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안성시

안성...아양동 미륵.동촌리 미륵

임병기(선과) 2009. 4. 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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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양동 할아버지 할머니 미륵

 

아양동 주택가에 서있는 미륵불과 보살입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민초들에게는 할머니 할아버지 미륵이 더욱 친근하다. 늘 그자리에서 마을의 안녕과 무병장수를 가져다주는 미륵이기에 정갈한 마음과 정성스런 정한수와 향초 공양을 올린다. 그 순간은 미륵과 민초가 아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일심동체가 되어 버린다. 그렇게 살아왔고 이어져 먼 훗날 까지 전해지지 않겠는가?

 

유란자방님의 설명에 의하면 "어떤 장군이 비봉산에서 뛰어 알미산을 한발로 밟고, 도기리 삼층탑이 있는 산에서 다시  알미산을 한발로 디디고 비봉산으로 돌아가다가 아롱천(개)의 할머니 미륵을 발로 차  머리를 부러뜨린 후 전사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인해 할머니 미륵의 목은 부러져 복원하였다.

 

할머니 미륵

 

어느해 홍수를 입어 떠내려와 매몰된 미륵이 주민들의 꿈에 나타나 주민들이 십시일반 각출하여 현위치에 모셨다. 할머니 미륵은 주민들과 친근한 미륵으로 많은 전설이 전해 온다고 한다. "전설에 총각이 기도를 드려 소원을 성취했다고도 하며, 머슴 살던 사람이 장사하여 모은 엽전을 계단 앞에 묻고 장가가기를 기원하였더니 소원대로 결혼해서 잘 살았다고도 한다."

 

오른손은 엄지를 곳쳐 세워 가슴에 얹었고, 우측수인은 매몰되어 알 수 없다. 순례자의 시선으로는 갑갑해 보이는 매몰된 부위를 발굴하여 본래의 미륵불로 거듭나기를 빌어본다. 그런 일은 결국은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하며 미룰 사안이 아니기에 미륵의 고향 안성시청의 발 빠른 행보를 기대해야겠다.

 

 

화려한 보관 때문인지 여성적인 분위기가 농후하다. 오똑선 콧날. 부드러운 인상. 또렷한 눈동자 등으로 토속적인 동양미인보다는 긴 얼굴 때문인지 이국적인 분위기도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할머니 미륵보다는 미스로 불러주면 더욱 어울릴듯하다.

 

NO1 수인

 

할아버지 미륵

 

할머니 미륵과 달리 근엄하고 엄숙한 표정의 할아버지미륵이다. 설명에는 불상이라고 했지만 보관으로 미루어보면 보살쪽에 가깝다. 법의라기보다는 관복으로 보이며 보관 역시 관모가 아닐까? 꽉다문 입술 짧은 목은 강인한 인상과 더불어 마을을 수호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인다.


 

안성시 문화유산 해설사인 유란자방(진영숙)님이 동제 제관이 여자분이라는 말씀에 깜짝 놀랐다. 우리민속에서 여자가 제의를 주관하는 사례는 극히 더물기 때문이다. 남도 지방에서 혹한 가뭄 끝에 기우제의 일환으로 마을 여자들의 달거리를 긴 나뭇가지에 걸고 동네를 휘젓는 경우는 있다. 그럴때 남자들은 문을 잠그고 숨소리도 내지 않고 두문불출한다.

 

그런 행위는 하늘의 신이 내려다보다가 에이 더러워 뗏하면서 비를 내린다는 상징이다. 또다른 예로는 진도 지방의 다시래기 풍속에서도 여성이 주가 된다. 안성 아양동의 여성이 동제의 제관이 되는 사유가 궁금하다.

 

 

유란자방님은 동선에도 없었던 동천동 미륵으로 안내했다. 넓은 들판 비닐하우스 가운데에 서 있었다. 안성 지방 다른 미륵처럼 한 쌍으로 모셨다. 본래에는 지금보다 높은 기단위에 조성된 듯 했다.

 

작은 미륵은 머리가 멸실되었고 피곤한 듯 어깨를 숫미륵에게 기대고 있다. 미륵이지만 장승처럼 마을을 수호하는 비보책으로 조성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다.

 

 

마음씨 고운 유란자방님은 하루종일 땀 흘리는 '일하는 미륵'으로 부른다고 하였다. 모를 찌고 심고 김을 매고 거름을 뿌리고 그런 미륵이라고 했다. 농사일이란 부지런 하여야만 풍년을 기대할 수 있다.쌀 미(米)를 파자하면  八十八. 즉 우리 입에 밥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손길이 팔십여덟번 가야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힘든 농경일을 함께 하는 미륵이라는 발상이 참으로 아름다운 생각이고 복 받을 일이다.

 

 

시건방지고 나쁜 습성이 배인 나의 시각으로는 넓은 들판에서 일하는 소작농을 감시하는 지주집에서 파견한 마름으로 보인다. 새참이 오면 제일 먼저 자리하여 입맛을 다시고, 소작농의 위크포인트나 조사하여 나의 부를 챙기는 일에 능수능란한 그런 악덕 마름말이다. 이러니 어찌 복을 바라겠는가?

 

 ㅎㅎ 이야기가 오끼나와로 빠져버렸구려!!!!!!!!

 

200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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