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문경시

[스크랩] 문경...대하리 소나무

임병기(선과) 2008. 6. 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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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국민과 가장 친근한 소나무. 솔잎흑파리에 만신창이가 되고, 재선충에 불치의 몸이 되었지만 아직 우리 민족의 나무다. 비록 한반도가 100년 후에는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하여 멸종된다는 우울한 기사도 있지만 영원히 함께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근자에 답사동선 수립시 반드시 천연기념물를 검색하게 된 까닭도 늠름한 기상, 푸르른 기운의 소나무를 만나고 싶은 까닭이다. 대하리 소나무도 수령은 약 400년이라 알려져 있으니 어린 시절 왜구의 약탈과, 병자호란의 전화를 목격 했을 것이다.

 


 

400년 세월을 온갖 풍상과 재해를 극복했었다. 자신의 피눈물 나는 노력도 있었지만 소나무를 보호하고 마을 수호신으로 모시며 늘 그리움의 대상으로 마음속에 품고 사는 민초들의 애틋함이 있었기에 가능 했을 것이다.

 

풍요로운 수확, 무탈한 삶, 귀한 아들 점지를 위해 속을 다 내주어  마치 우리 할머니 들의 젖가슴 마냥 이제 껍질만 남은 듯하여 가슴이 아리다. 이제 우리가 지켜야 한다. 나무가 아니라 어르신으로 대접해야 한다.

 

예전에는 방촌 황희(黃喜, 1363∼1452)의 영정을 모신 사당과 서원이 이 나무 주위에 있었기 때문에 마을 이름을 영각동(影閣洞)이라고도 했으며, 지금도 당산나무로 매년 정월 대보름에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영각동제를 지내는 등 신성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저 대하리 민초들이 고마울 뿐이다.

 


정성이 부족해서일까? 시멘트로 봉합을 하고 잘라낸 외과 수술 흔적은 마치 돌팔이가 집도한 듯 했다. 푸르른 기운이 사라지고 병색이 보여 서글프다.

종가집 사랑채에 주석하시며 기침소리만으로도 마을을 호령하던 종손처럼 하루빨리 원기를 회복하여 대하리 산천에 푸른 기상을 떨치기를 기대해본다.

 

2007.06.03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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