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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어물동 마애약사여래

임병기(선과) 2010. 9. 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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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애약사여래불 보다 더욱 궁금한 것이 어물의 유래이었다. 산세가 길게 늘어진 모양을 형용한데서 온 이름으로 이두식 표현이며 물은 산의 의미라고 한다. 휴가철을 맞은 동해안 작은 포구 어물리도 인산인해, 차량정체가 심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갯바위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만이 분주할 뿐 한가롭기 그지 없다. 

 

 

어물리 바닷가를 등지고 돌아서면 한적한 산자락이  마애불을 품고 있으며, 마치 여근석 그것도 리얼리틱하게 묘사한 여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처음에는 남녀 합궁석으로 착각했지만 여근석임에 분명하다. 참배를 마치고 내려오는 분에게 무슨형상이냐고 물었더니 부끄러운듯 겸연쩍게 웃으시며  "아직 한 번도 못 보았냐?"라며 아들 점지에 효험이 있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마애불 옆 소원을 들어주는 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많은 절집과 암자 불상 앞에 자리하고 있어 효험보다는 식상하고 속세의 어두운 일면처럼 부각되지만 우리 할머니, 어머니 처럼 그냥 믿고 싶다. 새벽에 길은 용란으로 정한수를 마련하여 손금이 닳아 보이지 않도록 빌고빌든 그런 정성이면 이루지 못 할 소원이 있겠는가?

 

 

벌써 상사화가 피었다. 스님과 낭자와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로 이즈음이면 회자되는 꽃이다. 절집 마당에 상사화를 심은 까닭이  전설의 주인공들처럼 가슴 아픈 사랑을 나누지 말도록 경계의 의미라고 하니 상사화를 바라보는  속인들에게는 오히려 더 애닲음이 깊어진다.

 

암각화

 

마애사. 마애불옆에 위치한 절집이다. 학계에 고증돤 자료여부는 불분명 하지만 사찰에서 암각화로 설명문을 걸어 두었다. 성혈은 보이지만 다른 문양은 육안으로 구별하지 못했다. 성혈 역시 다산의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어 어물리 마애불 터는 이중 삼중으로 다산과 기자 소원을 기원하는 기도처이며 그 정점에 마애불이 자리하고 있다.

 

마애약사여래 삼존불

 

석굴암처럼 협실을 내어  ‘방바위’라고 불리는 바위에  약사불을 주존으로 일광과 월광 보살을 높게 돋을 새김한 중생의 질병을 구제해주는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마애약사삼존불이다. 암벽의 재질이 견고하지 못해 손상이 심하고 상호나 의습 등의 세부표현은 분명치 않다.  불상이 새겨진 바위 뒷면에 서까래를 걸쳤던 자리가 남아 있어 전실을 지었던 석굴사원 형식의 하나로 추정한다.
   

약사여래

 

머리는 소발이며, 육계도 보인다. 긴 장방형 상호, 통통한 볼, 풍화에 마멸이 심하지만 입술은 도톰하다. 귀는 길게 어깨까지 닿아 있고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며, 어깨는 당당하다. 두손도 마모가 심하며 결가부좌한 것으로 보인다.  법의는 통견이지만 옷주름을 알아 볼 수 없고 단지 오른쪽 팔에 걸친 법의의 옷주름만이 그런대 남아 있다.

 

 월광보살

 일광보살

출처:문화재청

 

참고로 마애약사여래 삼존불은 함안 방어산에도 전해온다.(옛님 방에 글 있음). 방어산 마애불은 통일신라 애장왕 2년(801)에 조성되었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어물리 마애불 조성 편년 추측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석굴속에서 비바람을 피해 곱게 단장하여 아름다움과 장엄을 보였던 시절을 반추하듯 마애불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꿈속에서라도 옛시절 그 사람들과 반갑게 해후하면 정을 나누었으면 좋으련만......

 

 

20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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