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곡리 석불 입상. 얼핏 보면 남원 지당리석불입상과 흡사하다. 옛부터 미륵댕이로 불리워진 들 가운데에 장승처럼 넘어질듯 비스듬히 서있어 민초들에게는 미륵불로 모셔졌음을 알 수 있다.
무릎 아래가 매몰되었지만 고려시대 거대한 석불상이다. 두광과 불신이 하나의 돌로 구성되었으며 민속신앙의 영향으로 얼굴에 마모가 심하다. 나발에 삼도가 표현되었고 법의는 통견이다. 남원 지당리 석불처럼 양팔은 멸실되었다.
우리의 민초들과 함께하는 미륵불에게 전해오는 이야기 한토막 없겠는가?
어느 부유한 가정에 도승이 구걸을 왔는데 그 집 며느리가 집안 식구 몰래 곡식을 주자 도승이 말하기를 이 집에 곧 재앙이 있을 것이니 급히 북쪽으로 피난을 가되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였다.
그후 천둥, 뇌성과 함께 부부는 헤어져 서로 찾으려 뒤를 돌아보았는데 남편은 죽산리 석조 미륵으로 변하고 부인은 아이를 업은 채 석곡리 석조 미륵으로 변했다고 한다.
3명이 몰려 바라보는 중 오토바이를 탄 분이 어디서 오셨냐고 물으시더니 이동네 이장님으로 석불 지킴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전에는 당신앙으로 동제를 올리고 했지만 지금은 명맥이 끊긴지 오래라고 했다.
(이럴 때는 슬쩍 거들면 좋은 말이 나온다)
-.이장님. 석불의 보살핌으로 전쟁에서도 피해가 적었지예?
-.예. 6.25 때도 다친 사람이 한 분도 안 계셨답니다.
석불은 이리저리 마을의 어른이며 친구이다. 아침부터 서둘러 출발한 길 허기가 져 석곡 5일장을 뒤졌지만 결국 돼지 국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경상도 국밥보다 누린내가 심했지만 막걸리 한 주발이 주는 포만감, 행복감은 답사의 또다른 맛이었다.
2008.0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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