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래사 목조비로자나불

 

 

옥류각을 지나면 비래사 좁은 중정에 향나무가 먼저 객을 반겨 묘한 느낌이다. 왜 향나무일까? 옥류각 답사기에서 예측한 송씨 집안의 원찰인 것이다. 대전향토사료관 자료에는 2003년 현재도 은진송씨 집안 소유로 되어 있지만 새삼 확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래 자료의 내용처럼 옥류각 이전에 사찰은 분명히 창건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비래암(飛來菴)은 지금은 사찰이 되었지만, 원래는 송촌(宋村)의 은진송씨(恩津宋氏) 문중에서 자제들의 강학처(講學處)로 세워 불승(佛僧)으로 하여금 상주하여 지키게끔 하였다. 암자의 중수(重修)가 인조 25년(1647)에 있었으므로, 창건은 인조 17년(1639)에 세운 옥류각보다 이르다고 판단된다. 창건의 정확한 연대는 모르나 문헌상으로 동춘(同春) 송준길(宋浚吉)과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대부터 이곳의 강학(講學)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송준길의 부(父) 송이창(宋爾昌, 1561∼1627)과 송시열의 부 송갑조(宋甲祚, 1574∼1628)대[읍호정(挹灝亭) 참조]에 세워진 것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건립시기를 두 분의 생존시기로 따지면 16세기 말엽이나 17세기 초엽이 된다. 이 암자의 처마 밑에 "비래암고사기(飛來菴故事記)" 현판이 걸려 있다. 이 기(記)는 송시열이 지은 것으로서 여기에 의하면, 송준길이 암자 안에다가 "래유제수재 신물벽서이오신신재(來遊諸秀才 愼勿壁書以汚新齋)" 13자를 써 붙여 여러 후학들에게 조심하도록 일렀음을 알수 있다."(大田直轄市, 《文化遺蹟總覽》, 1992.)     원찰의 주존불은 비로자나불 보다는 아미타불을 모시는 경우가 많은데 비래암은 조상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목적 보다도 옥류각에서 공부하는 선비들의 지원에 주목적을 둔 사찰이어서 비로자나불을 모시지 않았을까? 목조 비로자나불은 1650년 무염비구에 의해 조성된 기록이 현존하여 송씨 집안에서 1639년 옥류각을 건립후 봉안되었다. 즉 송씨 집안에서도 비래암을 일정 부분 종교로서 이해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자료를 살펴보자. "양 어깨를 다 덮은 옷에 두 손을 모아 쥔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 좌상이다.  머리를 앞으로 약간 내밀고, 시선을 아래로 두어 굽어보는 듯한 자세를 하고 있으며, 네모지면서도 둥그스름한 얼굴은 치켜올려진 입 끝으로 인해 미소를 머금은 듯하다. 적당히 큰 귀를 갖춘 머리에는 큼직한 반원형의 중간 계주와 정상 계주를 갖추었으며,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다.   둥근 어깨와 적당히 부푼 가슴, 넓어진 무릎으로 부피감 있으면서도 안정된 자세에, 신체 각 부의 알맞은 비례와 자연스러운 옷주름 표현으로 사실성이 엿보인다. 특히 가슴 앞에서 모아 감싸쥐고 있는 두 손과 이목구비의 표현은 지극히 자연스러워 마치 인체를 묘사한 듯한 사실적 조각기법이다. 개금중수기와 목판본「대불정수능엄신주(大佛頂首楞嚴神呪)」다라니가 발견되었으며, 바닥에는 1650년 조성한 사실, 즉 ‘순치팔년경인……수법화원 무염비구……(順治八年庚寅……受法畵員 無染比丘……)’이 기록되어 있다."     한쪽 가지가 부러져도  2백년을 넘긴  수령에서 묻어나는 노향의 자태는 위엄이 느껴진다. 사찰의 향나무?  은진 송씨 집안 원찰이기에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흐뭇하지만은 않다. 우리 모두가 지금은 알고 있지 않은가?  일제 강점기에 전국 국민학교 교정에 향나무를 대대적으로 심은 까닭을.   사진에 보이는 노스님은 헝겊 자투리를  누빈 헤진 승복을 입고 계셨지만 전혀 남루한 분위기 아니었다. 오히려 천진무구한 표정으로 부처님만 뵙고 가지말고 매봉(?)에 등반 하고 가시라고 말씀하신다. 스님. 저는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지만 시간에 구속되어 삼배만 올리고 떠남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1.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