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하동군

하동...청룡리 은행나무

임병기(선과) 2011. 12. 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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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종면 청룡리 266번지에 위치한 수령 600여년의 은행나무이다. 마침 나무 아래에 자리를 깔고 한담을 나누시던 마을 어르신 서너분에게 재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은행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추앙받으며 다른 지역과 달리 음력 섣달 그믐날과 이월 초하루에 동제를 올렸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동제는 농경사회에서 땅은 여성이며 음이기 때문에 음기가 가장 강한 정월 보름에 주로 올린다. 1년에 2번 동제를 올린 사례는 흔치 않은 일이지만 이월 초하루는 농사가 시작되기전 머슴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머슴날이기에 이해가 된다. 마을에 잔치를 열면 당연히 수호신에게 먼저 예를 올리는 것이 민초들의 마음인 것이다.

 

 

더욱 재미 있는 사실은 옥종면 주관으로 2000년부터 10월 1일 은행나무 축제가 개최되며  은행나무에 제를 봉안하고 막걸리를 대접한다고 한다. 즉 옥종면을 지켜준 수호신인 은행나무 아래서 면의 평안과 발전 주민의 화합을 도모하는 잔치를 여는 것이다.

 

은행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나무의 원줄기는 고사하였고,  줄기에서 직립으로 돋아난 8개 가지가 붙어 하나의 큰 줄기가 되었다고 촌로는 말씀하셨다.

 

문화재청 홈에는 그런 가지를 맹아지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맹아지의 의미를 몰라 자료를 검색하니 " 이웃하고 있던 나무가 갑자기 태풍이나 병충해에 의해 죽게 되면 그 옆에 있던 나무는 줄기 속에 잠재해 있던 눈(잠아 또는 면아)에서 잎 또는 가지를 만들어 내는데, 그렇게 발생된 가지를 도장지라 한다. 반면 맹아지는 베어진 나무의 그루터기에서 새로운 가지가 돋아나는 것을 말한다."

 

위의 설명이 옳다면 문화재청 설명은 도장지로 수정 되어야 한다.

 

 

방문한 날이 10월 4일. 은행나무 축제가 3일전에 열린 탓에 나무에는 막걸리 향이 진동하고 있었다. 이순신 장군도 백의종군시에 잠시 은행나무 아래서 쉬어 갔으며, 나라의 변고가 있으면 크게 운다고 설명하시던 어르신이 커피 한 잔 하고 가라며 발을 붙잡았지만 고마움을 인사드리며 사양했다.

 

 

201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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