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제천시

제천...보덕암 전탑

임병기(선과) 2011. 4. 1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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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으로부터 짧은 거리지만 경사가 심한 진입 공간이다.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를 즈음 법당에서 목탁소리가 들린다. 제를 올리거나 사시마지 의례에 비해 느릿느릿한 흐름이다. ㅎㅎ 이런 아이디어를 가진 스님은 어떤 분이실까? 바위틈에서 나오는 약수를 이용하여  지렛대 원리를 적용 목탁음이 울리도록 설치했다. 이세상 어느 목탁음보다 청아한 음색이 아닐 수 없겠지요.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 1059번지 보덕암. 신라시대 왕리조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 온다. 사명은 보덕굴에서 연원하며 왕리조사가 이곳에서 득도하였다고 한다. 이후 사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근래에 사찰 면모를 갖춘 듯하다. 사료는 없지만 대웅전 앞 전탑으로 미루어 보면 천년 고찰이 허명만은 아닐 것이다. 다른 자료에는 왕리대사가 마의태자라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월악산에는 유별나게 마의태자 전설이 많으나 속세를 등지고 출가한 절집,  보덕암은 전설의 종결자인가?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주존으로 관음과 지장을 협시로 모신 삼존불을 봉안하였다. 우측 진영은 창건한 왕리조사의 진영이다.

 

 

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대웅전 앞 3층 전탑은 본래 뒷쪽에 보이는 바위위에 있었다고 한다. 절집과 떨어진 바위위에  전탑 또는 모전석탑 조성 사례는 안동 대사리, 경주 오야리, 영양 삼지리, 보덕암에서 가까운 재천 교리 등 우리나라 여러곳에서 볼 수 있으며 비보탑이라는 강한 느낌이 든다. 교리 모전석탑에서도 언급했듯이 장락사지 전탑, 교리 모전 탑과 더불어 비보탑이라면 제천 어딘가에 1기의 전탑이 더 있었을 것이다.

 

 

1983년 충북대 조사자료를 보면 당시에도 전탑은 바위 근처에 있었으며, 또한 6층 전탑의 형태라고 설명되어 최초에는 7층 이상의 탑임을 알 수 있다.

 

"보덕암은 수산리 서쪽에 있는 숫갓(炭枝, 수사리)마을 남쪽에 있는 암자로 한수면 덕주사에 딸려 있다. 왕리조사가 창건한 왕리사(王利寺)터에 있다. 이 탑은 보덕암에서 위로 30m 쯤 되는 곳에 위치하는 전탑이다. 상륜부, 탑신부, 기단부가 명확히 갖추어진 전탑으로 전체의 높이는 260cm이며 상륜부 73cm, 탑신부 140cm, 기단부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각 층마다 벽돌을 쌓아올린 층수를 보면 1층부터 4(21cm), 4(22cm), 5(29cm), 5(21cm), 4(24cm), 4(23cm)칸으로 되어 있다. 또한 기단부의 크기는 100×100cm이다." 

 

 

차 한잔 권하시던 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바위 근처에 무너져 있을 때는 처음에는 탑인 줄 인지 하지 못했으며, 후에 도반으로 부터 안동지역의 전탑 사진을 보고 탑부재임을 알았다고 한다. 현재의 형태도 사진을 보고 복원한 탑이라고 한다. 아직도 주위에 산재한 부재들을 수습하여 전문가의 검증을 거치면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태어나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1969년에 발간된 제천군지에는 바위 옆에 탑이 3기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3기 모두 전탑이었는지 확인할 자료는 없지만 모두 전탑이었다는 느낌이 짙다.

 

 

불상과 이산가족이 된 광배와 연화대좌

 

 

1969년 보덕암에 석탑 3기가 있었다고 제천군지에서 언급했던 것이  1983년 충북대 자료에 전탑 1기만 조사되어 있다. 15년 사이에 보덕암에서는 무슨 일이 발생했을까? 월악산은 말이 없고 나그네는 수심만 깊어간다.  그냥 푹빠져 밝히고 싶은 욕구가 뇌리를 스치지만 내가 뛰쳐 나오면 에혀~~ 소는 누가 키운단 말인가!!!!

201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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