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담양군

[스크랩] 담양 읍내에서 / 관방제림, 당간,오층탑

임병기(선과) 2008. 6. 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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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담양은 3번째 방문인데도 관방제림은 존재조차 몰랐었는데 이번에야 답사 동선에 포함시켰다.

官防堤, 즉 관에서 막은 둑이라는 말이며 그둑에 조성된 숲이 관방제림 이며, 하동 송림, 성주 성밖숲,함양 상림 처럼 방수,방사,방풍의 목적으로 조성된 숲이다.

 

물론 풍수의 비보 목적도 간과할 수 없어, 일반적으로 마을 단위의 동수(洞藪) 기능과 --마을의 허한 부분을 비보하며, 마을의 복이 밖으로 새는 것을 방지, 사악한 액운이 동구를 통해서 마을로 인입되는 것을 차단할 목적으로 마을 앞에 조성된 숲으로 우리나라의 많은 지방에 산재해 있었지만 경지정리 및 새마을 운동의 여파로 사라진 경우가 많지만 팔공산 자락의 군위 한밤 마을 등에서 아직도 볼 수 있다.--같은 의미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아무튼 관방제림은 많은 수종의 노거수와 어린나무들이 어우러진 멋진 숲으로 거듭나서 작년(?)에는 우리나라

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담양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동차

에서 안내문만 살펴보고 둑을 걸어볼 엄두도 못냈지만, 행정구역이 객사리라 예전에 객사가 자라잡은 읍내의

중심지에 둑이 있었다는 것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담양읍을 나와 순창으로 가는 길목에서 참한 고려시대의 담양고을 낭자를 만날 수 있다. 

담양읍 고려 오층탑...사진/문화재청

 

얕은 토축위에 백제유형의 단층 기단, 몸돌 받침에 방형의 굄돌로 인해 고려탑임을 한눈에 알수 있는 오층탑은

옥개석 받침의 특징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정림사지 탑을 충실히 계승했음을 느낄 수 있으며, 차분하면서도

상승감이 돋보인다.


나는 고려의 오층탑보다 신라 3층탑을 좋아하지만, 예천읍내의 고려 오층탑, 성주 동방사지 탑처럼 고려탑에

서는 불교의 장엄함 보다는 풍수의 비보책이 먼저 생각나는 까닭을 모르겠다.

담양읍 당간...사진/문화재청

 

밭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오층탑 건너편에는 거의 원형을 갖춘 석당간이 당당하게 서있다.나주읍내의
석당간 처럼 담양읍의 지세가 행주형국이라 비보책으로 돛을 상징하며 조선말에 세웠다는 명문이 바로 옆의 비석에 기록되어 있어 조성 목적, 시기가 분명하다.

 

방형의 기단, 석조당간지주,5칸의 석당간,1칸의 철당간, 풍경으로 장식된 원형의 철제 보륜, 정상부의 삼지창

으로 구성된 석당간은 과연 비보책으로만 조성되었을까?

엉뚱한 발상에 익숙한 내눈엔 보륜에 장식된 풍경이 절집 주불전,탑의 풍경으로 여겨지고, 정상의 삼지창은

비슬산 유가사 3층탑의 삼지창 처럼 보이기도 하고, 천왕문의 서방 광목천왕의 지물로도 보여 안내문의 내용

과는 달리 풍수적 색채보다는, 가람 입구 당간의 용도로 더 강하게 다가오니 참 별난 화상임에 분명하렸다.

 

2005.03.23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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