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순창군

순창...안정리 미륵불

임병기(선과) 2011. 8. 2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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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 미륵정이마을. 마을은 임실군 덕치면과 경계로 네비가 안내하는 곳으로 갔더니 길이 끝난 지점에 마을이 있을뿐 미륵불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돌아나와 촌로에게 탐문하여도 미륵정이 마을은 알고 있었지만 미륵불은 금시초문이라고 오히려 내가 잘못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산골오지인 까닭에 어림짐작으로 마을을 찾아 가는 도중 다리이름이 미륵1교이어서 직감적으로 주위를 살피며 서행운전을 하였더니 길가에 문화재 안내문이 보였다.

 

 순천문화원 자료에는 마을 유래에 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옛날부터 미륵정으로 불렸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이 마을에 대홍수때 미륵불이 떠내려와 미륵을 건져서 세워놓고 미륵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자를 지었기에 미륵정이라 불렸다고 하는데 옛날 마을이 형성되기 전부터 미륵정이 라는 말은 있었다고 본다. 그것은 회문산 이십사혈중에서 천마산 두 번째 봉우리는 노승봉이다. 따라서 풍수지리의 형상에서 볼 때 노승염불 형상으로 노승봉의 노승이 현 미륵정이 뒷산의 형상으로 이 미륵상에 염불하는 형상에서 지명이 미륵정으로 되었던 것이다. "

 

위의 자료에의하면  비보책으로 조성된 불상으로 생각된다. 풍수형국이 장군봉일때는 장군봉 아래에 군사를 상징하여시장을 인위적으로 개장하며, 갈마음수형국에는 연못을 파는 등의 비보책과 같은 사례로 노승봉老僧으로 인하여 미륵불을 모셨을 것이다.

 

 미륵불은 도로변 안내문에서 약간 떨어진 밭의 보호각안에 봉안되어있다. 큼직한 육계에 소발이며 이목구비는 오랜세월 도안 첩첩산중에서 살아가는 민초들에게 모두 돌려주었다.  오른손 왼손을 가슴아래에 나란히 한 흔치 않은 수인이며  오른손의 지물로 미루어 약사여래로 생각된다.

 

 

법의는 포복식 통견의 옷과 소매깃을 길게 무릎 아래까지 아래로 늘어져 있다. 의문은 간단하게 처리됐으며 발은 별석으로 대좌위에 새겼다.

 

광배는 불상과 하나의 돌에 새겨진 주형거신광배이다. 두광은 하나의 융기선으로 원을 이룬 다음 연화문으로 장식했다. 광배는 한쪽이 훼손되었으며 절단되어 보수하였다. 고려시대 불상으로 알려져 있다.

 

 

미륵정이 마을에 전해오는 달빛에 물든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아득한 옛날 많은 비가 쏟아져 곳곳마다 침수가 되어 그 피해는 극심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에 먼동이 트기 전의 일이었다. 연일 쏟아지는 비는 더 많이 쏟아져서 마을 앞으로 흐르는 하천이 범람위기에 놓여있었다. 마을사람들은 모든 가산을 버리고 목숨만이라도 살아야 되겠기에 마을 뒷산으로 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준비를 하고 대기중이었으나 비는 여전히 억수같이 쏟아지고 날이 어두워서 뒷산으로 오르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토록 쏟아지는 비라면 침수가 되고도 남을 시각인데 물이 차오르지 않았다. 이상이 여긴 마을사람들이 모여 서로 어찌 된것이냐고 하면서 날이 밝아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비는 여전이 퍼부어 대듯 쏟아졌다. 얼마가 지나서 먼동이 터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을 앞쪽으로 없었던 돌 기둥같은 것이 서 있고 이 돌기둥 위로 물기둥이 장대처럼 솟아 오르면서도 물은 마을로 들어오지를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그 연유를 몰랐다.


얼마후에 날이 밝았고 비도 그쳤기에 돌기둥쪽으로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돌기둥이 아니고 미륵불이었다. 그때야 마을사람들은 미륵불 덕으로 마을이 침수되지 않았으며 집도 재산도 안전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비가 게이자 마을 사람들은 이 미륵불을 모셔다가 마을앞에 세우고 집을 지어서 비를 가리고 매년 정월이면 제사를 지냈다. 이와같은 신통력이 있는 미륵불이라는 말은 입과 입을 통해서 전하여져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촛불을 밝히고 가족들의 무사안일을 빌었다.

 

그때부터 이 마을을 미륵정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이 때에 미륵불을 마을 앞으로 모시고 집을 지어 비를 가리였던 임씨가 그 후에 진사에 급제하였다고 전한다. 이와같이 미륵불의 신통력 때문에 촛불이 꺼지지 아니하더니 단기 4333(서기 2000)년에 구림면에서 복원하여 각을 지어 보존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지명이 그 곳의 지형상에서 만들어진 지명과 후천적으로 사람과 연관된 지명으로 구분되는데 미륵정이란 이름은 전자의 지형상의 이름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후천적인 설화가 곁들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미륵불은 미륵정이 마을 사람에게는 종교적 대상과 민속 신앙의 대상이며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다. 마을에서 동제를 모시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가 공양하고간 사탕 한봉지가 놓여 있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홍수로 떠내려온 불상이 한 분 더 계신다고 구전되어 오고 있어 그 분이 하루빨리 나투시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201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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