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장성군

장성...사거리(백양사역) 당간지주

임병기(선과) 2009. 9. 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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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총람에 등재된   백양사역 철로변에 위치한다는  작은 단서로 사거리 당간지주를 찾았다. 지정 문화재 안내 이정표도 갖추지 못한 현실에서 비지정 문화재 답사는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에 버금갈  만큼 많은 난관에 봉착한다. 

 

백양사 역주위를 탐문했지만 역시 행방이 묘연했다. 큰 기대를 않고 마지막으로 들린 백양사역. 창구 근무자는 인지 못하고 있다며 상급자와 역장님에게 문의 하는 모습에 희망을 가졌지만 모두 금시초문의 표정이었다. 역장님의 배려로 철로변을 둘러보았지만 당간지주는 어디에도 없었다.

 

우리 보다 찾지못한 안타까움이 더  크게 보이는 역장님은 포기하지 않고 역광장의 마을 촌로에게 문의 하자며 앞서 역을 빠져 나갔다. 하지만 결혼식 참석차 그분들이 기다리던 관광버스는 이미 출발하고 없었다. 미안해서 그만 들어가라며 만류했지만 백양사역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다음에 찾아오는 사람을 위해서도 찾고 싶다며 역전 개인택시 사무실로 안내했다.

 

 

기사 아저씨께서 알고 계셨다. 오래전에는 두 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 기만 서있다고 했다. 역장님의 표정은 나보다  더 밝아지셨고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래도 초행인 우리가 미심쩍은지 몇번이나 위치를 숙지시키고는 역사로 들어가셨다.

 

역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방향을 잡고 철로변을 뒤졌지만 당간지주는 없었다. 거의 포기 하려는 순간, 철로를 따라 걸어 오시는 역장님은 어둠속에서 기다리든  메시아였고 미륵이었다. 주변에 논일을 하시는 분에게 다시 확인후 우리에게 정확히 위치를 안내해주었다.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백양사 역장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인연. 인연이었다. 나무그루 형태의 모습. 환삼덩굴로 모두에게 감추고 나에게 나투신 사거리 당간지주와의 만남을 돌이키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 직감적으로 당간지주라는 기운이 몸에 가득 전해왔으며, 작은 흥분으로 전율이 일었었다. 만날 인연이라면 꼭 만나게 된다는 말을 이제 믿을련다. 그 만남을 이어주는 또다른 인연들도 참 고마웁고 벌써 그립다.

 

 

환삼덩굴을 걷어내자 부끄러운 듯 슬며시 모습을 보인다. 오랫동안 햇볕을 쬐지 못해  뽀얀 속살이지만 당당하다. 절집은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폐사가 되었을까? 당간지주로 보아 작은 사찰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현위치로 보면 호남선 부설로 폐사지가 철두철미(?)하게 훼손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경주를 비롯 다른 지방 사례로 미루어 민족정기를 말살하려는 일제의 만행으로  의심이 가지만 어떤 정황, 단서도 내게는 없다.

 

사거리? 寺거리로 기대했지만 네거리였다. 누군가에 의해 옛절집이 밝혀지고 주변정리가 되어 안내문이라도 세워지면  얼마나 좋겠는가. 차라리 협소하고 발길 닿기 어려은 여건을 감안하여 백양사역 광장으로 옮기는 문제도 신중히 검토하면 어떻겠는가?

 

 

장성군 북이면 사거리 백양사역 철로변 둑에 위치한 높이 약 3m의 당간지주. 조성 연대가 고려시대로 알려졌지만 일부에서는 석재 색감으로 판단하여 그 이후로도 추측한다. 1기는 파괴되고 1기는 부러져 누워 있다. 지주에는 상부의 방형, 하부 원형 간공이 보인다.

 

 

누운 당간지주 부재 . 복원하여 백양사역에 세우면 좋겠다.

 

 

감모여재(感慕如在). 감모여재라 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극정성을 다하면 꼭 만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200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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