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영주시

[스크랩] 영주 순흥 / 죽계별곡

임병기(선과) 2008. 6. 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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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에서 시작하는 죽계천은 풍광이 수려하여, 고려말 이곳 출신의 안축에 의해 '죽계별곡'이라는 걸출한 경기체가를 남기게 했다.
 
"경기체가의 성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작자와 향유층은 고려 후기의 사대부 문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림별곡〉을 지은 여러 유학자들, 〈죽계별곡 竹溪別曲〉과 〈관동별곡〉을 지은 안축이 이에 속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고려 후기에 역사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부상한 계층으로서 한시 창작만으로 충족될 수 없는 욕구를 경기체가 형식을 이용하여 표출했다. 경기체가는 무신집권기 문인의 현실 도피적 성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도 했지만, 고려 후기에 등장한 신흥 사대부의 세계관과 미의식의 한 반영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특징으로 주변 사물에 대한 관심, 득의양양하고 도도한 태도 등이 지적되고 있다."
 
 
죽계별곡이 창작된 후 불과 100년도 되지 않아 푸른물이 사시사철 흘러내리던 죽계천은 핏빛으로 얼룩지게 하여 아랫마을 동명조차 '피끝'이라 불리게 했으며, 경기체가의 2연에서 '숙수루'라는 명칭으로 보아, 지금은 당간지주만 전해오는 숙수사가 현재의 소수서원 자리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죽계별곡 속으로 돌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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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계별곡(竹溪別曲)

 

고려 충숙왕 때 안축(安軸:1287~1348)이 지은 경기체가.
 

5연. 고향인 풍기군 죽계지방의 아름다운 산수와 미풍 속에서 흥에 젖어 있는 모습을 읊었다. 창작연대는 1330년(충숙왕 17)에서 1348년(충목왕 4)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체가의 효시작인 〈한림별곡〉에 이은 초기 형성기의 경기체가 작품에 속한다. 〈근재집 謹齋集〉에 실려 전한다.
 
1연은
죽령(竹嶺)의 남쪽, 영가(永嘉)의 북쪽, 그리고 소백산(小白山) 앞에 위치한 천년 고장으로서의 죽계를,
 
2연은
숙수루(宿水樓)·복전대(福田臺)·승림정자(僧林亭子) 등이 있는 죽계에서 취해 노는 모습을,
 
3연은
향교(鄕校)에서 육경(六經)에 심취해 있는 문도(門徒)의 정경을,
 
4연은
가절(佳節)이 돌아와 꽃도 임금을 위해 만개하니 왕을 그리는 천리상사(天里想思)의 정을,
 
 5연은
꽃·방초·녹수(綠樹) 등이 어우러진 운월교광(雲月交光)의 경치를 읊었다. 고려 신흥사대부의 자신감 넘치는 생활정서를 담고 있다.
 
문학성이 풍부하지 않지만 당시 한문체 가사에서 널리 유행한 작품이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

 

1장

죽령의 남쪽과 영가의 북쪽 그리고 소백산의 앞에,
천 년을 두고 고려가 흥하고·신라가 망하는 동안 한결같이 풍류를 지닌 순정성 안에,
다른 데 없는 취화같이 우뚝 솟은 봉우리에는, 왕의 안태가 되므로,
아! 이 고을을 중흥하게끔 만들어준 광경, 그것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청백지풍을 지닌 杜衍처럼 높은 집에 고려와 원나라의 관함을 지니매,
아! 산높고 물맑은 광경, 그것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2장

숙수사의 누각과 복전사의 누대 그리고 승림사의 정자,
소백산 안 초암동의 초암사와 욱금계의 비로전 그리고 부석사의 취원루들에서,
술에 반쯤은 취하고 반쯤은 깨었는데, 붉고 흰 꽃이 핀 산에는 비가 내리는 속에,
아! 절에서 노니는 광경, 그것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습욱의 고양지에 노는 술꾼들처럼 춘신군의 구슬 신발을 신은 삼천객처럼,
아! 손잡고 서로 의좋게 지내는 광경, 그것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3장

산새는 채봉이 날아 오르련듯·지세는 옥룡이 빙빙 돌아 서린듯, 푸른 소나무 우거진 산기슭을 안고,
향교 앞 지필봉(영귀봉)과 그 앞에는 연묵지로 문방사우를 고루 갖춘 향교에서는,
항상 마음과 뜻은 육경에 스며들게 하고, 그들 뜻은 천고성현을 궁구하며 부자를 배우는 제자들이여,
아! 봄에는 가악의 편장을 읊고 여름에는 시장을 음절에 맞추어 타는 광경, 그것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해마다 삼월이 오면 긴 노정으로.
아! 큰소리치며 신임자를 맞는 광경, 그것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4장

초산효와 소운영이라는 기녀들과 동산 후원에서 노닐던 좋은 시절에,
꽃은 만발하여 난만한데, 그대 위해 훤히 트인 버드나무 그늘진 골짜기로,
바삐 거듭 오길 기다리며 홀로 난간에 기대어, 새로 나온 꾀꼴새 울음 속에,
아! 한 떨기 꽃처럼 검은 머릿결이 구름처럼 흘러내려 끓임없는데,
타고나 천하절색인 小桃紅맘 때 쯤이면
아! 천리 먼 곳에 두고 서로 그리워함을, 또 어찌 하겠습니까? 

 

5장

붉은 살구꽃이 어지러이 날리고·향긋한 풀은 푸른데, 술동이 앞에서 긴 봄 날 하루놀이와,
푸른 나무가 우거진 속에 단청올린 다락은 깊고도 그윽한데, 거문고 타는 위로 불어오는 여름의 훈풍,
노란 국화와 빨간 단풍이 청산을 비단처럼 수놓을 제, 말간 가을 밤 하늘 위로 기러기 날아간 뒤라,
아! 눈 위로 휘영청 달빛이 어리비치는 광경, 그것이야 말로 어떻습니까?
중흥하는 성스러운 시대에, 길이 대평을 즐기느니,
아! 사철을 즐거이 놉시다그려.  
  

 

2005.08.27

김태정...종이배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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