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상주시

상주...갑장사

임병기(선과) 2009. 1. 2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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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고 몸은 파김치 상태지만 의욕은 넘쳐난다. 중병이다 중병. 주차장에서 10여분 산길 오르니 작은 절집 갑장사가 반긴다.

 

"고려 공민왕 22(1373)년 나옹(懶翁)선사가 창건한 갑장사(甲長寺)는 경북 상주시 지천리 산 5번지 연악산(淵嶽山)의 상봉에 있는 작은 암자이다.

 

상주의 옛 지명은 상산(尙山)이며 상산지(尙山誌), 고적조(古蹟條)에는 상주의 성 밖 사방에  남장, 북장, 갑장, 승장, 4개의 큰절이 있어 4장사(四長寺)라 불렀다. 이 가운데 갑장사는 4장사(四長寺)에서도 가장 으뜸가는 절이란 뜻에서 갑장사라 했다고 한다."

 

월동준비로 이중으로 마감한 법당안에서는 스님의 염불소리가 끊어질 듯 말듯 중정을 지나 산허리를 감고 돈다.  추운 겨울이 무색하게 중정에는 햇볕이 따사롭기 그지 없고 숨가픈 객은 절집 분위기에 동화되어 숨을 고른다.

 

별빛이 손에 잡힐 듯 내려 앉은 여름날 밤 머물고 싶은 절집 목록에 추가하고 싶은 분위기다. 바람소리 물소리, 밤공기 소리, 주지스님의 발걸음 소리, 산내음, 흙내음, 공양간의 밥내음 가득 담고 마시고 느끼며 밤을 보내고 싶은 느낌에 겨울은 이미 갑장사에서 멀어져 있다.

 

 

 

정겨운 한옥 같은 갑장사 인법당은 관음보살이 모셔진 관음전이며, 조선시대 불상과 탱화가 있었으나 화재로 소실되고 최근에 복원하였다고 한다.

 

 

관음전 중정에는 고려시대 석탑이 있다. 단층 기단, 기단에는 우주, 탱주가 모각되었고 갑석에는 부연이 보인다. 각층 탑신에는 양 우주가 정연하다. 낙수면이 평박한 옥개석은 받침이 3단이며 처마는 직선이며, 전각에는 반전도 보인다. 상륜부는 노반과  복발이 남아 있다. 

 

 

 산신각. 인각사 산신각을 닮았다.

 

 

 

갑장사 앞 겨울 나목에는 겨우살이가 더불어 사는 법을 깨우쳐 주려는 듯 둥지를 틀었다. 겨울산은 조용하건만 회색빛 산자락 발밑에는 푸르름을 향해 달리는 작은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름모를 들풀들은 벌써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파속에서도 그렇게 그렇게 섭리에 순응하며 갈길을 재촉하건만 우리네 세상사는 왜이리 탈도 많게 한 방에 강의 흐름을 바꾸려하는지 모르겠다. 영원히 후손에게 남겨줄 땅이지 우리세대에서 즐기고 이용하고 상처낼 일은 아닐텐데 말이다.

 

갑장사 화장실 이름이 떠 오른다. "해수각(解愁閣)"

 

 

바로 옆에 위치한 용흥사에 복원한 인평동 삼층탑을 만나려 했으나, 동행한 님이 다시 북장사로 이건하였다고 했다. 북장사 탑은 이미 보았어도 뒷편 미완성 마애불이 생각났지만 화북에서 기다리는 님생각에 인연을 미루고 내려오는 길에 세기의 낮고 높은 석종형 부도를 뵈었다.

 

 

답사 열정은 못 말리지만 얼굴에 감기 기운이 완연하다. 그꼬라지에 무슨 ㅎㅎ.카메오가 아니라도  이상하게 부도전에서는 사진을 찍고 접다. 맛나고 큰 아이스 크림처럼 보인다고 동행한 예쁜 새색시는 표현하는데 내눈에 달리 보이더라. 광해대왕은 한 술 더 진도를 나아가 군대시절 야전화장실 풍경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열정. 열정이겠지요. 

 

200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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