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정읍시

정읍...상학마을 옛담장

임병기(선과) 2012. 5. 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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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면 상학마을 입간판을 사이에 두고 마을 진입로에 선돌이 보인다. 장승 역활을 하는 마을막이 수호신으로 오래전부터 민초들에게 숭배의 대상이었다. 고향 떠난 출향민에게는 아득한 향수의 근원이었으며 아름다운 추억의 소재였을 것이다. 느티나무 당산 아래 마을회관에서 공동으로 점심 준비를 하던 할머니들이 담장을 보러 멀리서 왔다는 말에 들어오라고 권했지만 숫기없는 중생이 선선히 들어갈 용기가 있을 턱이 있나!

 

 

우리나라 많은 지방에 이런 옛담장과 골목이 어우르진 마을이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남아 있었지만 새마을 운동은 정신을 민속을 추억을 돌담길을 황폐화시킨 헌마을 운동이었다. 물론 새마을 운동의 근면 자조 협동 정신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천년 간직해온 전승되어오던 민속을 풍속을 미신이라는 미명하에 말살한 조치 등의 일련의 운동은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하고 하루바삐 복원해야한다고 믿는다.

 

 

상학마을 옛담장은 두승산 자락에 터전을 잡은 후 땅을 개간하고 논.밭을 경작하면서 나온 돌을 한 개 두 개 모아 꾸불꾸불 삐둘빼뚤 도면 없이  올린 정성과 땀의 결정체이다. 아름답다는 말은 사치이다. 주민들의 삶이요 생활의 일부이기에. 동학군의 노도질풍의 행진. 징용으로 동구를 떠났던 청년. 새마을 운동으로 사라진 옛친구 등 스쳐간 인연를 그리며 그렇게 마을 지켜오고 있다.

 

 

돌담길 추억...미산 윤의섭

 

구름의 그림자가

산을 가리고

가끔식 마을로 내려온다

 

거치른 돌갓사이

이기낀 돌담길에

구부러진 감나무가 봄을 다시 맞는다.

 

먼지 덮힌 낙엽이

길옆에 깔려있고

모퉁이에 냉이꽃이 키큰향을 올린다

 

혼자만의 외로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이끼긴 돌담길의 추억을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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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골목길은 그리움이 해갈되는 길.  외로움이 사라지는 길이라고 했다. 내게는 추억이 새록새록 움돗는 길이다. 해지도록 뛰놀았던  친구들의 웃음소리, 종일 골목길을 누비며 어깨동무 하고 불렀던 '동무 동무 씨동무 보리가 나도록 씨동무.....'그 노래가 아련하다. 밥 익는 내음이 골목길을 총총이 사라지면 저녁 준비 되었다고 아이를 부르던 어머니들의 목소리도 많이 그립다. 마치 상학마을이 나의 고향인 듯.

201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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