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사에서 동쪽으로 15리쯤 떨어진 동해안에 영일군 송라면 조사리라는 곳에 원각조사(圓覺祖師)의 비(碑)가 있다. 이 비는 옛 청하군 송라면 하송리 오역촌이라는 곳에서 약 5리쯤 떨어진 산기슭 도성암(道成菴)이라는 작은 암자에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왜병의 방화로 불타버렸으며 그 당시 원각조사 비도 행방불명이 되었다가 왜정시대에 큰 홍수로 도성암 터 앞에 하상(河床)이 파이면서 비 받침돌이 들어나기에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발굴하여 보니 거북 받침돌이었다.
이것이 원각조사의 비 받침돌 인줄 알고 그 부근을 뒤지어 그 비석을 발견, 보경사에서 그 비를 인수하여 경내에 옮겨 세우고져 하였으나 비문에 일본을 배척하는 문구가 있어 일본관헌이 비를 부수려 하니 보경사에서는 그 비를 숨기기 위해 진흙 속에 파묻었다고 한다.
원각조사의 휘(諱)는 마흘(摩訖)로서 그 조상은 김(金)씨이고 신라시대 만성(蔓城)이란 곳의 사람이라고 한다. 그의 어머니가 꿈에 해와 달의 광명이 찬란하게 대지에 비치는 것을 보고 그 광명을 거둬 품에 안은 일이 있었는데 고려 우왕 5년(1379년)에 대종 원각조사 마흘이 탄생하였다고 한다. 마흘이 탄생하기 전에는 오랫동안 날이 가물었는데 마흘이 탄생하던 날에 연 7일간이나 비가 내리어 가뭄을 해갈하였다고 한다.
원각조사는 나면서부터 기골이 청수하고 눈정기가 초롱하였으며 또한 울지 않아 키우는데 번거롭지 않았다고 한다. 원각조사가 어려서부터 워낙 총명하였으므로 3살 때에 천자문(千字文)을 다 외웠으며 다섯 살 적에 소학을 배웠고 6살 적에는 맹자, 논어, 중용, 대학을 통달하였고 9살 적에는 시경(詩經), 10살 때에는 서경(書經), 11살 때에는 주역(周易)을 이렇게 해서 사서삼경을 다 통달하였다고 한다.
12살 때에 아버지가 급작스러운 열병으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아버님의 죽음을 보고 인생 무상함을 깨달아 그 이후 마흘은 마치 벙어리가 된 듯 다시는 입을 열지 않고 구릉솔숲에 들어가 인생이 무엇인지 명상에 잠기었다고 한다.
3년 전 그의 부친께서 세상을 하직하고 난 다음부터는 마치 무슨 돌덩이가 가슴에 걸려있는 듯 가슴이 무겁고 가깝증이 나서 혀조차 잘 구르지 않으므로 벙어리가 된 듯이 도무지 말을 하지 않고 늘 명상에 잠겨왔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동쪽 망경창파에 바다를 뚫고 돋아 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찰라에 우주인생의 원리를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입을 열기 시작하여
[천지만물과 나는 둘이 아니다. 저 태양의 광명이 나의 마음의 광명이다. 보고 듣고 생각하여 곧 아는 것은 참된 앎이 아니다. 참된 앎이 보는 것, 듣는 것, 생각하는 것을 초월한 것이다]라고 하는 등의 보통사람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말을 하였다고 하며 다시 3년이 지나 어머님께서 돌아가시자 그때에는 큰 충격을 받지 않고 [인생은 한 번 나면 죽는 것이다.]라는 것을 알고 명복을 빌었다고 한다.
조선 세조임금 4년(1459)에 불교신자 묘정 이라는 사람과 제자 몇 사람에게 고하기를 [내가 죽은 1년 뒤에는 이곳에 역(驛)이 생기어 (易 ; 타고 온 말을 정류시키고 다른 말을 갈아타는 곳) 관원을 둘 것이다. 또 130여 년을 지나면 왜적이 크게 침입하여 산하에 백골이 뒹굴고 피가 천리에 흐르며 국가의 운명이 위태로울 것이다.
그때에 서쪽 나라의 응원병이 와서 구원한다 하지만 천하가 시끄러울 것이다. 그러나 이 지방은 안온하며 천신이 보호하여 적이 침범하지 못하게 함으로 백성들이 생명을 보존할 것이다] 하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후 과연 죽은지 1년 뒤에는 오역촌이라는 곳에 관원을 배치하였으며 130여 년 후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났다고 한다....출처 "포항시청 홈"
원각조사의 안태고향. 마을 이름도 조사리. 제자리를 떠나 방황하던 탑비는 목도 잘리고 몸도 망신창이가 되어 고향 바닷가로 돌아왔다.
귀갑에는 王자가 선명해 왕사였음을 알 수 있다. 비신 상부를 귀접이 한 규수(圭首)는 보경사 원진국사비에서도 보이는 고려중기의 전형으로 모방은 아닌지?
예나 지금이나 조사리 앞바다는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건만......
200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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