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안동시

안동...금계리 전탑

임병기(선과) 2010. 3. 2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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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천면 금계리 탑리마을. 지명으로 미루어 비단같이 아름다운 개울과 탑이 있는 마을임을 알 수 있다. 겨울 답사에는 주민들이 집바깥 출입을 삼가하여 문화재 탐문이 어렵지만, 이마을에도 봄기운이 밀려와 마을 주민들은 마늘(?) 파종을 위해  밭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계셨다.

 

탑리마을 가장자리 당산목 아래에 전탑은 자리했다. 최초의 위치인지는 불확실하지만 토축과 석조 기단을 갖춘 전탑과 전각 속의 탑신석과 그 위에 최근에 다시 불상를 봉안했다. 마을에서 가장 넉넉하고 포근한 쉼터가 되어야할 주민의 정신적 안식처가 황량하고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우리 농촌의 현실이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우리의 마을문화가 사라져 간다는 허탈감과 상실감이 먼저 전신을 엄습한다.

 

 

전각속 불상. 양우주가 뚜렷한 탑신석으로 미루어 탑리 마을에는 큰절이 있었으며 전탑 외에도 가람에는 석탑이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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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문화재청

 

전각안 탑신석위에 모셔졌던 도난당한 비로자나 불상이다. 문화재청 도난 문화재 목록에서 가져왔다. "안동 금계리석불좌상(安東錦溪里石不坐像)은 보호각 안에 옥신과 옥 개를 갖춘 탑재 위에 있다. 결가부좌한 이 불상은 수인은 지권인(知卷印)을 하고 있어 비로자나불로 보인다. 불두는 떨어진 것을 시멘트로 접합하였는데 마모가 심하여 형태를 알아 보기 힘들 고 불신도 마모가 심하여 결실된 부분이 많다."

 

 

금계리의 탑리마을의 서쪽 밭둑에 위치한 금계리 전탑은 원래 5층탑이었으나 무너져 근래 주민들이 현 상태로 쌓아 올린 것이라고 노부부는 앞다투며 설명하셨지만 7층탑이라는 이야기도 여러 자료에 보인다. 촌로에 설명에 의하면 촌로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또 그 위의 할아버지들이 그랬던 것처럼 주민들은 지극정성으로 한마음이 되어 무너지면 쌓고 허물어지면 다시 쌓기를 수없이 반복했다고 한다. 폐사 이후 부터는  보수와 복원의 주체가 절집에서 관이 아닌 민간이 되었다는 반증이지만 젊은이 떠난 마을에 어느 누가 공덕을 쌓겠는가?

 

예전 사진 몇장을 가져 왔다.

 

출처:다음카페/화남초 32회 모임방

 

 

"지금의 탑은 흑회색의 무문전으로 쌓은 초층 옥신과 옥 개뿐이다. 초층 옥신은 7단 정도의 석축으로 한 뒤 그 위에 전(塼) 을 방형으로 18단 쌓아 올려서 만들었다. 옥개석의 옥석받침은 6단, 옥개의 낙수면은 15단 쌓아 올린 것이다. 탑의 북쪽면은 완전히 허물어져 있다."  이러한 설명으로 미루어 퇴락이 급속도로 진행됨을 알 수 있으며 복원과 보호가 시급해 보인다. 탑조성시기에 대해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통일신라 말기가 우세하다.

 

서글픈 현실이다.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대단한 캐치프레이즈 이면에 숨겨진 부끄러운 안동의 자화상 아닐까? 처음 보는 순간 화가 나서 숨이 막히고, 눈물이 핑 돌았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전탑의 고장 안동의 자부심은 다 어디로 가고 이렇게 금계리 전탑은 허물어지고 팽개쳐버리는지요? 도산서원 봉정사 하회마을 제비원 등 널리 알려진 문화재만 안동의 옛님이던가요?

 

예산이 문제라고 말씀하시겠지요? 그러나 먹고 마시는 각종 축제에 투입되는 비용의 일부만 십시일반으로 각출한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라고 봅니다. 관심이 문제이고 의식전환이 선행 되면 좋겠습니다. 언제까지 외관만 따지고 화장술에 예산을 편성하실건가요?

 

남아 있는 상처뿐인 벽돌이 모두 뿔뿔히 이산가족이 되어 흩어지기를 기다리시나요? 여름이면 나무 덩쿨에 가려 누구하나 알아보기나 할까요? 이번 지자체 선거에 출마하실 안동시장 후보자님! 안동의 이름없이 사라져 가고, 병마와 싸우며 고군분투하는 우리 문화재를 복원하여 안동을 진정한 정신문화 고향으로 태동시키겠다는 공약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1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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