물로 알려진 영산전으로 인해 나한도량 참배의 종교적인 목적외에도 건축학도들의 필수 답사코스였다. 건축적인 안목이 낮아 짜임새와 공간배치 내외공간 구조적인 특성 등의 깊은 이해는 없지만 정면 7칸 측면 3칸 영산전을 감싸안은 여인의 속살처럼 뽀얀 토벽이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최근 조계종단과 관련된 일련의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사안으로 불교계의 자정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봇물 터지듯 쏫아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문경 봉암사 결사 60주년 행사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 열렸다고 한다. 지나치면 모자람보다 못하건만 지나온 역사 마다마디에 여러번의 개혁의 산물인 결사가 새겨져있다.

 

결사(結社)는 타락한 불교종단를 개혁하고 혁신을 하려는 종교운동으로 고려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거조암에서 정혜결사(定慧結社)를 시작하면서 부터다.불교교단을비판한 스님은 경북 예천 학가산 보문사에서 은거하며 수행에만 전념하다가 1188년(명종 18) 봄 거조암 주지 득재(得才) 스님의 청으로 거처를 옮긴 스님은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을 규합하여 본격적인 수행 결사에 나섰으며 이후 송광사로 결사 도량이 옮겨가지만 결사의 시작은 바로 이곳이었다고 알려져있다.

 

"정혜결사는 선정(禪定)과 지혜(智慧)를 근수(勤修)하는 결사(結社)이다. 정혜결사는 첫째 당시에 극히 속화되고 미신화된 '호국기복불교' '우상불교'에서 현실적으로 안심입명(安心立命)하고 구세제중(救世濟衆)하는 '정법불교'의 복귀운동이며, 둘째 명리(名利)의 도구화된 '형식불교, '가면불교'에서 진실한 출세간의 길을 밟아 성불도생(成佛度生)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수행불교'의 재건운동이며,퇴폐하고 변질되어 버린 '궁중불교' '관권불교'에서 참신하고 생명 있는 '민간불교' '대중불교'의 건설운동이었다.


보조국사는 이러한 역사적 사명에서 구시대적 불교의 방향을 전환하려는 한편 참다운 '수행불교' '정법불교' '민간불교'를 실현하기 위하여 <근수정혜결사(勤修定慧結社)>를 발기했다. 이 세종류의 불교이념이 그 결사의 제호에 그대로 표현되었는데 '근수(勤修)'는 '수행불교'의 재건을 뜻하는 것이고, '정혜(定慧)'는 '정법불교'의 복귀를 말하는 것이며, '결사(結社)'는 지난날 궁정불교, 관권불교를 탈피한 새로운 민간자유의 수행집단을 구축하는 민간불교, 대중불교를 지향한 것이며, 이것이 정혜결사의 근본 취지이다."

"지눌 스님이 거조암에서 정혜결사의 횃불을 치켜든 것은 결코 우연의 일만은 아니다. 거조의 조(祖)는 조사(祖師), 즉 일대사를 해결한 수행의 종장(宗匠)을 가리키는 말이거니와 그것은 바로 나한이라고 한다.

나한은 진리에 계합한 이라하여 응진(應眞)이라 하고, 그리하여 공양을 받을 만한 존재이므로 응공(應供)이라 한다. 정혜결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수행자가 응진, 응공,나한인 것이다. 결사도량 거조암은 그 뒤 1298년(충렬왕 24) 정월에 원참(元참) 스님이 밤중에 낙서(樂西)라는 도임을 만나 본심미묘진언(本心微妙眞言)과 극락왕생의 참법(懺法)을 전수받아 기도도량으로 크게 부각되기에 이른다."...출처/다음



 

맞배지붕의 간결함이 정혜결사의 결연한 의지와 오버랩되는 영산전 측면이다. 풍판이 없어 속살을 드러낸 간결하고 단순해 보이는 외관이다.종도리를 비롯 7개 도리로 인해 칠량집임을 알 수 있고, 서까래, 박공, 들보,퇴보,공포,솟을 합장과 마루대공도 확연하다.

 

어느님은 수덕사 대웅전 측면이 남성적 이미지이며 거조암 영산전은 여성적인 미라고 표현했지만 내눈엔 오십보 백보다. 때가 되면 건축을 전공하신 분과 동행하여 결구 수법, 힘의 분산, 이미지 등의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

 

고려시대 건물로 알려진 영산전은 현재 500나한을 모시고 있고 긴 장방형의 구조, 살창, 단청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경판을 보관했던 전각으로 추측도 하지만 중정의 신라하대에 조성된 탑으로 미루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영산전 앞 중정에 자리한 2기단, 3층 탑이다.지붕돌의 반전등 몇가지 특징으로 미루어 라말여초 탑으로 보인다.  상륜은 멸실되었고 상기단 면석에는 탱주가 보인다. 아담하고 단정한 탑이지만, 건물 전체가 국보인 영산전, 오백나한, 후불탱에 가려 스폿트라리트를 비켜가 있다. 그래도 탁트인 시야로 눈이라도 즐거웠는데 영산루로 인해 그 즐거움 마져 박탈당했으니 왠지 서글픔이 더해지는 탑이다.


후불탱

 

영산전에서 지극정성으로 절을 올리는 보살님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탱화만 촬영했다. 500나한은 아쉽게도 놓쳤지만 참배객을 배려하는 나의 마음이 더 큰 공덕이라 자위하고프다.

 

동행한 한 분이 "보색은..." 라고 설명했지만 내귀엔 우이독경이다. 설상가상 적녹 색약인 탓에 후불탱화 색감 이야기에는 언제나 자리를 피한다. 대부분 후불탱이 오방색을 사용하기에 시대적 유형등으로 후불탱을 바라볼 분이다.

 

조선중기 이후 화면 가득한 탱화와 달리 천왕.보살,제자 몇 분만 화면에 담았으며 키모양 광배, 위계질서가 무너진 구도 등으로 미루어 15세기 이후로 판단되지만 화기에 명기된 제작년도는 정조 재위시절인 18세기 후반이다.영산전 후불탱은 일반적인 유형과 달리 적색을 바탕으로 호분으로 선묘한 탱화로 많은 미술사학가들의 사랑을 받지만 무슨 연유인지 비지정 문화재이다. 

 

뭐니뭐니해도 거조암 답사의 진수는 영산전에 봉안된  오백나한상이다. 정확히는 526나한이라고 한다. 정확한 조성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한은 득도의 최고 경지에 이른 인물이며 다른 존상과 달리 천진난만하고 꾸밈없는 표정등 각기 다른 얼굴로 모셔진다.

 

화강암을 투박하게 다듬어 호분으로 화장한 모습은 일생을 살아가는 우리가 경험하는 희노애락을 질박하게 나타낸 듯하여 어쩌면 절집에 모셔진 어떤 불보살보다도 더욱 인간적인 면모로 우리와 친근하며 사랑받는 상이다. 일반적으로  영산전, 나한전, 응진전 전각에 16나한, 500나한으로 봉안되며 주불은 석가모니불이다.

 

산신각

 

산과 절집의 경계인가? 경계를 허무려는 상징인가?

경계는 인간의 잣대임을 암시하는 것일까?

 

2007.10.07

728x90
728x90

'경상북도 > 영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천...부귀사 석조여래좌상.부도전  (0) 2014.06.26
영천...운부암  (0) 2014.06.25
영천...중암암 석불좌상. 부도  (0) 2014.06.23
영천...보성리 암각화  (0) 2013.01.21
영천...대명사 석조여래좌상  (0) 201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