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영주시

[스크랩] 영주 순흥 / 순흥 면사무소의 보물

임병기(선과) 2008. 6. 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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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혈사을 내려오면서 갈등이 일어난다. 다시 풍기로 가서 비로사 답사를 할까? 아님 바로 순흥을 거쳐 구국도를 따라 영주로 갈까? 잘못 계획한 동선이라도 되돌아 가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중생이라 갈등도 잠시 달구지를 순흥면사무소로 몰고 갔다.

 

 

담벼락의  비림을 배경으로 읍내리 석불입상은 태생지를 떠났어도 면민들의 왕래가 잦은 순흥면사무소에 깊은 상처를 입고 서있다. 불상은 광배, 대좌가 멸실,  머리는 잘려 없어졌고, 수인을 알 수 없도록(추측컨데 통인의 수인으로 여겨진다) 손목도 없다.

하지만 뚜렷한 삼도, 통견의 법의와 통일신라 석불 특징인 무릎위의 길쭉한 타원형의 주름이 보이며, 안내문에 의하면 양감,탄력성이 느껴지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하지만  바라볼수록 서글픔만 진하게 전해온다.

 


영주읍내리석불입상/문화재청


 

석불 옆에는 대원군이 전국에 세운 척화비가 서있다. 비석 표면에 “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라는 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순흥척화비/문화재청

 

 

시골 면사무소지만 제법 마당이 넓고 정면 좌측으로 작은 박물관이 있다. 면 단위의 박물관은 흔치 않은데, 박물관 입구에 읍내리 석조여래좌상 안내 입간판이 아주 깨끗하게(?) 단장하여 객을 맞이하지만 석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네? 박물관 안에 있겠지라며 면사무소 당직 직원에게 박물관을 열어달라고 했더니 무척 친철하게 응대한다.

 

 

아저씨! 근데 저 안내판의 석불 어디있는교?

여기 안내판이 있었나?

켁!!!(숨통이 멎는 줄 알았다). 화가나서 언성을 높이고 얼굴을 찌뿌렸더니 이곳 출신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며 사무실로 가더니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한다.

잠시후 오신 분도 석불의 위치, 존재 유무를 모른다며, 동네 어른에게 전화하더니 그분이 직접오셔서 설명해주시겠다고 말씀했지만 사양을 했다.

 

 

"석불은 어느 더러운 인간이 훔쳐 갔으나, 되찿아 어디엔가 보관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안했던지 박물관을 안내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안내간판을 철거하던지,  석불을 원위치 시키든지 해야지 원!!

대민에게 친절하다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의 현상이지만, 기왕이면 관내의 적어도 입간판이 있는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현업 부서를 초월하여 기본적인 상식을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래의 석불이 순흥면사무소에서 사라진 석불이다.



영주읍내리석조여래좌상/문화재청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발길을  돌렸는데도 뭔가 찜찜하기 그지 없더니, 아뿔사!!! 흥주 도호부 건물이라 봉서루와, 공민왕 글씨를 보지 않았다.

(면사무실로 들어가는 공무원의 등을 향해) 아저씨!!  잠깐만요. 봉서루 누각은 어디 있는교?

저기 있었던 건물이 봉서루 였던가? 그거 철거 했습니다.

그럼 어디로 옮겼나요?

........

 

2005.08.27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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