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문경시

[스크랩] 문경...내화리 삼층탑

임병기(선과) 2008. 6. 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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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사지... 정세득

봄 오면 아무래도 능금꽃 진한 향기
골짜기 감싸 돌아 뻐꾹새 울릴 거고
복숭아 연분홍 바람 꽃비 솔솔 뿌릴 것 같아.

산뽕나무 빨간 오디 까맣게 단물 들면
길가 버들 늪에 水花들이 필 것 같고
물 파란 웅덩이에는 물잠자리 놀 것 같아.

터질 듯 햇고추가 빨갛게 약 오르면
수수대 살폿 앉아 할미새가 울 것 같고
삼층탑 난간 위에는 산새들이 노닐 것 같아.

 

화장사 옛절터. 모두 흩어지고 남겨진 피붙이는 비신 받침 그리고 삼층탑. 이따금 찾는 이가 마냥 고마운 표정이다. 더구나 오늘은 시인이 노래한  한가하고 여유러운 소묘가 펼쳐져 한껏 들뜬 모습이다. 

 

능금꽃 향기, 뻐꾸기 울음소리, 까맣게 단물든 오디, 가슴으로 정으로 만나는 옛님들...


 

내화리 석탑은 무너져 흩어져 있던 부재를 근세에 복원하였다. 4개의 돌로 지대석을 놓고 경북북부지방 석탑의 특징인 단층기단이다. 탑신 받침이 생략된 점도 이탑의 또다른 재밋거리다.

 

기단에 보이던 탱주가 몸돌에서는 생략되었다. 옥개 층급은 4단이며 낙수면의 반전은 희미하다. 복원시 사리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삼층 옥개와 상륜 노반이 한 개의 돌로 보인다.

 

비슷한 환경, 즉 과수원에  둘러 쌓여 있어도 밀양   영원사지와 달리 트인 느낌이 든다.  탑을 애워싼 둥지처럼 아늑한 주변 산세가 사람의 감정을 따뜻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내가 오늘 내화리에서 본 것은 천년세월을 간직한 탑일까?

답사? 동시대를 살고 간 님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이라고 늘 떠벌리고 다녔다.

 

그래서 오늘 나는 탑을 보지 않았다. 우리님들과 까맣게 익은 단물나는 오디만 따먹었을 뿐이다. 그것도 주인 없는 밭에서 주인 몰래......

 

2007.06.03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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