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삼척시

삼척...신리 너와집

임병기(선과) 2010. 11. 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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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리 김진호 가옥

 

도계에서 신리로 가는 길은 잠시도 눈을 뗼수 없는 구절양장의 구비구비 산길이었다. 고도도 아주 높아 경상도 평지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순탄한 도로는 분명 아니었다. 신리 너와집 직전에 너와마을(?)을 조성하여 처음 방문하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하였다.

 

너와집은 산골에 거주하던 화전민이 주위에서 채취 용이한  나무껍질이나 널조각으로 지붕을 이은  집을 말하며  개마고원을 중심으로  산간 지역,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분포한 전통 가옥의 형태로  화전민 분포지역과 일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산림을 황폐화시키고 수해를 일으키는 장본인으로 단정하여  1973년부터 본격적으로 화전을 정리하여 이제는 거의 사라진 집이 되어버렸다.

 

 

너와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10-15cm 정도의 무거운 돌을 얹거나 통나무를 처마와 평행으로 지붕면에 눌러놓았다.

 

문이 잠겨 내부를 들어가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문화재청 자료를 가져온다

김진호 씨 집은 서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집 역시 지붕에 까치구멍을 뚫었고 앞면 왼쪽에 외양간, 오른쪽에 부엌을 놓았다. 대문을 들어서 안쪽 트인 공간 중심에 마루가 있는데 마루 왼쪽이 사랑방, 오른쪽 부엌과 접해 있는 방을 안방으로 배치하여 코클을 설치하였다. 한편 외양간의 부엌 사이 공간은 집안 일을 할 수 있도록 꾸몄으며 한쪽에 불씨를 보관하던 시설(화터)이 있다.

 

이외에 개인 또는 나라소유의 부속문화재가 딸려있는데, 물레방아를 비롯해 '통방아', '채독'(항아리처럼 싸리로 엮어 만든 저장용구), '김치통'(김치등을 담아두던 나무로 만든 통), '설피'(눈이 쌓였을 때 짚신위에 덧신어 다니기 편리하게 만든 살피), '창', '주루막'(새끼 따위로 촘촘히 엮어 멜끈을 달아 물건을 나르는데 씀) 등이 있다.

 

 

지난해 고두현시인과 함께한 남해 문학기행 일정중 물건리 방조림 앞 몽돌해안에서 펼쳐진 작은 음악회에 김명인 시인이 낭송한 너와집 한 채가 아롱아롱하다.

 

너와집 한 채...김명인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들겠네, 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겠네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에도 배어든 연기가 매워서
집이 없는 사람 거기서도 눈물 잣겠네

쪽문을 열면 더욱 쓸쓸해진 개옻 그늘과
문득 죽음과, 들풀처럼 버팅길 남은 가을과
길이 있다면, 시간 비껴
길 찾아가는 사람들 아무도 기억 못하는 두천
그런 산길에 접어들어
함께 불붙는 몸으로 저 골짜기 가득
구름 연기 첩첩 채워넣고서

사무친 세간의 슬픔, 저버리지 못한
세월마저 허물어버린 뒤
주저앉을 듯 겨우겨우 서 있는 저기 너와집,
토방 밖에는 황토흙빛 강아지 한 마리 키우겠네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 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되어
아주 잊었던 연모 머리 위의 별처럼 띄워놓고

그 물색으로 마음은 비포장도로처럼 덜컹거리겠네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
매봉산 넘어 원당 지나서 두천
따라오는 등뒤의 오솔길도 아주 지우겠네
마침내 돌아서지 않겠네

 

   

 

그리움

 

길게 목을 빼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감나무 한 그루

 

나 어린 처녀를 향한 그리움은 아닐런지

 

201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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