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경주시

서라벌...두대리 마애삼존불

임병기(선과) 2009. 5. 2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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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번 다녀 온 두대리 마애삼존불.  미답처인 옛님들을 위해 들렸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출타중이군요. 아직 한 번도 뵙지 못했거든요. 답사기는 예전에 올렸기에 문화재청 자료로 대신하렵니다.

 

 

경주 벽도산의 서쪽을 향한 바위에 삼존불(三尊佛)을 조각한 마애불(磨崖佛)이다. 이 불상은 가까운 곳에 있는 굴불사지 석불상(보물 제121호)의 양식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서방 극락세계를 다스린다는 아미타불을 가운데에 새기고, 양쪽에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새겼다.

아미타불의 머리는 아주 큼직하며, 정수리 부근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가 낮게 있어 모자를 쓴 듯한데, 이는 굴불사지의 석불상과 같은 양식이다. 얼굴은 볼에 살이 올라서 매우 풍만하게 보이며 미소가 남아 있다.

 

어깨는 넓고 반듯하며 양 어깨를 감싸고 있는 옷은 얇게 표현되어 몸의 굴곡을 잘 드러낸다. 오른손은 내리고 있고 왼손은 가슴에 들어 엄지와 가운데 손가락을 맞대고 있어서, 이 불상이 아미타불을 형상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발은 앞으로 내민 것이 아니라 독특하게 옆으로 반듯하게 벌리고 있다.

왼쪽의 보살은 풍만한 본존상에 비해 날씬한 여성미를 강조하고 있다. 몸의 굴곡이 여실히 드러나 있으며, 발은 역시 옆으로 벌리고 있다. 오른손은 어깨 위에까지 들어 엄지와 가운데 손가락을 맞대고 왼손에는 보병(寶甁)을 들고 있다.

 

이러한 손모양을 통해 아미타불의 협시보살인 관음보살임을 알 수 있다. 오른쪽의 보살상 또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또 다른 협시보살인 대세지보살이다. 이 불상들의 머리 뒤에는 모두 둥근 선으로 머리광배가 표현되어 있다.

이 불상은 굴불사지석불상과 기본적으로는 같지만, 풍만성이나 발의 모양, 옷주름의 모양 등으로 보아 제작 시기가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존불 앞. 불전함도 없이 누군가 공양한 복전을 바라보며 육바라밀-팔정도-아미타 구품-12지신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즐거웠습니다. 물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뒷풀이로 진행된 막걸리 파티였습니다. 함께하신 님들께 고마움을 남깁니다.

 

200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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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가건만 대입 수험생인 딸아이를 두고 떠날 용기도 없거니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안
대소사 행사 참석도 나의 몫이 되어 답사길이 여의치 않아 새삼 아버지의 큰그늘이 그리워진다.

업무차 가는 길이기에 꼭 어디를 답사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가을의 풍광을 즐기고픈 마음이었는데
영천에서 경주로 가는 국도변에서 두대리 마애불 입간판을 만나 마을 안길로 진입하여 좁은 소로로
향하였더니 아뿔사 앞서가는 장례행렬로 인해 거북이 걸음으로 뒤따를 수 밖에...

하지만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내게는 장례행렬을 만나는 날은 뭔가 기분좋은 일이 일어나는
징크스가 있기에 그 느림마져 유쾌하기 그지 없었지만, 양복에 구두를 신고 조용한 산길을 올라가는
내모습을 누군가 보았다면 과연 정상적인 행동으로 보았을까?

만추의 서경과,혼자만의 여유로움이 가슴에 닿기도 전에 벽도산 마애불이 땀을 씻어라 손수건을
내밀며 반가히 맞아준다.


벽도산 자락에 서향하고 있는 삼존불 입상은 서라벌의 서악(동악/토함산, 서악/선도산, 남악/남산
북악/금강산)인 선도산 삼존불이 동향이기에 좌향으로는 마주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삼존불이 새겨진 바위의 형태로 보아서 전실속에 있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며,거창의 가섭암지 마애불 처럼 이중의 삼각형 모양의 배수구를 만들어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차단한 구조며 예배처는 다소좁아 법회등의 큰 행사는 여의치 않았을 것 같다.

 

 거의 완벽한 본존불은 소발에 육계는 낮으며 왼손은 가슴에 대고, 오른손은 바로 내린 흔치 않은 수인이며, 통일신라 이후 불상에 보이는 삼도는 희미하며, 엷은 통견의 법의 그 시대의 전형에 맞게 어깨는 당당하다.

 

 거신광배를 에워싼 화염문도 눈여겨 볼만한 석불은 왼쪽의 협시불이 정병을 들고있어 관음보살이라 얼굴이 거의 마모된 오른쪽 대세지보살을 협시불로 한 서방극락의 아미타불로 알려져 있다.

 

 관음,대세지 협시불은 약간 몸을 틀어 아미타불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의 착각인지도 모르겠지만 만추의 산자락에서 만난 삼존불 앞에서 내마음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속으로 한없이 침잠하더라.

 

200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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